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 루마니아전 간접프리킥 오심 가능성 크다

  • 기자명 김지석
  • 기사승인 2021.07.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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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 도쿄 올림픽 B조 예선 2차전에서 루마니아에 40 대승을 거두며 단숨에 조 1위로 올라섰다. 1차전(뉴질랜드전) 패배 이후 침체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결과와 함께 내용적 측면에서도 경기력을 회복해가는 모습이다

다만, 대승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이 팬들의 질타를 받은 한가지 우려스러운 장면이 펼쳐졌는데, 상황은 이러하다. (1 50초부터)

 

 

10으로 앞선 전반 32, 우리 진영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원두재와 상대공격수가 볼을 경합하던 과정에서 볼이 송범근 골키퍼에게로 흘러간다. 송범근은 흘러온 볼을 드리블로 소유하고 줄 곳을 찾던 중 상대 공격수가 압박해 들어오자 볼을 손으로 잡는다. 원두재의 백패스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인지, 당황해서인지 그는 다소 어중간한 상태로 볼을 움켜쥐는데, 심판은 곧바로 간접프리킥을 선언한다. 동료 선수가 패스한 볼을 골키퍼가 잡을 수 없다는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골 에어리어 부근, 골문에서 6m가 채 안되는 지점에서 간접프리킥을 내어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으나, 다행히 송범근은 프리킥을 스스로 막아내며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다.

사진1. 볼을 손으로 잡고 있는 송범근
사진1. 볼을 손으로 잡고 있는 송범근

 

사진2.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간접프리킥을 내어 준 상황
사진2.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간접프리킥을 내어 준 상황

 

대승에도 불구하고 송범근은 어이없는 실책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심판의 오심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논란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심판의 오심이 맞다.

이 상황의 해석을 위해서는 축구 규정과 경기방식을 결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 the 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Board)의 경기규칙 12조 파울과 불법행위2항 간접프리킥에 대한 규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래의 밑줄 친 부분은 송범근의 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 IFAB 경기규칙

골키퍼가 자신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반칙을 범했다면 간접 프리킥이 주어진다:

볼을 방출하기 전에 6초를 초과하여 손/팔로 볼을 다루었을 때

골키퍼가 볼을 방출한 후 다른 선수에 의해 터치되지 않은 볼을 손/팔로 터치했을 때

아래 상황 이후에 골키퍼가 손/팔로 볼을 터치했을 때. , 골키퍼가 플레이 상황으로 연결하기 위해 명백히 볼을 찼거나 차려고 한 경우는 제외:

· 동료 선수가 의도적으로 골키퍼에게 킥한 경우

· 동료 선수가 스로인한 볼을 직접 받은 경우

 

그리고 아래의 그림은 송범근에게 볼이 흘러가기 전 원두재와 루마니아 공격수 간의 볼 경합과정의 영상이다. 볼이 원두재가 아닌 루마니아 선수의 발에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설령, 원두재의 발에도 볼이 터치되었다 하더라도 루마니아 선수가 볼을 주도적으로 터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상황은 명백히 볼 경합 상황이었으며, 위 규정에서처럼 원두재가 의도적으로골키퍼에게 킥(패스)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마디로, 루마니아전 논란의 상황은 송범근의 잘못이 아닌, 명백한 심판의 오심이라는 것이다.

송범근에게 볼이 흘러가기 전 경합과정
송범근에게 볼이 흘러가기 전 경합과정

 

그러나 논란 상황 속 송범근의 플레이에서도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볼 경합과정에서 흘러온 볼을 송범근이 곧바로 전방으로 클리어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혹은 주저하거나 어색해하는 모습없이 바로 캐치했다면 오히려 상황은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골키퍼의 첫 번째 덕목은 안정감이라고 한다. 볼 경합상황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송범근은 분명 볼이 원두재의 발이 아닌 상대 선수의 발에 맞았다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동시에 심판과 대부분 선수들의 눈에는 그 장면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애매한 순간이었다는 것 또한 본능적으로 인지하였을 것이다. 본인이 볼을 움켜쥐는 상황에 보인 다소 부자연스러웠던 모습이 이를 증명하는 것 같다.

이러한 애매한 상황에서는 논란조차 발생하지 않도록 깔끔하고 안정감있게 처리하는 현명함과 노련함 또한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더 큰 골키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23세의 젊은 골키퍼 송범근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더욱 더 성장발전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2021년 7월 27일 오후 4시 1차수정: 필자의 요청에 따라 제목을 '[팩트체크] 루마니아전 간접프리킥 오심이었다'에서 '올림픽축구 루마니아전 간접프리킥 오심 가능성 크다'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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