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UN이 새로운 연령 구분을 발표했다?
상태바
[팩트체크] UN이 새로운 연령 구분을 발표했다?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1.01.21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N도 WHO도 그런 내용을 발표했다는 근거 찾을 수 없어

해가 바뀌면서 많은 덕담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새해 덕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건강과 장수 관련 덕담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UN(혹은 WHO)가 발표한 새로운 연령구분이라는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령 구분에 따르면, 0~17세는 ‘미성년자(underage) 18~65세는 일괄적으로 ‘청년(Youth or young people)’으로 분류하고, 66~79세 연령대는 ‘중년(Middle Aged)’, 80세가 넘어서야 비로소 ‘노인(Elderly or senior)’이고, 100세를 넘으면 ‘장수 노인(Long-lived elderly)’로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소셜미디어 게시글 갈무리

2015년부터 온라인에서 많이 공유됐지만 근거는 없어

우선 해당 내용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공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해 상반기에 많이 언급됐습니다. 2020년 3월 30일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UN이 발표한 새로운 연령 분류 기준에 따르면 청년은 몇 세부터 몇 세?’라는 문제가 출제된 후 해당 장면이 갈무리된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많이 공유됐습니다.

KBS 방송영상 갈무리
KBS 방송영상 갈무리

‘UN의 새로운 연령구분’은 소셜미디어는 물론 출판물과 언론보도에서도 많이 언급됐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키워드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기사들도 많습니다.

국민일보(2019.4.23.) 한국경제(2019.1.21.) 매일경제(2018.12.20.) 조선비즈(2017.2.20.) 중앙일보(2015.12.8.) 노컷뉴스(2015.11.10.) 경향신문(2015.11.6.)

이처럼 매체와 시기도 다양합니다. 해당 내용이 언급된 가장 오래된 보도는 경기신문이 2015년 3월 11일에 발행한 칼럼입니다. 아주대 교육학과 최운실 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최근 UN에서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 수명에 대한 측정 결과 연령 분류 표준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UN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새로이 사람의 연령 단계를 5단계로 나누어, 0세에서 17세까지는 미성년자 18세에서 65세까지는 청년, 66세에서 79세까지는 중년, 80세에서 99세까지는 노년,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으로 나누고 있다고 한다.”고 기술했습니다.

이 기사처럼 다른 모든 기사들도 “최근 UN에서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 수명에 대한 측정 결과 연령 분류 표준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고 언급했지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나 정확한 근거를 담지는 않습니다.

블로그온라인커뮤니티, 소셜미디어에도 해당 내용이 많이 공유됐지만, 모두 인용을 했거나 퍼왔을 뿐입니다. 그나마 가장 오래된 보도인 경기신문 칼럼보다 앞서 게시된 글을 한 SNS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경기신문 칼럼보다 5개월 앞선 2014년 10월 11일에 게시됐습니다. 역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올리신 분께 출처를 문의했지만 아직 회신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카카오스토리 게시글 갈무리
카카오스토리 게시글 갈무리

‘UN의 새로운 연령구분’이 온라인에 등장한 2015년 2월 즈음에 발표된 국내 주요 관련 연구를 살펴봤습니다. UN이 새로운 연령기준을 만들었다는 내용은 없고, 기존의 65세를 노인의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기준 연령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UN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국가는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분류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고령화의 도전과 기회-ICT를 활용한 대응의 국제적 논의와 시사점’. 2014.12)

“1956년 국제연합(UN)에서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하여 전체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고령화율로 하면서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화됨.”

“1889년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사회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사회보험제도를 도입. 이때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65세로 정함. 이후 미국, UN에서 이 기준을 받아들이면서 국제적인 기준으로 통용됨.”

(경기복지재단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인연령 상향조정 공론과 대응방안’. 2015. 11)

해외에서도 언급 사례 있지만 역시 근거는 없어

같은 내용으로 해외 문헌을 검색해봤습니다. 연관검색어에 ‘UN New age classification 2020’, ‘UN age classification 2019’, ‘UN’s New age classification 2015’, ‘Who age classification 2020’, ‘WHO new age classification’ 등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해외에서도 종종 이슈가 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털사이트 갈무리
포털사이트 갈무리

여러 나라의 언론, 소셜미디어, 온라인커뮤니티, 심지어 논문에도 인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정확한 출처를 제시한 곳은 없었습니다.

UNWHO의 해당기간 인구와 연령 관련 공식 출판물에도 해당 내용은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 클리블랜드 지역지인 ‘Cleveland Daily Banner’지는 ‘The positive effect of one internet hoax(인터넷 루머의 긍정적인 효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UN의 새로운 연령구분’을 인터넷루머로 봤습니다.

인도네시아 매체인 brilio 영문판에서는 2016년 1월 20일 발행한 ‘65 Years old is still young!(65세는 여전히 젊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로운 연령구분을 소개하면서 UN이나 WHO가 아닌 보건기관이 정의했다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UN의 새로운 연령구분’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은 국내에서 2014년 10월경부터 공유되어 왔지만 정확한 출처를 밝힌 곳은 없습니다. 해당 기간에 국내 주요 기관과 UN, WHO에서 발간한 공식기록물에도 해당 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일부 해외매체에서는 UN이나 WHO가 아닌 보건기관이 출처라고 하거나, 인터넷 루머라고 소개했습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