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정경심 표창장 위조만으로 징역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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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정경심 표창장 위조만으로 징역4년?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1.01.19 17: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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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양형기준으로 본 정경심 형량 분석

정경심 교수가 12월 23일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여권에서는 형량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사법부 위기론에 이어 법관 탄핵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표창장 위조로 4년 징역형을 받은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1심 재판장이었던 임정엽 판사의 과거 판례와 비교하며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판사는 2008년 1월 22일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학원강사로 취업한 모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적이 있습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설령 표창장 위조 등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징역 1년이면 충분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부당한 양형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글을 보면 정경심 교수가 징역 4년을 받은 주된 이유는 표창장 위조인 것처럼 보인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임정엽 판사 형량 비교.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 위조로 징역 4년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임정엽 판사 형량 비교.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 위조로 징역 4년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법원 판결이 있을 때마다 '정경심 표창장 4년'과 비교하는 글이 올라온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징역 2년 6개월과 비교하며 동양대 표창장 한장에 137억이라는 풍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말 정경심 교수는 표창장 위조 의혹으로 징역 4년 법정구속이 된 것일까. 판결문과 설명자료,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을 중심으로 정경심 교수가 어떤 죄를 지었고, 최대 형량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본다.

정경심 교수가 받은 혐의는 총 15개다. 그 중 법원은 11개를 유죄로 인정하고 4개는 무죄로 판단했다. 혐의는 아래와 같다. 무죄를 받은 혐의는 괄호안에 표시했다.

 

①입시비리 관련: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위계공무집행 방해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②사모펀드 관련: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수익 은닉법 위반 △업무상 횡령(무죄) △자본시장법상 허위신고(무죄) △금융실명제법 위반

③증거인멸 관련: △증거위조교사(무죄)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무죄)

정경심 입시비리, 사모펀드, 증거인멸 의혹 재판결과. 15개 혐의중 11개가 유죄로 판결을 받았다. 제공: 뉴스플로우
정경심 입시비리, 사모펀드, 증거인멸 의혹 재판결과. 15개 혐의중 11개가 유죄로 판결을 받았다. 제공: 뉴스플로우

재판부는 570쪽에 달하는 판결문과는 별도로 30쪽 분량의 [정경심 사건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설명자료에는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위의 그래픽은 이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정경심 사건 설명자료 중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서울중앙지법 제공.
정경심 사건 설명자료 중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서울중앙지법 제공.

 

우선 이 사건의 성격부터 파악하자. 판결문 표지에는 이 사건의 핵심이 무엇인지 나타나 있다. 사건번호는 2019고합738, 927, 1050(병합)이고, 주 혐의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약칭 자본시장법) 등이다. 즉 정경심 교수 사건의 핵심은 자본시장법 위반여부다. 

정경심 교수 판결문 표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적혀 있다.
정경심 교수 판결문 표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적혀 있다.

 

설명자료에 따르면 정경심 교수는 2018년 1월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WFM 주식을 매수했다. 일부는 무죄, 일부는 유죄가 됐다. 정 교수는 2018년 2월과 11월에도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해 유죄를 받았지만 매입 가격이 정보가 공개된 이후 주가보다 높으므로 얻은 이익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최종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2억3683만원이다.

피고인과 정보가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이익을 취득하기로 공모한 다음 위와 같은 범행을 한 이상, 피고인과 정보가 얻은 모든 이익이 피고인이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2018. 1.경 미공개중요정보이용을 통해 취득한 이익은 236,833,109(= 실현이익 16,833,109+ 미실현이익 220,000,000).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증권범죄의 경우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은 기본 징역 1~4년이며, 가중처벌이 될 경우 2년6개월에서 6년이다.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양형 기준. 1억원이상 5억원 미만은 기본 1~4년이다. 출처: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양형 기준. 1억원이상 5억원 미만은 기본 1~4년이다. 출처: 대법원 양형위원회

재판부는 기본 형량에 여러 범죄와 관련된 정황을 보고 가중할지 감경할지를 결정한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의 감경 요소는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한 경우 ▲피고인이 농아자인 경우에 적용된다. 반면 가중 요소는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동종 범죄(증권 범죄) 누범 등이 적용된다. 

정경심 교수는 특별양형인자를 고려해 가중된 형량이 적용됐다.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형량은 2년6개월에서 6년이 적용되게 된다. 

여기에 소위 인턴 경력 위조와 표창장 위조가 더해지게 된 것이다.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이 있는데 이중 가장 중요한 혐의는 업무방해다. 업무방해 양형기준은 기본이 6개월에서 1년이고 가중의 경우 1년에서 3년 6개월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업무방해 양형기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업무방해 양형기준.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에 대해 가중 형량을 적용했다. 업무방해 범죄의 감경 요소는 ▲범행이 경미한 경우 ▲미필적 고의 ▲농아자/심신미약 ▲자수 ▲경미한 가담 ▲진지한 반성 등이고 가중요소는 ▲주도적으로 범행 실행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업무방해 정도가 중한 경우 ▲비난 할만한 범행동기 ▲동종 범죄 누범 등이다. 재판부는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고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가 있었다고 봤다. 2개 가중요소의 경우 상한을 1.5배 적용한다. 1년에서 5년3개월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 나온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 징역 4년은 오히려 하한선에 가깝다. 그런데 정경심 교수는 초범인데 왜 감경이 되지 않았을까. 재판부는 초범이긴 하지만 뉘우치지 않고 진실을 말한 사람들한테 고통을 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즉 반성 여부가 형량이 가중되는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따라서 표창장 위조로 징역 4년은 사실이 아니다. 사문서 위조 같은 경우 얼마나 형량에 영향을 끼쳤을지 모르나 분석을 해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정겸심 교수가 2심에서 형량을 낮추려면 범죄에 대해 뉘우치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사모펀드 문제(자본시장법)와 서울대 의전원 업무방해 혐의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정경심 교수는 지지자들이 철썩같이 표창장 때문에 억울하게 4년을 받았다고 믿고 있어서 죄를 인정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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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규 2021-02-06 23:10:07
팩트체크를 하다 말았고 판사판결문 그대로를 인용하여 형식적으로 팩트체크를 하셨네요.

정경심 교수님이 미공개정보로 주식을 매수했고 이익을 얻었다는데 실제로 그럼 주식을 팔아서 이익실현을 했는지가 팩트체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안하나요?

주식이 가격이 오르다가 떨어지고 실제로 수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팩트체크 해주세요.

언론사 대표라는 사람이 메인으로 걸고있는 팩트체크를 이런식으로 하면 후배들, 직원들 보기 안부끄럽습니까. 부끄러운 일 하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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