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윤석열 캠프 “홍준표-유승민도 과거 당 해체 주장했다”

[절반의 사실] 무소속·바른정당 등 당과 경쟁하던 외부인사 시절 발언

  • 기사입력 2021.10.21 10:51
  • 기자명 송영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경쟁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는 발언에 경쟁 상대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오만방자”, “문재인 정권의 충견” 등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그러자 윤석열 후보 측은 “홍준표, 유승민도 당 해체 발언했다”고 맞섰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윤석열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도당에서 열린 캠프 제주 선대위 임명식에서 “우리 당 선배들이 민주당하고 손잡고 거기 프레임으로 나를 공격한다”며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저렇게 박살이 났겠는가.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또 대통령 하겠다고 나와서 같은 당 후보를 민주당 프레임으로 공격을 하는지, 참 당이 한심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 정권 교체하려면 당부터 바꿔야 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습니다.

홍준표 의원은 다음 날인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 오만방자하다.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 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가?”라며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고 비판했습니다.

두 후보 외에 원희룡 후보 등도 비판에 가세하자,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유승민 그리고 원희룡 후보까지 모두 과거에 다 한 번씩은 당 해체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윤희석 공보특보의 발언은 내용 자체로는 사실이지만, 맥락을 확인하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해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인 4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 당의 터주대감, 뜨내기들이 주인을 내쫓고 당의 주인 행세하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뇌물 브로커 전력이 있는 팔십 넘은 외부 사람을 들이고 거기에 매달리는 모습이 창피하고 안타깝다”며 “그런 자생력이 없는 당이라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자유한국당 탈당파들이 만든 바른정당 시절의 발언입니다. 2017년 4월 12일 재보궐선거를 앞둔 4월 2일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바른정당을 향해 ‘다시 당에 돌아오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 그 후보는 그만두고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겠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4월 8일에는 “자유한국당은 진작 없어져야 할 정당”, 5월 4일에는 “한국당은 분명히 망하는 정당이다”는 발언도 있었지만, 모두 자유한국당과 경쟁하던 바른정당 시절이었습니다.

원희룡 후보의 경우는 윤희석 특보의 주장과 대체로 일치합니다. 원 후보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최고위원 시절이던 2011년 10월 28일 당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이 패배하자 “당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12월 7일에는 최고위원 사퇴를 밝히며, “앞으로 한나라당 해체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진행되던 2016년 11월에도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해체와 인적 청산을 주장했습니다. 모두 당 내부 인사시절이었고 쇄신여론이 높을 때였습니다.


정리하면, 윤석열 캠프 측 윤희석 공보특보는 “홍준표, 유승민 그리고 원희룡 후보까지 모두 과거에 다 한 번씩은 당 해체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세 후보 모두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발언을 한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원희룡 후보만 당 내부에서 쇄신을 추진하던 상황이었고,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모두 외부인사로 당과 경쟁하던 시절의 발언이었습니다. 이런 상황과 맥락을 감안해 유희석 공보특보의 발언은 ‘절반의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안내서>, <올바른 저널리즘 실천을 위한 언론인 안내서> 등의 공동필자였고, <고교독서평설>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KBS라디오, CBS라디오, TBS라디오 등의 팩트체크 코너에 출연했으며, 현재는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비평 코너에 정기적으로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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