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노년층 효능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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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노년층 효능 8%?
  • 이나라 팩트체커
  • 승인 2021.01.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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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보수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노인층에게는 8%에 불과하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효과가 8%에 불과하면 이는 백신으로서 가치가 없을 뿐더러,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에 효과가 없다면 이는 더 큰 문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확보한 백신이다.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할 의료진들은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의 백신접종과 집단면역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보도는 사실일까? 한국 언론보도는 외신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그렇다면 외신은 얼마나 정확한 내용을 보도했는지, 한국 언론의 인용보도에는 문제가 없는지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한델스블라트 기사 갈무리
한델스블라트 기사 갈무리

지난 26일, 독일 경제신문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코로나 백신의 역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노인들에게 효과가 거의 없다(Rückschlag bei Corona-Impfstoff: Astra-Zeneca-Vakzin wirkt bei Senioren offenbar kaum)>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당 내용을 주장하며 “노인층에 대한 백신의 낮은 효능은 베를린의 백신 접종 전략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자들에 대한 효능이 검증되지 않아 EMA로부터 고령자들에 대한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지난 11월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 뒤 고령층 100%에서 항체가 생성되는 등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며 “앞서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가 고령층에 대해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한 적 있다”고 지적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도 독일 신문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8% 효능에 대한 주장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예방 효과가 8%밖에 안 되는데 각국 보건당국이 긴급 사용승인을 내렸을 리 없다”고 말했다.

디벨트 기사 갈무리
디벨트 기사 갈무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 대학 역시 “언론을 통해 제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매우 낮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실험에 참여한 노인들의 데이터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임상 시험 결과 젊은층과 노인층에서 유사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해당 주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독일 보건부는 “임상시험에 참가했던 지원자 중 56세에서 69세 비율이 8%였는데, 이 숫자를 예방 효과와 혼동한 것 같다”며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 효과가 8%라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8%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효능 시험에 참가한 피험자 중 56~69세의 비율인데, ‘한델스블라트’가 이를 효능 수치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fullfact 게시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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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이 8%’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에 대해 ‘한델스블라트’는 즉각 반박 입장을 실은 기사를 내보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해당 주장이 사실처럼 퍼졌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가장 앞장서서 제기한 측은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이다. 이미 해외에서 팩트체크가 이뤄진 사안이지만 국내 언론 대부분은 팩트체크된 내용을 반영을 안하거나, 다루더라도 논란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한델스블라트의 오보가 나왔는지 정확히 보도한 언론이 없다.  

보도가 나온 이후 기사 댓글과 SNS상에서는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접종할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 없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기 불안하기 때문에 아예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검색 화면 갈무리
네이버 검색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을 시작으로 1분기 요양병원 등 입소자와 종사자, 2분기 65세 이상 노인 등, 3분기 19∼64세 성인 등의 순서로 백신을 접종해 9월까지 전 국민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백신에 대한 공포감이 커져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어려워 코로나19 종식이 늦어질 수 있다. 경찰은 “백신 접종 관련 유언비어, 가짜뉴스는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가져와서 원활한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중대범죄”라며 “철저하게 수사해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증 없이 보도되는 가짜뉴스가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해 코로나19 종식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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