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中출장자 항문 검사 수모, 백신 지연 탓?
상태바
[팩트체크] 中출장자 항문 검사 수모, 백신 지연 탓?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12.28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은 원래 하던 검사

"한국인은 중국 가려면 중국인 앞에서 팬티 내리고 검사받아야 입국함"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내용이다. 활빈단이라는 단체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기석 한림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 언급이 진원지이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중 가면 항문검사 수모...백신 늦어 코로나 내년 겨울 갈것" 중앙일보 기사 캡처
"중 가면 항문검사 수모...백신 늦어 코로나 내년 겨울 갈것" 중앙일보 기사 캡처

 

우선 중앙일보 보도(2020.12.25일자 26면) 내용부터 살펴보자. 제목은 <"中 가면 항문검사 수모…백신 늦어 코로나 내년 겨울 갈것">이다.  중앙일보는 최근 확진자 급증 상황에 대한 비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정 교수는 인터뷰에서 백신 도입이 다른 나라보다 늦어진 원인을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서 찾았다. 

중앙일보>전투에선 이기고 전쟁에서는 진 것인가.

정기석 교수>"그렇다. 1차 방역 전투에서는 잘했다. 2차 전투도 그런대로 수습했지만 2차 전투 때 얻은 교훈을 잘 못 살리는 바람에 지금 3차 전투를 아주 힘겹게 치르고 있다. 코로나를 없앨 수 있는 것은 거리두기로 국민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백신과 치료제다. 그 부분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전세가 불리해졌다. 다른 나라는 집단면역이 생겼을 때 우리만 입국 금지당하게 생겼다. 경쟁에서 역전돼 우리나라만 고립될 판이다. 중국 출장 가는 사람은 항문 검사까지 당하는 수모를 이미 겪고 있다."
 

정 교수는 "경쟁에서 역전돼 우리나라만 고립될 판이다. 중국 출장 가는 사람은 항문 검사까지 당하는 수모를 이미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위 백신 디바이드가 발생해 우리나라가 고립될 위기라는 지적이다. 중국으로 출장가는 사람들에겐 이미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주장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①中출장자 항문 검사? - 절반의 사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출장자에 대한 항문검사가 실시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중국 방역 당국이 출장자에 대해 항문검사를 실시했다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지방 정부(성)별로 핵산 검사 절차가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항문검사를 실시하는 지역도 있고 하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중국에 입국할 경우 대체로 공항에서 1차 핵산검사를 받고 14일간 지정 시설에서 격리를 거친 뒤 2차 핵산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격리를 해제한다. 공항에서 이뤄지는 1차 검사는 우리나라처럼 콧 속 또는 입 안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격리 시설에서 이뤄지는 2차 검사시 항문에 면봉을 넣는 방식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시 상기도·하기도 검체 채취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적 필요에 따라 대변, 소변, 혈액, 혈청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지난 2월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 중 재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최종 격리해제(완치·퇴원) 판정을 내릴 때 항문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중국질병예방공제중심(China CDC)
출처: 중국질병예방공제중심(China CDC)

 

②중국인 앞에서 팬티 내려? - 절반의 사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확산되는 것처럼 항문검사를 할 때 중국인 앞에서 팬티를 내려야 하는 걸까? 국내 기업 출장자들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역시 중국의 지역별로 검사 방식이 달랐다. 한 출장자는 14일 시설격리를 마치는 시점에 중국 방역당국 관계자가 면봉을 건네주면서 검체 채취를 요구한 반면, 다른 지역 출장자는 격리 시설 내에서 중국 관리가 직접 항문 검체를 채취해 갔다고 한다.

다만, 일부 커뮤니티에서 묘사된 것처럼 공항 검역 과정에서 중국 관리가 항문 검체를 채취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③한국인만 대상? - 확인 중

네티즌들은 중국의 외국인 입국시 항문 검사에 대해 뜨악하다는 반응이다. 일부 네티즌은 "상호주의에 의거해 우리도 중국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항문 검사를 실시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입국자에게 항문 검사를 요구하지 않는데 중국은 왜 입국자들에게 항문 검사를 강제하냐는 불만이다.

뉴스톱은 외교부에 중국 방역 당국의 외국인 검역 절차에 관해 문의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전혀 실태 파악 조차 하지 못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며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④백신 확보 지연과 관련? - 관련 없음

중앙일보 인터뷰의 맥락만 보면 정 교수의 언급은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이 다른 나라보다 늦어지면서 집단 면역 형성이 늦어져 고립될 위기다' →'중국 출장 가는 사람은 항문 검사까지 당하는 수모를 이미 겪고 있다' 로 이어진다. 백신 접종이 늦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출장자들이 중국에서 항문검사를 당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뉴스톱은 정 교수에게 직접 확인했다. 정 교수는 "백신 도입이 늦어진 것과 중국의 항문 검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그날 인터뷰는 두시간 반 동안 진행됐고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룬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 중앙일보가 정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기사화 과정에서 오독을 유발하는 편집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네티즌들이 중앙일보 기사를 근거로 한국에서 백신이 늦어져 중국에서 항문검사를 받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뉴스톱 검증 결과 중국으로 출장가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격리 시설에서 항문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출장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중국 내 지역별로 격리해제 검사 방법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이와 관련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