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정부가 K-방역 홍보에 1200억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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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정부가 K-방역 홍보에 1200억 사용했다?
  • 이나라 팩트체커
  • 승인 2020.12.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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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열린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정부의 방역 지침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희생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루어진 코로나 펜데믹 억제가 자신들의 업적인 것처럼 K-방역이라고 자랑해왔다”며 “선진국들이 백신 확보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무려 1200억 가까운 홍보비를 들여 K-방역 자화자찬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예산으로 진작 신속진단키트를 보급했다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K방역 홍보에만 1200억원을 썼다"는 발언을 소개한 조선일보 기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K방역 홍보에만 1200억원을 썼다"는 발언을 소개한 조선일보 기사.

정부가 K-방역 홍보에 1200억 원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6월 11일 최고위원회의(유튜브 3분 15초부터)에서 “K-방역 홍보비가 추경까지 합하면 1200억이 넘는다는데 해외입국자 격리를 위해 사용한 전세버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며 “정부 정책의 홍보도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포장이 본질에 우선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가 단순히 K-방역을 홍보하기 위해 1200억 원이나 되는 국가 예산을 썼다면,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그런데 정책 홍보를 위해 거액의 예산이 투입됐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 ‘1200억 원’은 어디에서 왔나

안철수 대표의 주장은 언론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발언 3일 전, 일부 언론에서 “정부는 K-방역 홍보를 위해 올해 1003억의 본 예산과 238억 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해당 내용을 찾기 위해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안’을 살펴본 결과, 외교부 소관 세출 사업 중 ‘인도적 지원(ODA) 사업’에 대해 1003억 원의 예산에 238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증액 편성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안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안

ODA 사업은 △해외긴급구호 △선진 인도적 지원 역량 강화 △인도적 지원 민관협력사업 등 3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해외긴급구호’ 사업에 238억 원이 증액 편성됐다. ‘해외긴급구호’ 사업은 자연재해, 분쟁 등 해외재난 발생 시 피해국에 인적, 물적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외교부는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 및 ‘한국국제협력단법’ 제7조에 근거해 해당 사업을 진행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피해가 지속되자,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보건 취약국에 마스크 및 진단키트 등을 지원하기 위해 3차 추경안에 이를 포함한 것이다.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안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안

그러나 ODA 사업을 ‘K-방역’에 대한 홍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진행되던 사업일뿐더러,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 역시 함께 진행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 ‘K-방역’ 홍보비로는 얼마가 쓰였나

그렇다면 실제로 정부는 ‘K-방역’을 위한 홍보비로 얼마를 사용했을까.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보강 패키지 사업’에 ‘K-방역산업 육성’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 사업은 △예방-진단-치료 전 주기에 걸친 방역시스템 보강(고도화) △치료제·백신의 조기 개발·생산 추진(산업화) △K-방역 성공경험 브랜드화 및 수출 확대(세계화)로 분류된다.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

이 중 ‘K-방역 홍보’로 볼 수 있는 것은 ‘세계화’ 부분으로, 총 434억 원의 추경 예산이 편성됐다. 그러나 이 예산 역시 전부 홍보 사업에 쓰인 것은 아니다. ‘세계화’ 사업은 앞서 등장한 ODA 사업을 비롯해 △의료기술 상용화 지원센터 △스마트시티 산업육성 △국가표준기술개발 및 보급 △정부조달 국제협력 체제 구축 △지식재산 창출지원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홍보’ 사업은 ‘해외홍보 콘텐츠 제작을 통한 국가이미지 홍보’ 활동이었으며, 18억 원의 예산이 여기에 편성됐다. 

*(12.6 16:35 내용 추가 - 독자로부터 18억원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아래와 같이 추가합니다.)
3차 추경과 관련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 예비심사보고에 따르면, 문체부는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하여 ‘해외홍보 콘텐츠 제작’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사업을 위한 2020년 본 예산은 866억 원이었다. 여기에 ‘K-방역’에 관한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전 세계 공유를 통한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 ‘홍보 영상 제작비’ 10억 원과 ‘해외광고비’ 8억 원, 총 18억 원의 예산을 증액 편성한 것이다.
출처: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출처: 국회의안정보시스템

방역 당국 역시 `K-방역 홍보에 1200억 원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5일 기자단 설명회에서 "올 한해 방역에서 쓴 홍보비는 67억 원"이라며 "67억 원도 전액 K-방역 홍보보다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어떤 상황에서 감염되니 주의해달라는 등 방역수칙에 대한 TV 광고, 언론사 광고, 인터넷 콘텐츠 등에 대해 집행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K-방역 홍보에 사용된 금액은 1200억 원이 아닌 67억 원이며, 이 역시 ‘K-방역’이라는 정책에 대한 홍보비가 아닌, 방역수칙 홍보를 위해 집행됐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주장한 1200억 원은 ‘K-방역’ 홍보비가 아닌, 외교부의 ‘인도적 지원(ODA) 사업’을 위한 예산이다. ‘K-방역’의 해외홍보를 위해 편성된 예산은 18억 원이었으며, 실제 방역을 위해 쓴 홍보비는 67억 원이었다. 따라서 “정부가 K-방역 홍보에 1200억 사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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