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그후] '도용 장인' 손창현에 뚫린 서울시와 외교부
상태바
[팩트체크 그후] '도용 장인' 손창현에 뚫린 서울시와 외교부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10.25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창현이 뚫은 것은 공모전이 전부가 아니다. 손창현은 정부·지자체에서 모집하는 각종 서포터즈, 시민기자단에 뽑혔다. 지난 1월 '문학상 도작 수상' 사건이 알려져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후에도 사기행각은 계속됐다. 그러나 정부·지자체는 이를 걸러낼 능력이 없었다. 뉴스톱은 지난 1월 이후 손창현이 공공기관을 상대로 벌인 사기행각을 보도한다. 

출처: 나무위키 - 손창현 블로그 캡처본
출처: 나무위키 - 손창현 블로그 캡처본

①외교부 위고 서포터즈

손창현은 2021년 6월19일 외교부 위고(We go) 서포터즈로 임명됐다. 손창현이 자랑스럽게 공개한 임명장엔 외교부장관 직인이 선명하다.  외교부가 한-미 양국간 호혜적 교류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모집한 온라인 서포터즈이다. 작품 도용 사실이 알려진 뒤 불과 다섯달 만이다. 과연 이 임명장은 진짜일까?

진짜다. 외교부 관계자는 뉴스톱과 통화에서 "손창현이 외교부 위고 서포터즈로 임명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청서에 기재한 내용 중 허위사실이 발견돼 해촉했다"고 말했다.

손창현은 동명이인 사업가의 SNS 계정을 자신의 것이라고 속여 신청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업란에도 오산 미군 기지에서 근무하는 공군 대위라고 적었다. 손창현은 현직 군인이 아니다. 

 

②서울시 5개 부서

손창현은 서울시 5개 부서에서 모집한 각종 홍보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1기 온라인 서포터즈 '서울문화메이트',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4기 '50+시민기자단', 서울시민회의 위원, 디지털 성폭력 타파 대학생 서포터즈 2기, 효창독립 100년 공원 시민홍보단 1기 등이다. 

뉴스톱이 서울시 담당 부서에 확인한 결과 5개 부서 모두 위촉·임명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원이 제기되거나 자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허위사실이 밝혀져 해촉했다고 했다. 역시 동명이인의 SNS 계정을 자신의 것으로 속여 신청서를 작성했다. 서울시민회의 위원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모집했지만 손창현은 주소지를 속인 것으로 추정된다. 손창현의 주소지는 서울이 아니기 때문이다.

 

③어떻게 가능했나?

외교부와 서울시 모두 위촉 당시에는 손창현이 남의 작품을 도용해 문학상을 수상한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안팎의 문제제기가 있은 뒤에야 뒤늦게 검증을 시도했을 뿐, 임명·위촉 이전 검증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탓에 면접 등 대면 심사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임명장·위촉장도 디지털 파일로 전송한 경우가 많았다. SNS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홍보활동이 주요 목적이었던 만큼 철저한 검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응답한 곳도 있었다.

손창현은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임명장과 위촉장을 공개하면서 희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손창현이 공개한 위촉장 등을 바탕으로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고, 주무 부서는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촉 절차를 진행했다.

해당 기관들은 "향후 후속 사업 진행시 모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증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창현처럼 속이기로 작정하고 들면 막을 방법이 없다. 지난 1월 문학상 도작 사건 이후 이번 공모전·서포터즈 사기 사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드러난 허점이다. 과연 공모전, 문학상, 서포터즈 주최측이 손창현 같은 도둑을 막아낼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신뢰 기반을 재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