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재명을 ‘검사 사칭’으로 엮은 사람은 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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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재명을 ‘검사 사칭’으로 엮은 사람은 곽상도?
  • 이강진 팩트체커
  • 승인 2021.11.02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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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재명 검사 사칭으로 엮은 사람은 곽상도였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의 주된 내용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과거 ‘검사 사칭’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은 ‘담당 검사’였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혐의를 억지로 엮어서 재판받게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게시글은 현재까지도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서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검사 사칭 사건의 담당 검사는 곽상도 의원이었다”고 보도한 언론도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뉴데일리는 기사 본문에 '검사 사칭으로 기소된 이재명... 담당 검사가 곽상도'라는 소제목을 붙이고, "과거 검사 신분으로 이 지사를 수사한 곽 의원이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사 관련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가 벌금형을 받았던 ‘공무원 사칭 사건’의 담당 검사는 곽상도 의원이었을까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갈무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갈무리

 

출처: 뉴데일리
출처: 뉴데일리

 

당시 이재명과 곽상도는 ‘피의자’와 ‘검사’ 관계? → 사실아님

이재명 후보 검찰 사칭 사건’을 짧게 요약하면, 2003년 이재명 후보(변호사)는 KBS <추적 60분> 최철호 PD와 함께 ‘파크뷰 특혜 의혹 사건(김병량 전 성남시장 비리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무고’와 ‘공무원자격사칭’으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2002년 이재명 변호사는 최철호 PD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통화할 때, 용도변경 고발사건 담당 검사를 사칭하도록 유도하고 질문 내용을 알려준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또한, 김병량 전 시장이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것(무고)도 유죄 판결의 이유였습니다.

이 ‘파크뷰 특혜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가 바로 곽상도 의원입니다. 즉, 이재명 변호사는 파크뷰 특혜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였고, 당시 수원지검 특수부장 곽상도 의원은 이 사건의 담당 검사였습니다. 두 당사자 모두 김병량 전 성남 시장의 비리를 조사하는 입장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이 후보와 곽 의원이 적대적 관계였던 것처럼 묘사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출처: 중부일보
출처: 중부일보

 

이재명 ‘검사 사칭 사건’ 담당 검사는 곽상도? → 사실 아님

그렇다면 이재명 변호사의 ‘검사 사칭 사건’을 실제로 담당한 검사는 누구일까요? 이는 당시 발행됐던 언론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002년 6월, “이재명 변호사 공무원사칭 혐의 영장”이라는 제목의 스트레이트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해당 기사를 통해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 소속이었던 ‘정성윤’ 부부장검사가 해당 사건의 담당 검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재명 후보도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 담당인 성남지청 정성윤 검사"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한경닷컴
출처: 한경닷컴
출처: 오마이뉴스
출처: 오마이뉴스

 

20년 전의 인연이 ‘같은 하늘 아래서 숨도 쉬고 싶지 않은’ 악연으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50억의 퇴직금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둘의 악연은 시작됐습니다. 지난 9월, 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야말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명실상부한 주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SNS상의 설전은 계속됐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같은 하늘 아래서 숨도 같이 쉬고 싶지 않은 분께 제가 50억을 주었다는 말입니까?”라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결국 9월 27일, 이재명 캠프는 곽상도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이후 곽상도 의원은 재차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인은 이재명 후보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고, 이재명 후보 측의 고발은 ‘무고’라며 맞고소를 예고했습니다.

지난 10월,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가지고 있다면, 길가는 강아지에게 던져 줄지라도 …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와 곽상도 의원 사이의 갈등의 골은 전혀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0년 전 같은 사건을 파헤친 검사와 변호사가 지금은 서로 으르렁대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와 언론에서 ‘이재명 검사 사칭 사건의 담당 검사는 곽상도 의원’이라고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이재명 의원은 ‘파크뷰 특혜 의혹 사건’의 폭로자였고, 곽상도 의원은 이 사건의 담당 검사였습니다. 이재명 검사 사칭 사건의 담당 검사는 정성윤 검사였습니다. 하지만 20년 전에 인연을 맺은 두 당사자는 현재 ‘화천대유의 주인은 누구인지’를 두고 고소·고발하는 악연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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