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조경태 의원 "AZ는 검증 덜 된 백신"?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5.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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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백신 접종과 관련해 진행자와 신경전을 펼쳤다. 조 의원은 모더나 또는 화이자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보다 더 안전하고 검증된 백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최경영 진행자는 "백신 불안을 선전하고 선동하는 건 좀..."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톱은 조경태 의원과 최경영 진행자 사이에 오간 백신 관련 이슈에 대해 팩트체크한다.

▷ 최경영 : 그게 좀 아쉬웠다. 다른 부분들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백신.
 
▶ 조경태 : 다른 부분들 백신 부분도 보면 지금 우리나라가 거의 아프리카 수준이지 않습니까?
 
▷ 최경영 : 아프리카 수준이다.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2021.5.11)

1. 우리나라 백신은 아프리카 수준? - 사실 아님

이날 방송은 전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을 평가하며 시작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평가 이후 화제는 백신으로 옮겨진다.

진행자는 "다른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백신." 이라고 묻는다. 조경태 의원은 "다른 부분들 백신 부분도 보면 지금 우리나라가 거의 아프리카 수준이지 않습니까?"라고 답한다.

뉴스톱은 <[팩트체크] 김기현 "한국 백신 확보 세계 꼴찌 수준?"> 기사를 통해 이미 해당 내용을 검증했다. 뉴스톱은 "한국은 백신공급 초기 물량 확보에 뒤처지며 낮은 접종률을 보이기는 했지만 현재는 접종률에서는 세계 평균에 근접하고 있고, 백신 확보에서는 세계 10위권에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백신 확보 세계 꼴찌 수준’이라는 발언은 몇 달 전에는 사실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검증했다.

▶ 조경태 :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를 갖다가 생산한 개발한 국가가 영국입니다. 영국조차도 만40세까지 상향 조정해서 접종을 하도록 하지 않았습니까?
 
▷ 최경영 : 그렇습니다.
 
▶ 조경태 :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만30세까지 백신 아스트라제네카를 맞도록 했는데 이런 부분도 상당히 우리가 속도에 있어서 좀 많이 느리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께서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 좀 검증된 그런 백신을 맞고 싶어 하시거든요. 그래서 성능이 좋고 또 검증된 그런 안전한 백신을 맞도록 하는데 있어서 좀 더 정부가 솔선수범 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최경영 : 조 의원님은 그러니까 모더나나 화이자만 검증됐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조경태 : 지금 여러 국가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를 안 맞는 나라가 많이 있거든요. 그리고 상당히 부작용에 대해서 불안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지금 백신을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서 어떤 우려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생각을 하죠.

2. AZ 검증 안 됐다? - 사실 아님

조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들께서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 좀 검증된 그런 백신을 맞고 싶어 하시거든요"라고 말했다. 진행자는 "모더나나 화이자만 검증됐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묻는다. 조 의원은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서 어떤 우려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Z백신은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국(EMA)는 AZ 사용을 승인했다.

이후 희귀혈전증 발생 등 부작용 사례가 보고돼 일부 국가에선 접종 중단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9일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유럽 등을 포함한 전 세계 130개국 이상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경영 :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를 FDA에서 승인을 안 했습니다만 아직은. 미국에서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 접종 후에 물론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사망자가 4천 명에 이르거든요. 지금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부분은 제가 정치적인 주장인지 과학적인 사실인지 이거는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 조경태 : 아주 좋은 질문이신데요. 유럽 국가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서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한 국가가 되게 많거든요. 그건 알고 계시죠?
 
▷ 최경영 : 제가 질문드리는 거는 모더나나 화이자를 주로 맞는 미국도 4천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나왔는데 그 사망자에 관해서 지금 조경태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모더나나 화이자는 훨씬 더 검증됐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근거는 뭔가요?
 
 

3. 미국 백신 접종 후 사망자 4000명? → 3278명

진행자는 화이자·모더나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더 검증됐다고 하는 조 의원의 주장을 반박한다. 진행자는 "미국에서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 접종 후에 물론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사망자가 40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정말 미국에선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4000명에 이를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운영하는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에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5월 7일 기준 3278명으로 확인된다. 진행자의 말처럼 백신 접종이 사망의 원인으로 규명된 사례는 아직 없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월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4월말까지 접종 후 사망 사례는 73건에 이른다.

▶ 조경태 : 그게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어 있거든요. 화이자나 모더나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효능면에서도 더 좋다고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혹시 우리 사회자님께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효능이 몇%인지 알고 계십니까?
 
▷ 최경영 : 아니, 말씀해보십시오.
 
▶ 조경태 : 아니, 제가 질문을 드렸잖아요. 66%쯤 되거든요.
 
▷ 최경영 : 그게 과학적으로 66%와 70%와 90%가 어떤 백신의 효능에 관해서는 말할 게 없다는 거는 의학자들이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 조경태 : 아니죠. 사회자님께서는 너무 일방적으로 보시는데 이미 임상실험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60%의 효능이 나타난 걸로 드러나 있고요. 모더나나 화이자는 95%의 효능이 있는 거로 드러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왜 미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안 맞고 있어도 안 맞고 모더나나 화이자를 맞는지. 그리고 유럽에서는 왜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을 제한하고 접종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는지 이런 데 대해서 우리가 냉정하게 봐줘야 한다 이겁니다.

4. AZ, 화이자보다 효능 낮아? - 해석의 여지 

조 의원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60%로 나타났다는 임상실험 결과를 모더나, 화이자(95%)의 효능과 비교했다. AZ백신이 효능은 떨어지면서 안전성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4월 26일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75세 이상 접종 효과 분석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00%, 화이자 백신은 93.2%로 백신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5월 6일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기존에 접종받으신 접종자들에 대한 예방접종 백신 효과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어르신 대상으로 1차 접종만 하더라도 2주 후부터는 86.6%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분석한 바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는 진짜 백신을 투여한 사람들 가운데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의 비율을, 가짜 백신을 투여한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의 비율로 나눈 뒤 비교하는 방식으로 구한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성은 개발기간이 짧고 사용기간이 길지 않아 서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한다.  WHO에서 권고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유효성 기준은 50% 이상이다.

▷ 최경영 : 만약에 FDA에서 5월이나 6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하면 그러면 그때 맞혀야 되는 겁니까?
 
▶ 조경태 : 글쎄, 저 같은 경우에는 아스트라제네카하고 화이자나 모더나가 있다며 저는 화이자나 모더나를 접종을 하겠습니다, 지금.
 
▷ 최경영 : 알겠습니다.
 
▶ 조경태 : 우리 사회자님께서는 어떤 접종을. 접종의 선택은 자유이기는 한데 저는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겠습니다.
 
▷ 최경영 : 아니죠. 과학자나 의사분들 의견과는 많이 달라서요. 그 부분은 정치적인 주장을 떠나서 제가 공영방송 입장에서는 이게.
 
▶ 조경태 : 사회자께서는 과학자의 주장이라고 하는데 과학자의 과학적 근거가 뭡니까? 과학적 근거는 이미 다 드러나 있지 않습니까?
 
▷ 최경영 : 뭐가 드러나 있죠?
 
▶ 조경태 : 사회자님께서는 자꾸만 한쪽 편에 자꾸 드는 느낌이 드는데요.
 
▷ 최경영 : 아니, 무슨 한쪽 편을 든다고 말씀하시는가요?
 
▶ 조경태 : 국민들한테 물어보십시오. 국민들한테 화이자나 모더나하고.
 
▷ 최경영 : 이런 식으로 백신 불안을 선전하고 선동하는 건 굉장히 좀.
 
▶ 조경태 : 아니, 제가 불안을 선전하는 게 아니고 그걸 국민들한테 물어보시라니까요.
 
▷ 최경영 : 국민들한테 물어보시라는 또 무슨 의미십니까?
 
▶ 조경태 : 국민들께서 지금 화이자나 모더나의 접종을 원하고 있다 이 말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를 기피하는 이유를 제가 설명해드리는 거죠. 보다 안전하고 검증된 백신을 맞게 할 우리 국민들한테 그런 국민들은 그런 권리가 있는 거 아닙니까?
 
▷ 최경영 : 조경태 의원님은 의사 출신은 아니시잖아요. 그렇죠?
 
▶ 조경태 : 저한테 물어보지 마시고 저도 국민의 한 사람이기는 한데.
 
▷ 최경영 : 아니, 그런 주장을 하셨었잖아요.
 
▶ 조경태 : 저한테 만약에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둘 중에 선택하라면 화이자 선택하겠습니다.

5. "저는 화이자 맞겠다" VS "백신 불안 선동"

조 의원은 수 차례 "저는 화이자를 맞겠다"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은 아스트라제네카를 기피하고 화이자나 모더나의 접종을 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진행자는 "이런 식으로 백신 불안을 선전하고 선동하는 건 굉장히 좀..."이라고 제지를 시도한다.

방역당국은 AZ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노쇼 백신'인 AZ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는 수요도 많다.

미국과 유럽은 백신 개발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다. 그 결과 다양한 백신을 공급 초기부터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백신은 AZ와 화이자 뿐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대상자가 원하는대로 백신을 골라 맞을 수 없다. 하반기가 되면 도입되는 백신 종류가 다양해지겠지만 접종을 뒤로 미룬다고 해도 원하는 종류의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입장은 지금 당장 맞을 수 있는 백신이 최고의 백신이라고 설명한다. 접종을 미루다 코로나19에 걸릴 위험과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이익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논리다. 

조 의원은 올해 만 53세이다. 아직까지 접종 순번이 다가오지 않았다. 접종 순서가 돌아온다면 '화이자 백신 맞게 해달라'고 고집을 피울텐가? 그것이 선출직 공무원의 올바른 자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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