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가슴이 '웅장'해지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3.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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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눈에 띄는 신조어가 있다. '가슴이 웅장해지다'는 문장이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가슴이 뭉클해지다'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뭔가 어색하다.  그래서 뉴스톱이 확인해봤다.

 

출처: 포털사이트 다음 뉴스 검색 결과
출처: 포털사이트 다음 뉴스 검색 결과

◈가슴+웅장하다=가능?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봤다. '웅장하다'는 '규모가 우람하고 으리으리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웅장해진다'는 '규모가 우람하고 으리으리해진다'로 바꿀 수 있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그렇다면 '가슴이 웅장해진다'는 '가슴의 규모가 우람하고 으리으리해진다'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좀 낯설고 어색하다. 가슴의 규모가 커지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국립국어원에 물었다

뉴스톱은 국립국어원의 온라인 어문 상담 시스템인 '온라인 가나다'에 물었다. 친절하게도 하루만에 답장을 해준다.

출처: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출처: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결과는 보시는 대로다. 국립국어원은 "'가슴이 웅장해지다'처럼 쓰는 것이 의미상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어는 언제나 변할 수 있고, 비유적으로 쓰이는 것 또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인 만큼, 위와 같은 표현을 완전히 틀렸다고만 단정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언제부터?

'가슴이 웅장해진다'는 말은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가 뽑은 2020년 올해의 유행어 4위에 올랐다. 이미 인터넷 게시판에선 크게 유행하고 있는 표현이었던 것이다.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확인되는 이 표현의 가장 오래된 출처는 '일간베스트(일베)'이다. 2019년 10월에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표시됐다. 이후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나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밈'으로 통용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스포츠, 연예 매체 등 연성 뉴스를 다루는 미디어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인터넷용 CF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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