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기저질환 상관없이 고열?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03.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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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 글 링크를 공유하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기저질환과 상관없이 고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뉴스톱에서 확인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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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가 공유한 링크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공익갤러리에 게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기입니다. 게시물 작성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자신의 상황이라며 체온이 측정된 체온계 사진과 함께 접종 후 신체 상태를 게시했습니다. 비슷한 내용을 올린 다른 이용자의 게시 글도 있습니다.

각 게시 글에는 38.9도와 39.7도 등 고열이 측정된 체온계 사진이 첨부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후 고열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글은 간호사 커뮤니티 등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현직 의사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부작용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상당한 부작용이 느껴졌다"고 후기를 유튜브에 공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약물에는 주작용 외에 부작용 동반

약물의 경우 적용 후 사람의 몸에서 나타나는 작용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약물은 임상 치료의 목적이 되는 주작용과 그 외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약이 지닌 본래의(main) 작용 이외에 부수적으로(side) 일어나는 작용을 의미하는 부작용(副作用: side effect)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물론 모든 의약품 적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드물게는 약물의 부작용을 이용해 다른 병을 치료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아스피린과 비아그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상적인 용량에 따라 의약품을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모든 의도되지 않은 효과’라는 ‘약물유해반응’이라는 의미로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의약품의 외부 포장이나 용기에는 효능·효과뿐 아니라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경고사항과 반드시 알아야 할 부작용 정보 등이 요약돼 있습니다.

 

모든 코로나19 백신 고온 등 부작용 나타날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약물이상반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사례는 주사 부위 압통 (>60%); 주사 부위 통증, 두통, 피로 (이상 >50%); 근육통, 병감(권태) (이상 >40%); 발열(열감 포함), 오한 (이상 >30%); 관절통, 오심 (이상 >20%)이었다. 이상사례의 대부분은 중증도가 경도~중등도였고 대체로 투여 후 수일 내에 해소되었다. 1차 투여 대비 2차 투여 시 이상사례가 더 경미하고 낮은 빈도로 보고되었다. 이상사례는 대체로 고령자 (65세 이상)에서 더 경미하고 낮은 빈도로 보고되었다.”

3월 9일 0시 기준, 31만9235명이 1차 접종을 마친 국내의 경우, 이상반응으로 의심되어 신고된 사례는 총 4851건으로, 이 가운데 4790건은 예방접종 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사례였으며, 43건의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경련 등 5건의 중증 의심 사례, 13건의 사망 의심 사례가 보고되어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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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아직 예방 접종 초기 단계여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지만, 한국보다 앞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에서는 관련 데이터가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ANSM)이 2월 19일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모데나·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일부에서 부작용 사례를 보였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으로는 두통, 피로감, 오한, 발열, 멀미, 근육통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93%는 독감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한 주사 부위의 통증, 염증, 소화 및 근육통 등이었으며, 이중 72%는 24시간 안으로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도 “지금까지 보고된 반응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예상한 것과 동일하다”며 “심각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GACVS(Global Advisory Committee on Vaccine Safety: 백신 안전에 관한 글로벌 자문위원회)는 안전한 백신 사용에 관해 독립적이고 권위 있는 지침을 WHO(세계보건기구)에 제공하는 전문가 그룹입니다. GACVS 코로나19 소위원회는 지난 8일 “여러 국가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일반적으로 예방 접종 후 면역 반응으로 예상될 수 있다”며, “이미 예상된 백신의 부작용과 일치해 모두 잘 견디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WHO 홈페이지 갈무리
WHO 홈페이지 갈무리
이상반응 지속될 경우 질병청·의협 권고 따라야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6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발생할 수 있는 발열 등 이상반응에 대응하는 법을 담은 대국민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의협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접종 후 발열(38.0도 이상) 또는 근육통의 빈도가 20~30%로 알려져 있다”며, “발열이 38.5도 미만이고 시작된 지 24시간 이내인 경우 힘들지 않으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해열제 복용은 항체 형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발열 이외의 신체 증상이 없다면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열이 38.5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많이 힘드시면 해열제를 복용해도 된다. 이때 항체형성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권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도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되어 신고된 증상은 모두 정상적인 면역형성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대부분 3일 이내 특별한 처치 없이도 사라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청
이미지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고온 등의 증상은 기저질환이 없어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몸에서 항체가 생성됨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대부분은 3일 이내에 증상이 가라앉지만 증상이 과하거나 지속될 경우 질병관리청이나 의협이 권고하는 지침에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 이 기사는 SNU팩트체크에 제보된 내용을 검증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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