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어 2019년도 ‘황금돼지해’? 둘 중 어느게 거짓인가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12.2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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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황금돼지해'라는 언론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새해 첫날 일출 명소를 소개했고, 조폐공사는 기념메달을 선보였다. 연말연시 대목을 맞은 유통분야는 황금돼지 이벤트를 열고 있다.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으로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고 한다. 오행에서 ‘기(己)’자는 흙의 기운을 표현하며, 색으로는 노란색이라 하여 황금돼지해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12년 전인 2007년에도 황금돼지해였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럼 2019년과 2007년은 모두 황금돼지해일까?

2007년ㆍ2019년 둘다 황금돼지의 해?

2007년 당시에는 ‘황금돼지의 해에 태어난 아이는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펴져 출산율 급등으로 이어졌다. 2005년 출생아 수 43만5,000명으로 당시 역대 최저치였지만, 이듬해엔 2006년 44만8,200명으로 늘었고 황금돼지의 해인 2007년에는 49만3,200명으로 전년대비 9.9%나 증가했다.

한국을 비롯한 한자문화권 국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달력은 60갑자로 이루어진 간지력으로 만들어졌다. 60갑자는 10간(干)과 12지(支)를 조합한 60개의 간지(干支)를 일컫는다. 10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등의 순서로 구성되고, 12지는 자(子, 쥐), 축(丑, 소), 인(寅, 호랑이), 묘(卯, 토끼), 진(辰, 용), 사(巳, 뱀), 오(午, 말), 미(未, 말), 신(申, 원숭이), 유(酉, 닭), 술(戌, 개), 해(亥, 돼지)이다.

60간지에 색이 더해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소한 60년 가까이 된 것으로 보인다. 1959년 1월 1일 동아일보 2면에 “금년은 기해년(己亥年)이다. 돼지 중에서도 누런 돼지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12지에 색깔을 더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10간은 음양오행에 따라 의미하는 색상이 다른데, 갑을은 파란색, 병정은 붉은색, 무기는 노란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검은색을 뜻한다. 이를 순서대로 적용하면 2010년생은 백호, 2012년생은 흑룡이 되는 셈이다. 한 해를 상징하는 동물과 색의 조합이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2007년 ‘황금돼지해’부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2007년과 2019년은 둘 다 황금돼지해가 맞을까? 2007년은 정해년(丁亥年)이었고, 천간의 색으로는 붉은색이었다. 2019년 기해년은 노란색이다. 붉은색보다는 노란색이 황금색에 더 가까운 것을 감안하면 내년을 황금돼지해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2007년은 '붉은 돼지'...중국 마케팅으로 '황금돼지'로 둔갑

그렇다면 2007년은 어떻게 황금돼지해가 되었을까? ‘상술’, 즉 마케팅 때문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 2006년 ‘쌍춘년’에 결혼을 하면 잘 산다는 마케팅이 성공하자 2007년 마케팅 키워드로 ‘황금돼지해’를 잡았다는 것이다.

마케팅의 근거가 된 ‘황금돼지해 속설’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는 2006년 11월 25일자 <‘황금돼지의 해’ 황당한 열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에서는 정해년을 ‘황금돼지해(金猪年)’라고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민간 속설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도 최근 임신부가 급증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에서 황금돼지해 마케팅이 잇따르자 돼지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사회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중국 관영 CCTV에서 돼지 등장 광고를 금지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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