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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사학 먹튀방지법, '먹튀'는 막지만 '비리'는 못막는다[대학교육연구소 팩트체크] 국회통과 사립학교법 개정안 가능성과 한계
  • 대학교육연구소 팩트체커
  • 승인 2019.01.1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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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이른바 ‘비리 사학 먹튀방지법’으로 불리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 시켰다. ‘비리 사학 먹튀 방지’란 사학 비리 당사자가 대학을 폐교하고 학교법인을 해산할 때 잔여재산을 자신의 친인척 등이 운영하는 다른 교육기관에 넘기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말한다.

‘비리 사학 먹튀’ 어려워지도록 사립학교법 개정

현행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이 해산할 경우 잔여재산을 학교법인이나 기타 교육사업을 경영하는 자 중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제10조 제4항 및 제35조 제1항)하도록 되어 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비리로 해산한 많은 학교법인의 대학 재산이 비리 당사자가 관계된 교육기관에 귀속된 바 있다(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만이 사립학교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립대학 법인들은 사립대학 외에도 동일 학교법인 산하에 전문대학, 초‧중‧고를 함께 설치‧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 개정된 사립학교법 내용을 보면, 학교법인 임원(이사장, 이사, 감사)이나, 사립대 총장 등이 법을 위반해 해당 학교법인이 교육부로부터 회수 등 재정 보전을 필요로 하는 시정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고 해산되는 경우, ‘정관에서 학교법인 잔여재산의 귀속자로 지정한 자’(잔여재산 귀속자)가 특정한 조건에 해당할 때에는 그 지정이 없는 것으로 보도록”(제35조제3항) 했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한 조건’은 잔여재산 귀속자가 친인척 관계에 있거나, 귀속자 역시 법 위반으로 교육부로부터 시정요구를 받은 경우를 말한다.

비리 당사자 친족 등에도 잔여재산 귀속 불가

구체적으로 “해산한 학교법인의 설립자나 임원 또는 이들과 친족관계에 있는 자가 학교법인 해산 일을 기준으로 10년 이내 기간 중 잔여재산 귀속자 또는 그가 설립한 사립학교 대표자나 임원, 대학 총장(부총장)이었을 경우(초·중·고교는 교장 또는 교감)”와, “잔여재산 귀속자의 임원 또는 그가 설립한 사립학교를 경영하는 자 등이 법을 위반해 정관으로 지정한 자가 교육부로부터 회수 등 재정적 보전을 필요로 하는 시정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다.

잔여재산을 받는 지정자가 없으면 학교법인 잔여 재산은 국고로 환수하게 된다. 이 법 시행 당시 청산이 종결되지 않은 학교법인에도 개정 내용이 적용된다. 이번 법 개정은 사학 비리 당사자가 대학을 폐교해 대학구성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학교법인을 해산하고 잔여재산을 자신의 친인척 등이 운영하는 다른 교육기관에 넘기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남대 홈페이지 캡처

서남대 등 ‘먹튀’했던 비리 사학들

지금까지 학교법인이 해산한 4년제 대학은 아시아대(아시아교육재단, 08년), 선교청대(대정학원, 12년), 경북외대(경북외국어대, 14년), 대구외대(경북교육재단, 18년), 서남대(서남학원, 18년) 등 5곳이고, 전문대학은 성화대(세림학원, 12년) 1곳이다.

이 가운데 2003년 개교했다가 교육부 감사에서 허위 재산출연, 교수․직원 채용시 금품수수 등이 적발되어 2008년 해산된 아시아교육재단(아시아대)은 잔여재산을 경매에 붙여 2010년 대구한의대가 41억원에 낙찰 받아 갔다. 친인척 중심의 대학운영, 교비횡령 혐의 등으로 몸살을 앓다가 2013년 자진 폐교한 경북외국어대 법인 잔여재산은 정관에 따라 설립자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무열교육재단(대구 대원고 운영)으로 귀속됐다. (학교법인 대정학원과 세림학원은 각각 선교청대와 성화대만을 설치·운영했던 법인이어서 학교 폐쇄와 동시에 법인해산 명령이 내려졌다. 이들 대학 잔여재산은 귀속자가 없어 모두 국가로 귀속되어야 하나 아직까지 국고 귀속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표> 사립대학 법인 해산 및 대학 폐쇄 사례

구분

대학명

법인명

소재지

개교연도

폐교연도

학교

폐쇄일

폐교유형

법인해산

(a)

법인산하

학교

일반대

(9교)

광주예술대

하남학원

전남

1997년

2000년

2000.3.2

폐쇄명령

×

광남고

아시아대

아시아교육재단

경북

2003년

2008년

2008.2.29

폐쇄명령

×

명신대

신명학원

전남

2000년

2012년

2012.2.29

폐쇄명령

×

목포 성신고

선교청대

대정학원

충남

2003년

2012년

-

폐쇄명령

×

건동대

백암교육재단

경북

2006년

2013년

2012.8.31

자진폐교

×

경북 하이텍고

경북외대

경북외국어대

대구

2005년

2014년

2013.8.31

자진폐교

×

대구외국어대

경북교육재단

경북

2003년

2018년

2018.2.28

폐쇄명령

×

한중대

광희학원

강원

1992년

2018년

2018.2.28

폐쇄명령

×

광희 중고

서남대

서남학원

전북

1991년

2018년

2018.2.28

폐쇄명령

×

전문대

(3교)

성화대

세림학원

전남

1997년

2012년

2012.2.29

폐쇄명령

×

벽성대

충렬학원

전북

1995년

2014년

2013.2.28.

폐쇄명령

×

광성 중고

대구미래대

애광학원

경북

1981년

2018년

2018.2.28

자진폐교

×

창파유치원

대학원대

(2교)

국제문화대학원대

국제문화대학원

충남

2004년

2014년

2014.02.28

폐쇄명령

×

인제대학원대

인제학원

서울

2005년

2016년

2015.08

자진폐교

×

인제대

각종학교

(2교)

개혁신학교

개혁신학원

충북

1995년

2008년

-

폐쇄명령

×

한민대학

한민족학원

경기

 

2013년

2013.8.31

자진폐교

×

 

특히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 원인을 제공했던 서남대는 설립자 이홍하의 횡령 및 불법 사용액 333억 원 회수 등 시정요구 사항 미이행, 정상적인 학사운영 불가능 등을 이유로 2017년 11월 교육부가 학교폐쇄 및 법인해산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서남대 학교법인인 서남학원 정관에 따르면 서남학원 잔여재산은 이홍하가 설립한 또 다른 학교법인인 신경학원(신경대)와 서호학원(한려대)에 귀속하게 되어 있다. 이홍하는 2000년 자신이 설립한 광주예술대에 대해 교육부가 폐쇄 명령을 내리자 잔여재산을 서남학원에 귀속한 바 있다.

학교법인이 해산된 대학 구성원들은 직장을 잃거나 다른 대학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상당수 교직원들은 임금도 못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리 당사자들은 큰 손해 볼 것 없이 재산을 돌려받았거나 학교법인 산하 다른 교육기관으로 귀속 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앞으로는 비리를 이유로 학교법인이 해산되면 과거 사례처럼 비리 당사자나 그 주변 인물이 잔여재산을 챙길 수 없고, 국고로 귀속시킬 수 있게 됐다. 서남대가 첫 사례다.

법인 해산 때만 적용...대학만 폐쇄될 때는 적용 불가

사학 비리 당사자들에게 경종을 울린 사립학교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 개정 내용은 한계도 있다. 핵심은 개정 내용이 학교법인 해산 때만 적용되고, 학교법인은 그대로 둔 채 대학만 폐쇄할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표>에서 보듯이 지금까지 학교법인은 남아있고 학교만 폐쇄된 4년제 대학은 광주예술대(하남학원, 00년), 명신대(신명학원, 12년), 건동대(백암교육재단, 13년), 한중대(광희학원, 18년) 등 4곳이고, 전문대학은 벽성대(충렬학원, 14년), 대구미래대(애광학원, 18년) 등 2곳이다.

이 가운데 광주예술대는 앞서 설명했듯이 2000년 이홍하씨가 교육부가 대학 폐쇄 명령을 내리자 잔여재산을 서남학원에 귀속시켜 버렸다. 교육부 감사결과 교비횡령, 학위장사 등이 적발되어 68억 원의 횡령금 회수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2011년 교육부로부터 학교폐쇄명령을 받은 명신대 잔여재산은 동일법인 산하 목포성신고등학교로 귀속됐고, 2014년 폐쇄된 벽성대 역시 학교법인인 충렬학원이 광성 중‧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잔여재산의 손실을 보지 않았다.

대구미래대도 법인을 해산하지 않고 대학만 폐쇄(2018년)해 잔여재산이 동일법인 산하 유치원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 감사결과 십수억원의 손실을 충당하지 못해 자진 폐교한 건동대는 학교법인인 백암교육재단이 건동대 부지활용을 위한 도시계획 변경안을 안동시에 제안해 대학부지를 사설 공무원학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동일 학교법인 산하에 여러 교육기관을 설치‧운영하면서 학교법인이 해산하지 않고 대학만 폐쇄할 경우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그 재산은 동일 학교법인 산하 다른 교육기관으로 귀속시켜도 문제가 없게 된다. 또한 비리 가능성이 큰 대학이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해 회수 등 재정 보전을 필요로 하는 시정 요구을 받기 전에 학교법인을 스스로 해산할 경우에도 적용 받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 추가 입법과 대책 필요

아울러 이번에 개정된 내용에는 대학 잔여재산 외에 대학 폐쇄로 인해 고통 받은 교수‧직원 등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물론 학생들은 ‘학교 폐쇄(폐지)에 따른 학생 지원‧관리 매뉴얼’과 고등교육법시행령(제29조 제2항 제15호) 등에 따라서 대학이 폐교될 경우 다른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잃은 교수‧직원들은 속수무책이다. 특히 임금을 체불했을 경우 교육부가 국고로 환수한 재산으로 해결해 주어야 하지만, 대학들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어서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사학 비리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사적 재산’ 운운하며 사학 법인 재산 운영의 자율성을 주장하던 사학 운영자들에게 큰 경종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을 환영하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추가 입법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사학 비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도 시급하다.

대학교육연구소 팩트체커  contact@newstof.com  최근글보기
1993년 설립된 국내 유일 대학교육전문 비영리민간연구소. 교육여건, 교육재정, 교육정책 등 다방면에서 대학교육의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100여 권이 넘는 연구보고서를 내왔다. 천정부지로 뛰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공식제기하고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저서로 <미친등록금의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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