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서울시 확진자 급증은 오세훈 서울시장 때문? ① 방역지침

[사실 아님] 정부 방침과 달랐던 것은
‘마포·강동구 헬스장·실내골프연습장 영업시간 한 달 간 2시간 연장 시범사업’뿐

  • 기사입력 2021.07.09 12:58
  • 기자명 송영훈 기자
서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개월 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4차 대유행’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역지침 때문에 서울에서 확진자가 폭증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7월 6일 하루 서울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8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시작된 이래 역대 하루 최다 기록입니다. 이전까지 최대치였던 지난 해 12월 24일의 552명을 194일 만에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오세훈 시장의 방역 지침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野시장 실감나네... 吳 “시민고통 눈감은 정부 방역은 안 따를 것”’이라는 제목의 4월 9일 조선일보 기사 이미지와 함께, “그 결과 서울시 역대 최대 확진자 발생”이라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6월 12일부터 1달 간 상생방역 시범사업한다며 밤에 술 먹을 수 있게 했더니 수도권 확진자가 폭발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갈무리
페이스북 갈무리

방역완화 담은 '서울형 상생방역' 계획만 있고 추진은 안돼

오세훈 시장은 4월 7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내년 6월 1일 지방선거 때까지 약 1년 여의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업무 시작 직후인 4월 11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장기간 금지된 유흥시설 등의 야간영업 일부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알려지며 방역당국과의 충돌 우려를 낳았습니다.

특히, 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 제출 요청’에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주점은 오후 4∼11시, 식당·카페는 기존대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서울시가 제안한 것으로 언론에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권한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일하게 갖고 있습니다. 각 단계별 세부 방역 지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추진하려는 자체 거리두기와 방역 지침이 감염병 예방법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4월 12일 서울시가 공식 발표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 계획에는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 착수’, ‘신속항원검사키트를 활용한 시범사업 시행’ 등 말 그대로 계획이나 추진예정인 내용만 언급되었을 뿐,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지침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또 발표 당시에도 “매뉴얼이 마련된다고 바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시행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중대본과의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낸 상태에서 시행할 예정”임을 덧붙였습니다.

야외 야간음주 규제완화한 적 없고 의견수렴만

‘서울형 상생방역’이 다시 등장한 것은 두 달 뒤인 6월 10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와의 기대와는 달리 ‘한 달간 마포구와 강동구의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PCR(유전자증폭) 검사 등을 지킬 경우 영업시간을 기존 밤 10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해 주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시범사업’’뿐이었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시 홈페이지 갈무리

게다가 이마저도, 6월 20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게 됐습니다. 정부가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선 식당·카페·노래연습장·유흥시설 등의 경우 자정까지, 그 외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없어집니다.

오 시장이 상생방역 시범사업으로 야간 음주를 허용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습니다. 최근 한강 주변에서 음주로 인한 사건이 발생하고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시가 ‘한강공원 금주’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관련 내용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시민건강국 감염병정책팀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공론화를 위한 의견수렴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한강이나 공원 등의 야외 공간 음주에 대해 별도로 완화하거나 금지하도록 하는 규정이나 지침을 내린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서울시만의 ‘상생방역’추진 방침을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지지부진하다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과 함께 흐지부지된 상황입니다.

오 시장 취임 후 서울시와 정부의 방역지침이 달랐던 것은 ‘6월 12일부터 한 달간 마포구와 강동구의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PCR 검사 등을 지킬 경우 영업시간을 기존 밤 10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해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 후 서울시가 정부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았고 이 때문에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안내서>, <올바른 저널리즘 실천을 위한 언론인 안내서> 등의 공동필자였고, <고교독서평설>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KBS라디오, CBS라디오, TBS라디오 등의 팩트체크 코너에 출연했으며, 현재는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비평 코너에 정기적으로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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