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민에게 연 80만원 기본소득 줄 수 있다"

  • 기자명 이승우 기자
  • 기사승인 2021.03.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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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7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총 12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양강 구도가 확립되었지만,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목소리도 뜨거웠다. <뉴스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소수정당ㆍ무소속 서울시장 후보를 차례로 인터뷰한다

① 무소속 신지예 "민주·국힘 모두 적폐...이제는 '과거 대 미래'"

② 미래당 오태양 "다양성이 서울의 경쟁력...'소수자 포용' 시장 되겠다"

③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민에게 연 80만원 기본소득 줄 수 있다"

④ 국가혁명당 허경영 "나는 정치인 아니다. 서울엔 행정시장 필요"

⑤ 진보당 송명숙 "강남 해체 필요...탄소 감축 위해 테헤란로 2차선으로"

민생당 이수봉 "문제는 보수-진보가 아니다. '기득권 카르텔'을 부숴야 한다"

 

 

3월 24일 오후, 벚꽃이 피기 시작한 여의도 기본소득당 당사에서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33)를 만났다. 지난 2014년 노동당 후보로 제6회 지방선거에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제20대 총선,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2020년 제21대 총선에 연이어 출마했다. 현재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를 맡고 있으며, 기본소득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지혜 후보는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이 보장된 평등한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하고 있다.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 출마 뒤 벌써 5번째 출마입니다. 왜 떨어지면서도 계속 출마하나요.

"세상이 아직 변하지 않았거든요. 만들고 싶은 삶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습니다."

 

-4번은 경기 고양시에서 출마했는데 이번엔 서울시장에 출마하셨습니다. 서울시에 대한 고민이 충분했는지 의문입니다.

"절대 급조된 고민이 아닙니다. (웃음) 어려서부터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고 싶어 했고, 대학 시절도 서울에서 보냈습니다. 고양으로 간 것은 집값 때문에 밀린 거죠. 하지만 이번엔 30년 살 수 있는 경기도의 국민임대주택을 포기하고 서울로 왔습니다."

그는 서울의 집값이 비싸 빚쟁이가 되었다며, 집 없는 사람의 서러움에 공감했다. 서울 내의 현실적인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자 했다.

 

◈ 불평등을 해소하는 기본소득

-기본소득당이니 기본소득 공약부터 얘기해보죠. 지난해 12월 연 50만원 지급에서 연 80만원으로 상향하셨더라고요. 

"기본소득 재원 마련 방식은 동일합니다. 다만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재산세를 더 걷고 서울시 공유자산 수익을 활용하면 30만원을 더 드릴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온겁니다. "

그는 부동산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본소득을 강조했다. 서울시장은 재산세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에, 기본소득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단 지난해 연 50만 원 기본소득을 기준으로 얘기해보죠. 서울시민 약 1000만 명에게 연간 50만 원을 지급하려면 약 5조 원의 재원이 필요합니다. 계획을 보면 총예산 4조8446억 원 중 서울시에서 3조3912억 원을 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작성한 예산안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취득세는 5조589억 원이고 재산세는 1조4942억 원입니다. 이들 세금은 이미 사용처가 다 정해져 있죠. 이런 상황에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실 건가요.

"최대 50%까지 재산세를 증세할 수 있는 서울시장 권한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15% 정도만 기본소득 재원으로 마련하고, 증세분은 모두 기본소득으로 할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공유자산 1조4000억 정도와 서울시에 귀속되는 재건축 초과 환수금 역시 기본소득으로 나누고자 합니다."

그는 기본소득 재원 마련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원활한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서는 국회 입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산세와 취득세를 올린다면, 집 가진 서울 시민들이 싫어하진 않을까요.

"불만 느끼는 시민은 굉장히 일부일 것입니다. 증세해도 내는 만큼 돌려받을 테니까요. 특히 무주택자 같은 경우는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세금을 증세할 때, 어떻게 세금을 사용할지를 뚜렷하게 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세금을 더 내고 돌려받는 구조라면 소득분위 어느 구간에서 손익이 발생하는지 궁금합니다. 

"토지세는 혜택을 받는 국민이 더 많을 거예요. 1가구 1주택인 경우 공시지가 6억(시가 8~10억원) 이상의 집을 가진 경우 세금을 더 낸다고 보시면 돼요. 혜택을 받는 국민을 90%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공약을 다 합치면 1인당 연간 3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3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죠. 2020년 서울시 예산이 순계 기준 40조원이 좀 안됐습니다. 예산금액의 규모를 볼 때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존의 세금을 조정하면 가능합니다. 도시 개발, 도시 재생과 관련한 751건, 약 2조 정도의 금액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쓰일지 결정하지 않은 재원도 많고요. 예산은 더 커지지만 다 기본소득으로 돌아가니 큰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더 많이 걷고, 모두가 나누는 방안이니까요."

 

-왜 기본소득을 주려고 하시나요. '망국적 포퓰리즘' 아닌가요.

"거대 양당이 지난 30년 동안 해왔던 정치 결과는 불평등의 심화입니다. 이 시대의 민주주의는 모두가 요구하는 권리를 쟁취하는 것입니다. 토지, 수입 등을 국민이 다 나누어 갖자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준이 되어야 해요."

그는 기본소득이 돈을 새롭게 만들어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제도를 정비하자는 '재분배' 정책임을 강조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소득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가 뉴스톱 김준일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가 뉴스톱 김준일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모두가 당당하게 자신의 것을 누리는 서울을 위해

-언뜻 보면 기본소득당과 페미니즘은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페미니즘 시장을 내세우셨나요.

"기본소득당은 젠더 관련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페미니즘은 가장 중요한 가치죠. 전임 시장(박원순)의 성 추문은 누구도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회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한 기본가치로 페미니즘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기본소득을 제외하고는 '7대 기본서울 공약' 맨 앞에 성평등 서울을 내세웠습니다. 이 중 '서울시 리얼돌 판매 및 유통 규제'가 눈에 띄네요. 올해 초 대법원에서 리얼돌 수입 허용 판결을 내렸는데, 굳이 법원 판결에 배치되어 금지하겠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법원의 판결은 개별적 상품에 대해서만 이루어질 뿐입니다. 한국에는 리얼돌 전체적으로는 입법 체계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성적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순종적인 여성상에 대한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리얼돌을 이용합니다. 이런 왜곡된 여성상이 성폭력을 양산하고, 여성 혐오를 양산할 우려가 있습니다. 리얼돌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해요."

그는 이미 일어난 성폭력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묻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여성 혐오 문화를 양산하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다. 관세청 규제만으로는 리얼돌을 막기에 역부족이며, 리얼돌 체험방 운영 실태 조사 등을 통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H 사건으로 공공주택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 및 순환 임대주택 공약을 내세웠는데, 구체적이지가 않아 보입니다.

"공공주택 공약은 제가 가장 구체적이라고 확신합니다. 공공주택 70만 호를 건설하겠다는 다른 후보의 것은 불가능한 공약이에요. 2017년 서울시에서 공공주택 24만 호를 만들겠다고 결정했었어요. 이 중 공공임대주택은 12만 호, 민간이 지원하는 공적주택은 12만 호였습니다. 제 공약의 핵심은 서울시가 매입하는 민간공적주택을 18만 호로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그는 새집을 건설하는 것은 허황하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어있는 집과 기존에 있는 집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예 후보와 이름도 한 글자 차이고, 젊은 여성 정치인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종종 혼동하는 분이 계실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저는 지난 9월부터 출마 선언을 하고 6개월 동안 선거를 준비했습니다. 30개가 넘는 단체와 협약을 맺으며 앞으로 10년 서울 비전을 새롭게 만들 내용을 착실하게 담았다고 확신합니다. 내용의 깊이는 선거 공보물을 통해 직접 판단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어떻게 규정하시나요.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는 모두 고인 물로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기준을 세우는 선거가 되어야 해요."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이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박영선 후보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았고, '전 시장에게 피해를 본 분께'라고만 언급할 뿐, 어떤 피해를 받았는지 인정하지 않았어요. 보궐선거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역시 성폭력 문제를 정쟁으로만 다루고 있어요."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에 참여해 위성정당 의석을 받았었는데, 구태정치랑 타협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깊이 있게 결정했어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이 보장될 수 있는지도 협의 과정이 있었고요. 협상 파트너로 협력할 것은 하고, 본연의 것은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비례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참여할 계획이신가요.

"다음에는 거대 양당이 이렇게 위성정당으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입법이 미미했던 부분도 사실이고요. 향후 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의제들이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봉쇄조항을 폐지하는 등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양당 외에 3위 할 수 있을까요. 여론조사를 보면 허경영 후보가 강력하던데

"허경영 후보는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웃음) 서울 시민분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 기대해요.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기본소득 전문가로 유의미한 3등 하고 싶습니다."

 

-신지혜가 꿈꾸는 서울시와 정치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살기를 꿈꿨어요. 많은 꿈을 가진 사람이 기꺼이 올 수 있는 서울, 안정적인 서울을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당하게 '내 것을 내 것이다.' 말할 수 있는 정치를 기본소득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


*신지혜 후보 약력

-1987102(33)

-2011,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 여성학 학사

-2014, 9대 지방선거 출마, 노동당 후보 (경기 고양시)

-2016, 20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노동당 후보 (경기 고양시 갑)

-2018, 10대 지방선거 출마, 노동당 후보 (경기도 비례대표 1)

-2020, 21대 국회의원 출마, 기본소득당 후보 (경기 고양시 정)

-현재,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및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신지혜 후보 공약

1) 4대 기본소득

-기본소득: 자산 규모나 노동여부에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주어지는 소득

-시민세, 탄소세, 토지세, 데이터세 등 자산에 세금을 매기고, 거둔 세금을 국민에게 배당

1-1) 서울형 기본소득: 연간 80만원 (지역 화폐)

1-2) 서울 재난기본소득: 130만원 지급 (지역 화폐)

1-3) 토지세 기본소득: 연간 70만원 (보지 토지가격 일부를 보유세로 전환, 투기 수요 감소)

1-4) 탄소세 기본소득: 연간 120만원 (2021, 1환산 톤당 4만원~ 2025, 1환산 톤당 8만원 세율)

 

2) 7대 기본서울

2-1) 성평등 서울: 공직사회 성폭력 zero / 서울시 리얼돌 판매 및 유통 규제 / 성별 임금격차 축소 / 서울시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 서울시 차별금지 조례 제정 / 무상 생리대 도입

2-2) 공공주거 서울: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 / 주거 취약계층에 순환 임대주택

2-3) 탄소중립 서울: 태양광 발전 / 서울형 그린리모델링

2-4) 데이터주권 서울: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 확대

2-5) 모두돌봄 서울: 무상 돌봄

2-6) 안전도시 서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보호 / 민간위탁 노동자 정규직 전환

2-7) 동물공존 서울: 개식용 판매 시장 조사 및 업종 전환 / 비윤리적 공장식축산업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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