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백신맞고 올해 여름휴가 해외 갈 수 있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6.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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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예방접종을 마친 국민들이 방역신뢰국가로 단체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2021년 여름 해외여행을 떠날 가능성이 있을까? 뉴스톱이 분석해봤다.

출처: 보건복지부
출처: 보건복지부

 

◈트래블 버블 무엇?

중대본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로부터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추진방안’을 보고받고 이를 논의했다. 정부는 "국내 예방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교류회복 방안으로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이란 방역 관리에 대한 상호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함으로써, 일반 여행목적의 국제이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여행 전에 코로나19 PCR 음성확인서와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도착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으로 확인되면 격리가 면제된다.

정부는 "해외이동 제한 장기화로 인해 가중되고 있는 국민 불편 및 관광·항공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함으로써 국제관광 및 항공시장 회복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용 대상자 누구?

지금도 우리 국민들의 해외 출국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단지 여행 대상국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엄격한 자가격리 요건을 부여해 여행을 제한할 뿐이다. 우리나라도 해외 입국자들에게 2주간 격리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트래블버블은 국가간 협정 또는 합의를 통해 상호간에 상대국 국민의 입국 제한을 풀어주는 조치이다.

해외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입국 후 일정기간 자가격리를 상호 면제해 주는 대신 사전에 정해진 코스로만 관광 일정이 진행된다. 개별 행동은 금지된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 프로그램으로만 진행되고 개별 여행은 트래블 버블 대상이 아니다. 미취학 아동도 트래블 버블 이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 정부가 밝히고 있는 대상자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이다. 국내에서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4종이다. 이 가운데 얀센 백신은 1회 접종 이후 2주가 지나면 접종 완료자로 분류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접종 후 11주 이후 2차 접종을 받고 다시 2주가 지나야 접종완료자로 분류된다.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후 3주가 지나야 2차 접종을 받게 되고, 모더나 백신은 1차 접종 이후 4주가 지나야 2차 접종을 받는다. 이들 백신도 2차 접종 이후 2주가 지나야 접종 완료자로 분류된다. 정부는 이 조치가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적용되는 제한적인 교류회복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아워월드인데이터
출처: 아워월드인데이터

 

◈트래블 버블 상대국 어디?

그동안 정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어느 정도 방역에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국가 및 지역들과 트래블 버블 추진 의향을 검토했다. 정부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우리나라와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추진을 희망함에 따라 앞으로 상대국과의 합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싱가포르와 홍콩, 호주와 뉴질랜드, 대만과 팔라우 등 일부 국가들 간에 트래블 버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4월부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회원국간 안전한 이동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7일 "전문가들은 싱가포르와의 트래블 버블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가 코로나19 급증과 씨름함에 따라 호주와 싱가포르 사이의 트래블 버블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싱가포르도 감염 증가에 대처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호주의 예방 접종 진행이 느리고 지역 사회 전파 접근 방식에 대한 무관용이 싱가포르와의 여행 통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호주는 최근 동남아시아의 확산세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서로 간 (감염) 위험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체들이 짜여 있는 동선 중심으로 움직이게 하기 때문에 동선 관리는 물론 예방접종을 한 사람들이 뭉쳐 움직인다"며 "트래블 버블이 방역에 어려움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트래블 버블 첫 대상국으로 싱가포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입국자 통제 가능?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만큼 중요한 게 상대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유입 확진자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반적으로 국제관광이 확대되면 변이 바이러스 유입 등이 증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도 "아주 제한된 범위 내에서 방역적인 통제가 가능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상대국의 방역 상황을 고려하고 예방접종증명서를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느냐라는 부분을 고려해 모두 갖춘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서 트래블 버블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7월 중으로 항공편 운항횟수‧이용인원 등 세부 방역관리방안에 대해 우리 방역당국과 상대국의 협의를 거쳐 트래블 버블 운영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상대국 협의를 전제로 주1~2회 정도 항공편을 운행할 예정인데, 탑승률 60%로 가정하면 회당 내‧외국인 포함 최대 200여명이 탑승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국 희망자는 입국전 72시간 내에 발급된 코로나19 음성확인서와 접종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입국 후 PCR 방식의 진담 검사를 시행하고 음성 확인이 이뤄져야 관광을 시작할 수 있다.

여행 중에는 여행사에서 방역전담 관리사를 지정해 방역지침 준수여부를 관리하도록 한다. 여행사는 관광객의 증상발현 등 유사시 방역당국에 보고하고 지침대로 조치해야 한다. 정부는 방역관리 및 체계적·안정적 운영을 위해 '안심 방한관광상품'으로 승인받은 상품만 '트래블 버블' 대상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여행 상품은 입국과정·입국 후·여행 중 방역계획 준수하고 전용 교통편을 이용하는 등 내국인과 동선을 분리해야 한다. 여행사의 방역수칙 미준수 등이 적발될 경우, 안심관광상품 승인취소 및 향후 해당 여행사의 안심관광상품 승인이 제한된다.


10일 0시 현재 국내에서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234만9485명이다. 인구대비 접종 완료율은 4.6%이다. 순조롭게 상대국과 협의가 진행돼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다고 해도 빨라야 7월부터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고령자 등 취약계층과 관련시설 종사자를 위주로 진행됐다. 60세 이하의 일반인들은 3분기부터 접종이 시작된다. 65~74세의 2차 접종 개시 시점은 8월 둘째주부터다. 2차 접종 이후 2주가 지나는 시점인 8월 하순 쯤에야 이 연령대가 접종완료자로 분류된다.

60대 이하 일반인들이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1차 접종 이후 3~4주가 지나야 2차 접종을 할 수 있고 2차 접종 이후 다시 2주를 기다려야 접종완료자가 되기 때문에 7월 초에 접종을 받는다고 해도 5~6주가 지난 8월 초·중순이나 돼야 트래블 버블 이용 대상자가 된다. 따라서 이번 여름휴가로 트래블 버블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1회 접종 방식은 얀센 백신 접종을 받는 30세 이상 군 관련자와 이미 접종을 마친 74세 이상 고령자 등 극히 일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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