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윤석열이 “복지 없는 증세” 밝혔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10.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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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경쟁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실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복지 없는 증세 하겠다”고 밝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발언을 확인했습니다.

페이스북 게시글 이미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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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소셜미디어온라인커뮤니티온라인카페 등에서는 <윤석열, “복지 없는 증세 하겠다”>라는 제목의 '파이낸셜뉴스 기사'를 갈무리한 이미지가 공유됐습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게시물이 ‘가짜뉴스’라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게시물에는 기사 링크를 첨부했는데, 링크된 기사는 <윤석열, 소득세 법인세 ‘인상’..복지지출 ‘축소’ 시사>라는 제목의 파이낸셜 뉴스 기사입니다. 이런 경우는 누군가 고의적으로 이미지를 합성했거나 해당 언론사에서 추후 제목을 바꾼 사례에 해당합니다.

우선 고의적인 이미지 합성이나 조작, 제목 변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파이낸셜뉴스에 유선연락을 시도하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확인요청 메일을 보냈지만 연결이 어렵거나 며칠 째 회신이 없었습니다. (회신이 오면 추후 기사에 반영하겠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기사의 댓글을 보면, 언론사에서 제목을 수정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100% 확신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실제 발언은 동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이 가능합니다. 지난 13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 제주 합동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1시간 14분 15초부터)

유승민 : 지난번에 증세에 굉장히 반대를 하셨어요. 그러면 윤석열 후보님은 세금은 안 거두고 복지수요는 이렇게 늘어나는 코로나 이후 상황에서 어떤 복지를 할거냐 이러니까. 이제, 답변이 두텁게 규모의 경제 이렇게 말씀하셔서 이 무슨 뜻입니까?

윤석열 : 제 복지의 기본방향은 성장과 복지의 공정한 선순환이라는 겁니다. 제가 증세에 대해서, 좀 증세를 너무 우리가 서두르지 말아야 되는 이유가, 지금 우리가 급속히 노령화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가급적이면 지금 아주 좀 졸라매야 된다는 것이죠.

유승민 : 그러니까 윤 후보님의 복지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어떻게 됩니까? 늡니까? 줍니까? 동결입니까? 제가 이 질문을 드렸거든요.

윤석열 : 그러니까, 그 때 말씀을 하셨는데, 문재인 정부의 그 소위 복지지출이라는 게 제가 볼 때는 좀 비효율적이고. 뭐라 그럴까, 좀 모든 사람한테 그냥 막 나눠주는 그런 거라서 저는 취약계층에게 집중적으로 나눠주면서 하다보면 물론 코로나 긴급구조는 별도이지만 복지는 좀 우리가 당분간은 조금 더 효율화 해가지고 잘...

유승민 :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의 복지지출에 비해서 윤석열 후보님의 복지정책은 그 총 복지지출이 좀 줄어들 수도 있겠네요.

윤석열 : 그럴 수도 있겠죠. 왜냐하면 이게 마지막으로 가는 분들한테 제대로 가야지. 이 중간에 이런 누수현상...

유승민 : 지금 국가부채가 굉장히 심각하지 않습니까?

윤석열 : 굉장히 심각하죠.

유승민 : 그러니까 국가부채를 다음 정부가 더 늘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윤석열 : 그렇습니다.

유승민 : 그럼 국가부채도 더 늘리지 않고, 세금도 더 늘리지 않으면서 복지를 할 수는, 하는 방법이 아예 없거든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의 복지, 건강보험이든 그 여러 가지 지출에 비해서, 우리 윤석열 후보님은...

윤석열 : 저도 유 후보님 말씀대로... 증세도 필요합니다. 증세도 필요한데.

유승민 : 증세가 필요하다구요?

윤석열 : 증세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먼저 우리가 증세라는...

유승민 : 아니 지난번에 부가세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하셨잖아요. 그럼 증세를 필요한건 뭘 하죠?

윤석열 : 아니 부가세 인상이라고 하는 거는, 이거죠. 부가세가 자영업자들한테... 많이 저게 가니까.

유승민 : 알겠는데요. 아니 그래 증세가 필요하면 뭘 증세를 합니까?

윤석열 : 뭐, 우리가 소득세라든가 법인세라든가, 또는 뭐 다른 여러 가지 간접세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유승민 : 그럼 복지를 하기 위해서 소득세나 법인세를 올릴 수도 있다... 간접세는 부가세가 대표적인 간접세죠.

윤석열 : 네. 물론이지만 부가세는 자영업자인 경우에는 이 최종적인 그 원래 부가세라는 건 궁극적으로는 그 소비자가 부담하는 건데.

유승민 : 예, 제가 그래서 윤석열 후보님께서 앞으로 토론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윤석열 후보님의 복지정책은 이 코로나 이후에 이 심각한 양극화 시대에 나는 전임 정부 문재인 정부와 어떻게 다르게 하겠다. 이 그림이 제가 굉장히 궁금했고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두 후보의 발언을 요약하면,

유승민 후보가 “코로나19와 빠른 고령화로 인해 복지 관련 수요가 계속 증가할 텐데,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번에 증세에 굉장히 반대했다. 세금은 안 거두고 복지수요는 늘어나는 코로나 이후 상황에서 어떤 복지를 할 거냐”는 질문에, 윤석열 후보는 “복지는 당분간 효율화해야한다. 복지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유 후보가 “현재 국가부채가 과도하다”며, “국가부채도 더 늘리지 않고, 세금도 더 늘리지 않으면서 복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다”고 하자, 윤 후보는 “증세도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관련 댓글에는 유 후보의 거듭된 공격에 준비가 덜 된 윤 후보가 끌려가는 모양새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유 후보의 거듭된 공격에 부가세 인상 반대 등 증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윤 후보가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윤 후보의 해당 토론 발언은 ‘복지 지출 축소, 소득세·법인세 인상’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복지 없는 증세 하겠다”>는 제목은 실제 토론회 발언과는 거리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익숙한 문구와 대비되도록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편집하면서 생긴 오류입니다.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국가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에 복지지출을 임시적으로 줄일 수 있고, 증세도 필요하다' 정도입니다. 윤 후보의 주장은 복지를 줄이는 것이지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윤석열 후보가 "복지없는 증세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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