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중국산 김치 '식당 점령'은 대기업 규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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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중국산 김치 '식당 점령'은 대기업 규제 탓?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03.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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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맨몸 절임배추 쇼크가 식당가를 덮쳤다. 중국산 김치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는 해당 동영상 속의 배추 절임 방식은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김치 제조 공정과는 상관이 없다며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경제지는 중국산 김치가 우리나라 식당을 장악한 원인을 동반성장정책 실패에서 찾는다. 이런 지적은 과연 타당할까?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출처: 매일경제 홈페이지
출처: 매일경제 홈페이지

 

◈중국산 김치 식당 장악 원인은 대기업 규제?

MBN은 19일 <중국산 '맨몸' 김치 충격에도 식당서 국산 김치 찾기 힘든 이유는>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MBN은 식당에서 국산 김치를 찾기 힘든 이유에 대해 "B2B 시장에서도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으나 이들 대기업이 식당 등 업소용 김치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지난 2011년 김치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18년 말에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선정했다"고 적었다. 업소용 김치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금지한 동반성장 정책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 기사는 매일경제가 19일 내보낸 <중국산 배추 '쇼크'..국산 김치는 어쩌다 식당서 사라졌나>를 베껴온 기사다. 대기업 진입 규제 탓에 식당 김치를 중국산이 장악했다는 분석은 17일자 조선일보 <알몸 절임 영상 이후.. "중국산 아니에요?" 식당들 김치 파동> 기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말 대기업 규제 때문인가?

우리나라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김치 시장의 80%는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식당, 단체급식 등 기업간 거래(B2B)는 사정이 다르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중국산이 점령한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 진출 규제를 풀면 식당과 단체급식 업체는 중국산 김치 대신 한국산(대기업이 생산한) 김치를 쓰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식당과 단체급식 업체들이 중국산을 쓰는 이유는 가격 격차 때문이다. 중국산과 한국산 김치의 가격차는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에 이른다. 세계김치연구소 조정은 전략기획본부장은 뉴스톱과 통화에서 "김치 공장의 인건비와 설비투자비 등 고정비용에서 국산 김치는 중국산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다"며 "대기업이라고 해도 가격 격차를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내 식당과 급식업체들이 싼 가격 때문에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국산 김치의 식당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드는 김치소 넣는 공정을 자동화하는 기계를 개발해 일선 업체에 기술을 보급하는 중이다. 인건비를 낯추는 효과가 있지만 아직 보급 초기 단계인데다 중국의 저가 공세를 뛰어넘을 정도까지는 아니다.

 

◈해법은?

김치가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외식 업계의 '국룰'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급자(식당)와 소비자(고객) 모두 김치는 값싸게 먹는 '공짜 반찬'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공급자는 품질과 맛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값싼 김치를 찾게 된다. 소비자는 공짜로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품질과 맛을 따지지 않고 남기는 것에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조 본부장은 "최근 국내 김치 소비량은 감소 추세인데 김치는 '공짜'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좋은 김치는 공정 가격을 지불하고 먹는 메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치가 구색을 맞추는 싸구려 반찬이 아니라 맛을 즐길 줄 아는 고객이 정당한 가격을 치르고 구입하는 방향으로 음식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뉴에 '우리 매장에서 직접 담근 국산김치(500원)'가 포함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안심하고 김치를 먹을 수 있고 공급자는 원가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지를 중심으로 '중국산 김치 식당 점령' 이유를 대기업 규제 정책으로 돌리는 보도가 있따른다. 그러나 식당 등에서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것은 중국산과 국내산의 가격 격차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이 격차는 인건비와 설비투자비용 등 고정비용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는 대기업이 뛰어든다고 줄어들 성질이 아니다. 따라서 '대기업 규제' 탓에 중국산 김치가 우리 식당가를 점령했다는 경제지들의 보도는 '근거 없음'으로 판단한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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