[팩트체크] '임용고시'만 시험 도중 화장실 이용 불가?
상태바
[팩트체크] '임용고시'만 시험 도중 화장실 이용 불가?
  • 이나라 팩트체커
  • 승인 2020.11.24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1일에 시행된 중등교원 임용시험에 총 6만여 명이 응시했다. 이번 시험에서는 서울 노량진의 교사 임용고시학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총 67명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임용시험 모든 응시자에게 화장실 이용을 허용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현재 7급, 9급 공무원 시험은 과목별 1회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지만, 중등교사 임용시험은 임신부를 제외하고는 시험 중 화장실 이용이 불가하다”며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거나, 요의를 자주 느끼는 사람 등 임신부가 아닌 일반 수험생도 똑같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같은 공무원 시험인데, 임용시험만 다른 기준을 두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청원인의 주장대로 다른 공무원 시험과 달리 임용고시 응시자들만 시험 도중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한 것일까.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 디른 공무원 시험과 달리 임용고시 중간에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절반의 사실

2021학년도 서울특별시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선정경쟁시험 공고 갈무리
2021학년도 서울특별시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선정경쟁시험 공고 갈무리

2021학년도 서울특별시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선정경쟁시험 공고에 따르면, 응시자는 시험 도중 화장실 출입 등 모든 행동이 통제된다. 배탈, 설사 등으로 불가피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재입실이 불가능해 시험 종료 시까지 대기실에서 대기해야 한다. 즉, 화장실을 가고 싶다면 해당 교시의 시험은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임신부와 같은 편의지원 신청자에 한해 시험시간 중 화장실 이용 후 재입실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감독관에게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하며, 지정하는 칸을 이용해야 한다. 시험 시간 연장 역시 불가능하다.

2020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 갈무리
2020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 갈무리

다른 공무원 시험의 경우는 어떨까. 청원인의 주장대로 7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 시험 시간 중 화장실 사용이 가능하다. 단 지정된 시간에 한해 1회만 가능하며, 사용 전 서약서 작성 및 사용 전후로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역시 지정된 화장실만 사용할 수 있으며, 따로 시험 시간을 연장할 수는 없다. 지정된 횟수를 초과(2회)하여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재입실이 불가능하다.

2020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 갈무리
2020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 갈무리
2020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제2차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 갈무리
2020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제2차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 갈무리

그러나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는 다르다. 9급 공무원 시험 수험생 유의사항에는 “시험시간 중에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임용 시험과 유사하게 배탈이나 설사 등 불가피하게 시험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지만, 역시 재입실이 불가능해 사실상 해당 교시 시험을 포기해야 한다. 5급 공무원(외교관) 시험 역시 9급 시험과 유사하게 화장실 이용이 금지된다. 불가피하게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 시험 종료 시까지 시험시행본부에서 대기해야 한다.

 

◈ '시험 시간'에 따라 다른 화장실 이용 규정

왜 같은 공무원 시험에서도 이렇게 화장실 이용 규정이 제각각일까.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중등교원 임용시험의 경우 부정행위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시험 도중 화장실 이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임용고시 특성상 객관식 문제가 하나도 없고 모두 논술형, 단답형 문제로만 구성되어 있다"며 "핵심적인 단어 하나만 알아도 답을 쓸 수 있어서 부정행위에 대해 응시자 모두가 민감하고, 실제로 민원도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7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 시간이 더 길고, 쉬는 시간도 없어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임용고시는 쉬는 시간이 길어 충분히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1학년도 서울특별시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선정경쟁시험 공고 갈무리
2021학년도 서울특별시 공립(국립, 사립) 중등학교 교사 선정경쟁시험 공고 갈무리

실제로 같은 공무원 시험이라도 시험 시간은 저마다 다르다. 임용시험은 3교시에 걸쳐 진행되며, 1교시 60분, 2교시 90분, 3교시 90분이 주어진다. 각 교시 사이에는 40분간의 쉬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7급 공채 시험의 경우는 교시 구분이 없고, 120분 동안 한 번에 시험을 치게 된다. 9급 역시 교시 구분 없이 100분간 시험이 진행된다. 5급 공채 시험은 임용시험과 마찬가지로 총 3교시로 나뉘어 있으며, 1교시 115분, 2교시 90분, 3교시 90분으로 진행된다. 1교시와 2교시 사이에는 95분의 점심 식사 및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과 30분의 수험생 교육 시간이 있고, 2교시와 3교시 사이에는 휴식과 교육 시간이 각각 30분씩 주어진다. 유일하게 7급 시험만 2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시험 중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① 7급 ② 9급 ③ 5급 공채 필기시험 시간
① 7급 ② 9급 ③ 5급 공채 필기시험 시간

7급 공무원 시험에서 화장실 사용이 허용된 것은 지난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사혁신처에 “시험시간 중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라”고 권고한 이후다. 인사혁신처는 인권위의 권고 다음 해인 2017년 시범적으로 경력채용시험에 한해 화장실 사용 ‘사전신청제’를 운영했고, 총 9735명의 응시자 중 417명이 사전신청했다. 그러나 이들 중 실제 사용자는 11명에 불과했다. 실제로 시험 도중 화장실을 사용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혁신처는 2018년부터 공채시험 중  시험 시간이 가장 긴 7급 시험에 한해 전체 응시자에게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2021년도 제10회 변호사시험 일시, 장소 및 응시자준수사항 안내 갈무리
2021년도 제10회 변호사시험 일시, 장소 및 응시자준수사항 안내 갈무리

한편, 인권위는 지난 해 11월, “변호사 시험과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 응시자들의 화장실 이용 제한 역시 인권침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변호사 시험의 경우 과목 별로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 30분 동안 시험이 진행되며, 시험 시작 후 30분 경과 시부터 시험 종료 20분 전까지 시험관리인의 지시에 따라 화장실 사용이 가능하다. 인권위는 해당 결정에 대해 "부정행위 가능성 방지나 다른 수험생의 집중력 보호의 필요성도 있지만 불가피하게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생리적 욕구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에 헌법상 보호 가치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청원인의 주장대로 임용고시 수험생은 시험 도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 이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이며, 불가피한 사정일 경우에는 재입실이 불가능하다는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청원 내용처럼 임용고시를 제외한 다른 공무원 시험에서 모두 화장실 이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7급 공채 시험을 제외한 5급과 9급 시험에서는 화장실 이용이 원칙적으로 금지 되며, 임용시험과 마찬가지로 화장실 이용 후에는 재입실이 불가능하다. 7급 공무원 필기 시험 시간은 120분으로 가장 길기 때문에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변호사 시험 역시 시험 시간이 길어 도중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