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의 맥락] "대통령 사면권 제한" 주장한 이낙연, 왜 사면 주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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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의 맥락] "대통령 사면권 제한" 주장한 이낙연, 왜 사면 주장하나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1.01.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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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후면 법적으로도 가능해지지만 문대통령 공약·이낙연 대표 행적 뒤집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자 정치권이 신년벽두부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 “촛불시위를 왜 했는데”와 같은 반대의견과 “당연한 일”, “국민화합을 위해 필요” 등의 찬성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현재는 사면 조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관련 법률과 정치권의 현재 상황 등을 확인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송화면 갈무리
연합뉴스TV 방송화면 갈무리
① 대통령은 특정 범죄인에 대해 특별사면권 행사 가능

사면’은 국가원수의 특권으로 범죄인에 대한 형벌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하거나 형벌로 상실된 자격을 회복시켜 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은 독립적이고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은 이러한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사면권을 통하여 일정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사면은 크게 ‘일반 사면’과 ‘특별 사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 사면은 범죄의 종류를 정하여 이에 해당하는 범죄인 모두에 대하여 행하는 것이고 특별 사면은 특정한 범죄인 개개인에 대하여 행해지는 사면입니다. 일반사면의 경우 수혜 범위가 넓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만, 특별사면은 특정 개인을 사면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도 합니다.

헌법 제79조는 사면에 대해 “①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②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③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② 1월 14일 이후엔 두 전 대통령 모두 특별사면 조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특정 범죄인 개인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 사면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면법 제5조(사면 등의 효과) 1항 2호에서 특별사면의 효과로 ‘형의 집행이 면제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이후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면법 제3조(사면 등의 대상)는 특별사면의 대상을 ‘형을 선고받은 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직 형을 언도받지 않은 자에 대해서는 특별 사면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다스 실소유 및 횡령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돼 사면 요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 일부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 2017년 3월 구속돼 같은 해 4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도 오는 14일 재상고심 선고가 있을 예정입니다. 재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되면 박 전 대통령도 사면이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이낙연 대표의 발언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열흘 후면 법률적으로 가능해집니다.

 

③ 이낙연 대표, 과거엔 '대통령 사면권 제한' 법안 발의

그래도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는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2019년 3·1절 100주년 특사에서도 이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만약에 대통령이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한다면 스스로의 공약을 파기하는 셈이 됩니다.

또 이낙연 대표는 2005년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을 대표발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해당 법에서 사면이 불가능한 범죄를 규정했는데 두 전직 대통령의 범죄도 이에 해당합니다. 

이낙연 대표는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번 사면 주장이 스스로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란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소신이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이낙연 대표의 차기대선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국민화합을 명분으로 정치적인 차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 대표의 발언 4일 뒤인 현재 두 전 대통령에 사면 논의는 가라앉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될 여지는 언제든 가능한 상황입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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