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스트라제네카 항체형성률 70% 안된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05.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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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정보와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백신 가짜뉴스로 인한 접종 거부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확한 정보와 언론보도가 더욱 중요한 시기에 전문가의 인터뷰 내용 중에 ‘틀린 정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뉴스톱>에서 확인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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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서울신문이 지난 23일 발행한 <“AZ 부작용 두려워 예약 안 해… 화이자는 맞겠다” 불신 큰 고령층> 기사에서, 

“AZ 항체형성률이 70%가 채 되지 않는다. 50%가 AZ를 맞아도 35%밖에 예방이 안 되는 셈이다. 그러면 돌파감염이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부작용에 대해 폭넓게 지원하는 동시에 지금 AZ를 맞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나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접종하도록 한다면 접종 동의율이 올라갈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과 같은 새로운 병원체가 체내에 들어오면 항원은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성하게끔 합니다. 보통 백신은 이 항원을 접하기 전에 미리 약화되거나 비활성화된 항원을 체내에 미리 투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원리로 만들어집니다. 항체를 보유했다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 이에 대한 면역을 획득했다는 뜻이고 이 때문에 항체형성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백신의 효과가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 가운데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은 홍역백신입니다. 항체형성률이 97~98%에 이릅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이 진행 중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 상황 때문에 일반적인 백신의 개발과정을 크게 단축한 상황입니다. 개발기간이 짧고 사용기간이 길지 않다보니 집종이 진행되면서 항체형성률, 부작용 등에서 새로운 데이터가 쌓여가는 중입니다.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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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두 가지 백신을 접종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5∼6주 후에 각각 93%와 87%의 항체형성률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차례 접종이 권고되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지만 한 차례만 맞아도 고령층에서 강력한 항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T세포 생성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31%로, 화이자(12%)보다 더 우수했습니다.

가장 최근 연구결과는 지난 5월 18일에 발표됐습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백신 접종자 8517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연구결과,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의 96.42%가 1차 접종 28~34일 후 항체가 생성됐다고 밝혔습니다. 2차 접종 후에는 7~14일 만에 99.08%의 접종자들에게서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항체 비율은 초기에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서 더 빠르게 증가했지만, 4주 후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두 거의 동일한 항체형성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의 존재가 미래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면역을 갖도록 하는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또 현재 코로나19 항체 검사와 관련해 아직 과학자들 사이에 공감이 형성된 지침이나 국제적인 진단 표준물질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 역시 현재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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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언론에서 항체형성률보다 좀 더 많이 쓰이는 용어가 백신유효성입니다. 백신을 접종받은 접종군이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대조군(비교군)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가 얼마나 덜 발생했느냐를 백분율로 계산하여 산출하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초에 코로나 19 백신의 유효성 기준을 최소 50%, 적정 효능 70% 정도로 제시했는데 국내에 이미 들어왔거나 들어올 예정인 백신 4종은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AZ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는 ▲4월 11일 기준 1차 접종자 85.9%, 2차 접종자 92.2% ▲4월 26일 기준 2차 접종자 100%(만 75세 이상) ▲5월4일 기준 1차 접종자 86%로 WHO의 백신 예방효과 기준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천은미 교수가 언급한 항체생성률 70%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4월 16일 YTN 보도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1차 백신 접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 정도가 항체가 생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1차 조사 결과일 뿐 추적조사결과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 등 면역원성 발생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옥스포드대 논문에 따르면 투여 간격이 4~8주(52.57%)보다 4~12주(60.86%), 9~12주(68.89%)처럼 간격이 높을수록 유효성이 높게 나왔습니다. 이는 1차접종에 해당되며 2차 접종의 경우 항체생성률이 훨씬 높아져 위의 연구처럼 99%가 항체를 갖게 됩니다. 
 


정리하면 천은미 교수가 언급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항체형성률 70% 못 미쳐’라는 내용은 백신 출시 전인 임상시험 말기 데이터이거나 예방 효과 수치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접종이 진행되고 실제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장 최근 데이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항체형성률은 1차 접종시 87~96%, 2차 접종시 99%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06.02 18:00 내용 추가
천은미 교수가 6월 2일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당시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예방률'이 '항체형성률'로 잘못 전해졌고, 이후 <뉴스톱>기사를 보고 서울신문에 연락해 수정했다고 알려왔습니다. 현재 서울신문 기사는 '예방률'로 수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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