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도라지·마늘·연근이 미세먼지 예방 식품?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4.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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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미세먼지 예방에 좋은 식재료 3가지를 추천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을 통해서다. 도라지, 마늘, 연근을 꼽았는데 과연 이것들이 미세먼지를 '예방'할 수 있을까?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①식품으로 미세먼지 예방? - 넌센스

도대체 식재료가 미세먼지를 어떻게 예방한다는 말인가? 미세먼지는 인간활동에 의해 또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입자상 물질이다. 도라지, 마늘, 연근을 사람이 먹으면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까? 일단 말이 안 된다.

출처: 환경부
출처: 환경부

 

②특정 식품으로 미세먼지 (피해) 예방? - 넌센스

미세먼지가 인체에 피해를 일으키는 기전은 주로 호흡기를 통해서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예방하려면 일단 체내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막아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것과 개인의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체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정부의 미세먼지 예방 대책에 뭔가를 먹으라는 권고는 들어있지 않다.

 

③건강한 생활, 수분과 과일·채소 섭취

다만, 미세먼지 피해가 만성적, 장기적으로 발생하므로 개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평소 균형잡힌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충분한 휴식, 정신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특정 식품을 먹는다고 하루 아침에 면역력이 높아지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잦은 봄철이 다가왔으니 미세먼지에 좋다는 음식을 먹는다'는 접근 방식으로는 미세먼지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맥락으로 서울대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는 미세먼지와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수분 섭취와 과일 채소를 권장하고 있다. 

수분이 부족할 경우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미세먼지 혹은 황사 성분의 침투를 더욱 쉽게 만들기 때문에 하루 8잔(1.5L)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 역시 황사 성분이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이는 황사 속 먼지와 중금속이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는데 과일과 채소 속에 있는 비타민 B∙C와 엽산이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

출처:농수산식품유통공사 블로그
출처:농수산식품유통공사 블로그

 

④정책브리핑은 왜 이런 기사를 내나?

검증대상이 된 정책브리핑의 글은 원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블로그에 실려있었다. 블로그 글 제목은 [봄철 미세먼지에 좋은 식품들!]인데 정책브리핑이 내용을 가져오면서 제목을 바꾸고 내용을 축약한 것이다.

정책을 알리는 것과는 별로 상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런 글은 왜 정책브리핑에서 기사로 만들고 포털로 내보내는 것일까?

문화체육관광부는 뉴스톱과 통화에서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을 만한 정보들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기사로 만든다"며 "예전엔 건강·생활 정보를 게시하는 섹션이 따로 있었는데 통폐합 되면서 정부정책과 함께 기사를 편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식재료가 미세먼지(피해)를 예방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편집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적절하게 수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2021.04.08 15:44>정책브리핑은 뉴스톱 취재 이후 검증 대상이 된 기사의 제목을 <호흡기·면역력 건강에 도움 되는 식재료 3가지>로 바꾸는 등 기사를 일부 수정했습니다. 신속히 오해의 소지를 바로잡은 정책브리핑의 조치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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