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혈전 논란' 총정리: 아스트라제네카는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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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혈전 논란' 총정리: 아스트라제네카는 문제 없다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1.03.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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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접종 후 혈전(혈액응고)를 일으킨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임시로 접종을 중단했다. 혹시 모를 예방차원의 조치라고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3월 17일 20대 남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혈전 이상 반응을 신고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했다고 신고된 60대 여성에게서 혈전이 발견된 이후 두번째 사례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그러면 정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문제가 있어서 혈전을 일으키는 것일까? 이를 판단하려면 크게 네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첫째, 임상 실험에서 혈전 부작용 보고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3번의 임상실험 뒤 제품을 출시한다. 제약사는 3상을 진행하면서 각종 부작용 사례를 수집한 뒤 인과관계가 있는지 분석한다.  

둘째, 자연발생 질병 발생률과 백신 접종 뒤 질병발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야 한다. 100만명당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혈전 신고가 들어온 사례와 매년 혈전 신고가 들어오는 사례수가 큰 차이가 없다면 백신접종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세번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혈전 신고와 화이자 등 다른 백신 접종 뒤 혈전 신고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접종 뒤 신고 사례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두 백신은 부작용에서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네번째, 사망자의 경우 전문가 부검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백신이 혈전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인데 백신과 특정 질병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이 혈전을 일으켰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을 경우,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혈전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혈전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1. 아스트라제네카 임상과정에서 혈전 부작용이 발견이 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020년 9월 8일백신 접종자에게 횡단 척수염이 발견된 뒤 3상을 중단했다가 닷새 뒤 재개한 적이 있다. 횡단석 척수염은 척추뼈 속에 있는 척수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척수의 신경세포에 염증이 발생하면 척수가 제 기능을 못해 감각이상이나 운동능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마비가 올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지원자 중 한명이 다발성 경화증을 일으켜 백신 임상시험이 중단된 적이 있으나 백신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의약품건강광리제품규제청(MHRA)는 조사를 통해 백신과 척수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9월 13일 임상시험을 재개했다. 지난해 10월 22일에는 임상시험중 참가자가 사망했으나 백신접종자가 아닌 위약군(가짜백신)에 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백신과는 관계없는 자연적인 사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혈전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보고가 되지 않았다. 물론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혈전이 임상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 백신 접종 뒤 혈전과 자연발생 혈전 신고에 차이가 있나

영국의 통계학자 데이비드 스피겔할터는 3월 15일 영국의 가디언에 '옥스포드 백신이 혈전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우려하는가(There's no proof the Oxford vaccine causes blood clots. So why are people worried?)'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재대의 '윈턴 위험 및 증거 커뮤니케이션 센터'회장을 맡고 있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500만건의 백신 접종에서 30여건의 혈전이 보고됐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혈전 환자들이 나오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혈액 응고로 혈관이 막히는 심부정맥 혈전증의 경우 전세계에서 매년 1000명당 1명꼴(10만명당 100명)로 발생한다. 고령층의 경우 5배 이상(인구 10만명당 500명) 혈전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1000만명 중 연간 1만명의 심부정맥 혈전증이 발생하다는 의미다. 1000만명 백신 접종자 중에서 연간 1만명의 심부정맥 혈전증이 보고된다고 하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자연발생 혈전증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연간 1만7000명이 폐색전증 진단을 받는다. 

혈전은 흔한 질환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많이 발생하며 오래 앉아 있거나 누워 있어도 나타난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란 표현도 있다. 장시간 비행을 할 경우 혈전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의사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압박 스타킹을 신거나 종종 움직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옐로우카드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신고 사례는 3월 15일 현재 970만 접종자중 폐색전증 13건, 심부정맥 혈전증 14건이 발생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영국과 유럽의 접종 1700만건 중 폐색전증 22건, 심부정맥 혈전증 15건 등 총 37건이 보고됐다. 짧은 기간임을 감안한다하더라도 자연발생 사례보다 백신 접종후 더 많이 발생한다는 증거는 없다. 

 

3.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접종 뒤 혈전 신고에 차이가 있나

전세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동시에 광범위하게 접종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 유일하다. 유럽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도 접종 중이긴 하지만 주로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으며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한 바이오엔텍이 독일 기업이라서 유럽에 더 많이 공급된다), 미국의 경우 FDA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하지 않아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주로 접종하고 있다. 

영국의 백신 부작용신고 시스템인 옐로우 카드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1070만명 접종자중 심부정맥 혈전증은 8건, 폐색전증은 15건이며 아스트라제네카는 970만명 접종에 각각 14건과 13건이다. 화이자 경우 인구 100만명당 2.15건의 혈전 질환이 보고됐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2.78건이다. 게다가 영국에서는 고령층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더 많이 맞았다. 연령보정을 하면 두 백신간의 혈전 신고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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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검 결과 백신과 혈전의 인과관계가 나타났나

한국의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후 사망 신고된 60대 여성을 부검한 결과 혈전 증세가 발견됐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인을 조사한 결과 직접적 사인은 호흡기 계통 질환인 흡인성 폐렴과 급성 심근경색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럽의약품청(EMA)는 1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혈전의 전체적 위험도 증가와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은 전날 안전성 위원회 임시회의를 열어 그동안 수집된 정보를 검토한뒤 "아스트라제네카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만 EMA는 관련성을 명확하게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백신이 혈소판감소증과 관련된 혈전의 매우 드문 사례들(뇌정맥 혈전증, 파종성 혈관내 응고 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의약품청은 영국과 유럽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중 혈전이 보고된 사례는 469건이지만 자연발생에서 예상되는 수보다는 낮았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 발표가 있고난 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아일랜드 등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실제 혈전 증상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의 2%(인구 10만명당 2000명)에게 혈전이 생기고 중환자실까지 가는 중증 감염자의 경우 20% 이상이 혈전이 생긴다. 유럽의약품청이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보다 크다고 한 것은 이런 수치를 근거로 한 것이다. 혈전이 두려우면 코로나 백신을 맞는 것이 상식적이란 의미다. 

 

5. 불안을 부추기는 자는 누구인가?

전 인류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대규모로 백신을 맞는 것은 처음이다. 개발기간도 1년정도로 비교적 짧았다. 그러다보니 다른 나라에서도 백신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더 큰 것은 사실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접종자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각국의 이상반응 신고는 영국 0.56%, 독일 0.76%, 프랑스 1.09%, 덴마크 0.28%인데 반해 한국은 1.5%로 유럽국가의 2배에서 5배까지 많은 편이다. 한국에서 접종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유독 부작용이 많은 불량품일리는 없다.  결국 철저한  신고정신에 의한 것인데, 이 신고정신은 불안감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많이 쏟아지고 특히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단정적으로 '사망' 등을 제목으로 뽑는 언론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백신에 문제가 없다는 방역당국의 공식 발표까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늘고 있다. SNS에는 관련 내용을 왜곡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최근 백신반대론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안티백서는 백신 음모론뿐 아니라 지구평면설 등 다른 음모론도 잘 믿으며 팩트체크를 해도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특정 정치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백신의 정치화가 음모론과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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