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성일종 “백신 접종률 세계 100위권 이하”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05.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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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과 관련해 야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것도 있어서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지적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세계 100위권 이하’라고 했습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성 의원의 발언을 거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MBC 유튜브 영상 갈무리
MBC 유튜브 영상 갈무리

성 의원은 5월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文 4주년 연설과 장관·총리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런데 우선 백신 보니까 말씀을 하셨는데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랬는데 정말 그런가요? 정말 백신 제대로 구하지 못해서 접종 예약하는 것도 우리가 못하고 있잖아요. 늦췄었고. 접종률을 보면 세계에서 100위권 이하로 쳐져서 다른 나라는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 정말 틀린 생각을 많이 갖고 계시다. 그리고 지난 다른 나라들은 미국 영국 이런 나라들은 12월 초부터 시작했잖아요. 우리가 좋은 접종, 그 백신 같은 경우 화이자나 모더나인데 화이자 같은 경우 100여개 국가에서 맞고 있고 모더나가 47개 국가에서 맞고 있는데 이런 건 우리가 들어오지도 못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 가운데 주요한 두 발언에 대해 검증했습니다.

 

■ 접종률을 보면 세계에서 100위권 이하 → 사실

성 의원의 발언을 지적한 소셜미디어에서는 접종이 완료된 백신 도수별 집계를 예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통 접종률은 전체 국민 대비 접종자수를 지칭합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은 옥스포드대학교 마틴스쿨에서 집계 중입니다.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등 세부 데이터는 <Our World in Data>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율입니다. 5월 12일 기준 한국은 7.24%로 아시아 평균인 4.79%보다는 높고 세계 평균인 8.66%보다는 낮습니다.

이미지 출처: Our World in Data
이미지 출처: Our World in Data

국가별 접종률을 보면 지브롤터가 114.95%로 1위를 기록 중이며, 포클랜드 제도(75.57%), 맨 섬(71.83%), 셰이셸(69.67%), 산마리노(63.67%), 이스라엘(62.72%), 부탄(62.44%), 몰타(60.72 %), 케이맨제도(59.72%), 세인트헬레나(58.69%), 몰디브(55.82%)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한국은 104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성 의원이 발언한 전날인 5월 10일 집계를 기준으로 해도 한국은 7.20%로 10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접종률은 국토가 작고 인구가 적은 나라가 일괄 접종에 유리해서 높은 순위에 오르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 통계상으로 한국이 국가별 순위 100위권 밖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화이자 100여개, 모더나 47개 국가에서 맞고 있는데 이런 건 우리가 들어오지도 못했다.

→ 대체로 사실 아님

전 세계 국가의 백신 보급 상황은 미국 듀크대(Duke University)의 The Duke Global Health Innovation Cente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9억5326만5천도즈로 가장 많이 공급되고 있고, 화이자(19억737만75도즈), 모더나(13억1450만도즈) 얀센(11억3500만도즈)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각국 집계에는 구입이 확정된 분량과 구입이 협상중이거나 2차 거래가 진행 중인 분량을 포함하고 있지만 한국은 구입이 확정적인 분량만 있습니다. 한국이 구매한 백신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2000만 도즈, 화이자 2000만 도즈, 모더나 4000만 도즈, 얀센 600만 도즈입니다.

이미지 출처: The Duke Global Health Innovation Center
이미지 출처: The Duke Global Health Innovation Center

각 백신의 정확한 공급일정은 제약사와 국가 간의 계약에 따라 공개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3일 기준으로 국내에 도입이 완료된 백신물량은 총 583만 회분으로, 이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84만1천 회분, 화이자 백신이 291만1천 회분입니다. 2분기 중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1249만 회분, 3분기에는 약 8천만 회분, 4분기 중 약 9천만 회분의 백신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성 의원의 두 번째 발언은 대체로 사실이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이미지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코로나19 백신 종류별 접종 허가 상황은 세계 각 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에 따라 백신구매에서 빈부국 격차가 보이기도 하고, 백신 개발국 사이의 드러나지 않는 경쟁 때문에 국가별 보급률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가 처음 겪는 상황이다 보니 보통 10년이 걸리는 백신 개발이 1년으로 단축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백신별로 나타나는 부작용과 대응책도 꾸준히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아직까지 주요 백신에서는 부작용이 심각하거나 차이점이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의학저널 가운데 하나인 랜싯(Lancet)은 지난 4월 27일 발간한 <Vaccine side-effects and SARS-CoV-2 infection after vaccination in users of the COVID Symptom Study app in the UK: a 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라는 제목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연구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전신 및 국소 부작용은 3상 시험에서 보고 된 것보다 낮은 빈도에서 발생하며, 두 백신 모두 12일 후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의학계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백신에 대해 비전문가가 우위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한 언론들의 자극적인 보도도 문제지만 이를 퍼 나르는 이들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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