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K방역 실패'?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 점령'?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1.08.09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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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률 G20 꼴찌인데, 선진국 집입 자화자찬”?, “뉴욕타임즈가 한국 백신 예약 조롱”?, “중국이 국내 부동산 점령했다”? 지난 주 화제의 주장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백신 접종률 G20 꼴찌, K-방역 실패?

전여옥 전 의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영상에서 “백신 접종률은 선진국 G20에서 꼴찌를 하면서 무슨 선진국이 됐다고 북치고 장구치고 자화자찬을 합니까?”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또 한 유튜브 채널은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백신 예약 대란을 소재로 K 방역을 조롱하고 나섰다.’고 주장했습니다. YTN에서 확인했습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방송화면 갈무리

옥스퍼드 대학이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에서는 주요국 백신 접종률이 거의 매일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최근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14번째입니다. 지난 2월 26일 국내 첫 백신 접종 이후 전달 대비 접종률 증가 폭으로 따지면 상위권에 올라간 적도 있습니다.

백신 성적표가 꼴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국력에 걸맞지 않게 하위권인 것도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와 순위를 단순 비교해 K-방역의 성패를 따지는 건 소모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먹통이 됐던 한국의 백신 예약 시스템을 거론하며 우리나라 백신 수급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인용보도가 쏟아졌고, 자극적이고 과장된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에는 한국 방역 당국의 대국민 소통 의지를 높이 평가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에는 기사 쓴 기자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친정부 여론 형성을 위한 사기극이라는 공격까지 나왔습니다.

최근 백신 정책을 비판한 기자와 동일인이지만, 국적을 이유로 매도하는 모습은 지금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정치적 이해관계 등에 따라 해석은 제각각이고,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2. ‘국회의원 소환제’ 시행중인 국가는?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국회의원 소환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국민소환제를 시행중인 국가에 대해 의견이 갈렸습니다.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을 국민·지역주민이 끌어내리는 게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민심을 거슬러 일하고 잘못된 정책을 시행하면, 다음 선거 기다릴 것 없이 투표로 파면시키는 겁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영국이 하원의원 대상으로 소환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을 뺀 회원국 대부분은 없는 게 맞습니다. 또 대만이 헌법에 소환제를 명시했고, 그 밖에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됐다고 보기 힘든 나라가 많습니다.

영국의 소환제도 정책 활동이 아니라 범죄 행위가 대상이라 참고하긴 어렵습니다. 한국도 이미 현행법상 범죄 행위로 의원직 상실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주민소환 대상은 지방자치권력 뿐입니다. 대통령은 헌법·법률을 심각하게 어기면 탄핵할 수 있지만, 정책이 마음에 안 든다고 소환제로 파면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소환제, 탄핵 모두 예외입니다.

 

3. 같은 음식인데 배달앱에 따라 가격 다르다?

같은 음식점인데 배달 앱 별로 음식값을 다르게 받는 경우가 있다는 제보에 대해 채널A에서 확인했습니다.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실제로 두 가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같은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가격이 차이가 있었습니다. 용기와 포장, 음식 내용물은 똑같은데 배달에 걸린 시간만 달랐습니다.

똑같은 음식점에서 배달 앱에 따라 상호와 가격을 달리 등록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가게 이름도 음식 가격도 달랐지만 사업자등록번호와 점포 위치는 같았습니다. 업주들은 “배달 앱별로 수수료가 달라서 생기는 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행법상 배달 앱에선 음식점 정보를 정확히 등록시켜야 하는 의무 조항이 없습니다. 배달 앱 측이 동일 가격을 적용해 달라고 음식점에 요청하는 게 전부입니다. 주문 전 꼼꼼한 비교와 확인이 필수입니다.

 

4.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 점령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국인들이 국내 아파트를 사들여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점령해 한국은 조만간 중국 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널리 확산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 최근 5년간 전국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해 등기를 완료한 매수인(개인·법인·국가기관·지자체) 현황을 파악한 결과 중국인의 비율은 전체 매수인의 1%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2016년 0.4%, 2017년 0.5%, 2018년 0.7%, 2019년 0.7%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0.6%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전체 매수 건수는 2016년 약 151만 건, 2017년 152만 건, 2018년 154만 건, 2019년 139만 건, 2020년 179만 건입니다. 이중 중국인의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2016년 6천230건, 2017년 7천826건, 2018년 1만15건으로 증가세였다가 2019년 9천658건으로 하락한 뒤 지난해 다시 1만559건으로 상승했습니다.

비율로 보면 최근 5년간 국내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을 산 중국인은 전체 매수의 0.4∼0.7% 수준으로, 이를 두고 국내 부동산 시장을 흔들 정도로 ‘점령’ 혹은 ‘싹쓸이’했다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산 외국인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월등히 많았습니다. 지난해 국내 집합건물을 매수한 국적별 순위는 중국(1만559건), 미국(1천662건), 캐나다(613건) 등이었다. 이 순위는 최근 5년간 변하지 않았습니다.

전국 단위가 아닌 서울로 좁혀보면 집합건물 매수 건수 중 중국인 매수 비율은 2016∼2019년까지 매년 0.5%였고 지난해엔 0.4%를 기록했다. 서울 중에서도 고가 부동산이 많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중국인 매수 비율이 0.1% 수준이었습니다. 강남구의 중국인 집합건물 매수 비율은 2016년 0.04%(8건), 2017년 0.06%(10건), 2018년 0.06%(9건), 2019년 0.10%(14건), 지난해 0.10%(13건)이었습니다.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도 중국인의 매수 비율은 지난해 각각 0.06%(7건), 0.16%(29건)로 높지 않았고, 이전에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들 강남 3구의 외국인 매수 건수는 중국인보다 미국과 캐나다인이 대체로 많았습니다. 중국인이 지난해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가장 많이 산 곳은 구로구(251건), 금천구(170건), 영등포구(117건) 등이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등록외국인 중 중국인이 43만2천1명(한국계 중국인 포함)으로 가장 많고, 이 중 약 13.7%(5만9천273명)가 서울 구로구, 영등포, 금천구에 몰려있습니다. 중국인의 ‘부동산 쇼핑’이 집중된다고 소문 난 제주도는 중국인의 집합건물 매수 비율이 서울보다 높은 편이었다.

외국인의 토지 매입 현황도 중국인의 비중이 가장 높지는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4월 발표한 ‘외국인 토지 보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는 전체 253.3㎢로 전 국토면적의 0.25%였습니다. 이중 가장 많은 토지를 보유한 국적은 미국입니다. 미국인은 전국에 약 133㎢의 토지를 보유해 전 국토의 0.13%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전 국토의 0.02%에 해당하는 20㎢(여의도의 7배 면적)로, 미국인의 약 7분의 1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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