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모임 없으면 코로나도 없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12.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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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작한 한 해가 끝나간다. 인류의 일부는 백신이라는 무기를 확보했다. 하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접종이 이뤄지지 않아 충분한 정보가 부족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엔 아직 백신 실물이 없다. 내년 2월 정도에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고위험군 먼저 접종을 시작하고 일반 시민들은 3월 이후에나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반인인 우리들은 앞으로 3개월 정도를 현 상태로 코로나19와 맞서야 한다.

출처: 질병관리청
출처: 질병관리청

 

◈전황

보이지 않는 적과 장기간 전투에 지친 병사들이 일탈을 시작했다. 방역 당국의 통제를 따르지 않고 방역 수칙을 소홀히 하고 모임을 갖다가 확진자가 급증했다.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정부도 K-방역을 과신한 나머지 경제활성화로 기울면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 추운 날씨는 감염병 확산을 더욱 악화시킨다. 사람들이 실내 공간으로 모이게 되고, 환기를 꺼리게 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8월 2차 대유행 이후 정부와 방역당국은 '이번 주가 중대 기로'라는 경고를 남발했다. 사실상 매주마다 중대기로가 아닌 주가 없음에도 당국은 '이번 주만 넘기면 된다'는 식으로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제 시민들은 인내심이 고갈됐다. 3단계 거리두기 내지는 짧은 봉쇄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략

우리나라는 아직 백신도 상용화된 치료제도 갖지 못했다. 백신이 도입되고 치료제가 승인될 때까지 버텨야 한다. 바라볼 것은 오로지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이다. 정부는 유럽의 도시 봉쇄 같은 극약 처방은 아예 선택지에서 제외시킨 듯하다. 

시민들은 최소한 봄이 올 때까지 자신을 추스리며 인내심을 끌어올려야 한다. 인내심과 더불어 필요한 것은 효과적인 무기 사용법이다. 우리가 가진 무기는 '마스크+개인 위생+거리 두기' 정도이다.

하지만 빈약해보이는 이 무기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올 한해 동안 충분히 검증됐다. 28일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1.26명, 사망자 수는 1.58명이다. 같은기준으로 미국은 확진자 5666.66명/ 사망자 99.67명, 영국은 확진자 3367.18명/ 사망자 105.08명에 이른다.

출처: 질병관리청
출처: 질병관리청

 

◈무기 장착

코로나19는 비말전파/접촉전파가 기본 감염 경로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부 에어로졸 전파가 보고되고 있다. 이 경로를 차단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기본 위생 -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지만 마스크 똑바로 쓰고, 손씻기 잘하고, 3밀을 피하면 봄까지 코로나19 걱정을 덜 수 있다. 

  • 마스크 - 붐비는 곳에선 KF94 마스크를 착욜할 것을 권장한다. 동아사이언스 12월24일 보도를 보자. <재채기 1.8m내 있으면 일반마스크로는 코로나19 전파 못 막는다>라는 제목이다. 미세입자 차단 능력은 KF94가 가장 뛰어나다. 식약처는 "침방울 생성 가능성이 큰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가 우선 권장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마스크는 반드시 얼굴면과 밀착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도록 마스크를 착용한 뒤 금속편으로 들뜬 부위가 없게 고정하는 것이 필수다. 천마스크, 공산품 마스크는 비말차단 기능이 없다. '마스크 대란' 당시 임시변통으로 "안 쓰는 것보다는 낫다"는 차원에서 권장했던 것이다. 마스크 안쪽에 습기가 차 표면이 젖었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습기가 차면 비말차단 능력이 떨어진다.
      
  • 손씻기 - 지난 3월 마스크 대란과 함께 손소독제 대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 3차 대유행은 손소독제에 대한 이슈가 없다. 그만큼 시민들이 손 소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방역당국은 비누를 이용해 30초 동안(생일축하 노래를 속으로 2번 부르는 시간 정도) 꼼꼼히 씻는 것을 권장한다. 비누로 손씻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알코올 손소독제를 사용한다.

②3밀(밀집, 밀접, 밀폐) 회피 - 열린 공간에선 바이러스가 힘을 쓰지 못한다. 감염자가 내뿜은 비말에 직접 맞닥뜨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열린 공간에서 감염 위험은 굉장히 낮다. 바이러스가 공기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 공간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밀집, 밀접, 밀폐 상황을 합쳐 '3밀'이라고 부르는데, 이 상황 아래에선 감염 위험이 굉장히 커진다.

  • 밀집 - 실내 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전파 위험이 커진다. 감염자가 말하면서 또는 재채기나 기침, 거친 호흡 등으로 내뿜는 비말을 직접 들이마실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밀접 - 비말도 중력의 영향을 받는 입자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2m 이내에 떨어진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2m 이상 거리두기를 강조한다. 감염자와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접촉할 경우에도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생계를 함께하는 사람이 아니면 모든 모임을 금지해달라는 것이 방역당국의 요구다.
  • 밀폐 - 환기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약화시키는 강력한 무기이다. 추위를 무릅쓰고라도 환기를 시키자. 8월 대유행과 이번 3차 대유행의 결정적 차이는 추위이다. 방역 당국은 추위 탓에 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 감염 위험을 높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이 권장하는 환기 방법을 소개한다. 가정은 하루에 3회 이상. 한번에 10분 이상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양쪽으로 바람이 통하게 할 수록 환기 효율이 높아진다. 신축 아파트나 다중이용시설에선 열 회수 환기 시스템을 병행 가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난방기 등 사용에 따른 환기 지침’(2020. 11. 27. 질병관리청)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다중이용시설 등에서의 실내활동이 증가하는 반면, 실내공기의 환기가 어려워지고 있음

-난방기 사용에 따라 실내공기가 재순환되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멀리 확산될 우려가 있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환기 수칙을 마련.

1. 먼저 난방기 등 사용 전·후에는 난방기 내부와 실내 공간의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창문을 개방하고, 최대 풍량(송풍 이용)으로 30분 이상 난방기를 가동

2. 난방기,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할 때에도 자주 창문을 개방하여 자연 환기를 실시

- 가정에서는 1일 3회 이상(1회당 10분 이상) 실시,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겨울철 3분 이상)을 활용하여 환기.

-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기계 환기설비가 없는 시설은 2시간마다 자연 환기하고, 기계 환기 시설은 자연 환기와 병행 실시.

- 난방기, 공기청정기 등의 필터 관리도 철저히 하고, 필터 교체 시에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보호 조치와 함께 위생 수칙을 준수.

◈맹신 금지

유사 과학 또는 미확인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다.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냐"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맹신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시기를 놓치게 한다. 

최근 스스로를 한의사로 소개한 인물이 고춧대 차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소금물 가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거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는 가짜정보도 여러가지 부작용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는 '물질 재창출' 방식의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인데, 임상 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일부 약제를 맹신한 나머지 의약분업 미실시 지역으로 약품을 구하러 가는 사례가 있어 당국이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민간요법 등을 너무 신뢰해 정규 의료체계에서의 치료를 방기하거나 그 의무를 소홀히 할 때는 위해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출처: 질병관리청
출처: 질병관리청

 

◈증상 발현시 즉시 진료소로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이 특징이다. 감염자 상당수가 별다른 증상을 나타나지 않지만 바이러스를 배출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날 경우 곧바로 진료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 금주 등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게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필수다. 감기 등 다른 질병에 걸려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코로나19의 증상은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및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외 가래, 인후통, 두통, 객혈과 오심, 설사 등도 나타난다고 보고됐다. 특히 후각과 미각의 상실이 코로나19 감염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방역당국은 의심 증상 발현시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족과도 접촉을 피하라고 권한다. 최근 한달간 코로나19 확진자의 24%는 가족 내 전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전국적으로 임시선별 진료소를 설치해 검사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료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임시선별 진료소의 누적 검사량은 50만4090명에 이르며 현재까지 총 1340명의 확진자가 발견됐다. 확진자들 대부분은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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