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서울에 산양이? 서울에 사는 야생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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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서울에 산양이? 서울에 사는 야생동물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11.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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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산에서 산양이 발견됐다. 안산? 경기도 안산은 알겠는데 서울 안산은 어디냐고? 연세대 뒷산이라고 말하면 이해가 빠를 수 있다. 그곳이 안산이다. 서쪽은 연희동이고 동쪽은 무악재 너머 인왕산이다. 여기까지 산양이 왔다는 이야기다. 산양이 대단하냐고? 관점에 따라 대단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야생동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빅 뉴스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서울 시내 복판에서 발견되다니 말이다. 이참에 뉴스톱과 함께 서울의 야생동물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제작: 뉴스톱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제작: 뉴스톱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①산양-경기북부에서 북한산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이 2018년 서울 용마산에서 처음 목격된 뒤 지난해 인왕산에서, 올해 4월에는 안산에서 발견됐다.

국내에서 산양은 주로 강원도와 경기 북부, 경북 일부 지역에서 발견됐으나, 개체 수가 늘어 분산되면서 서식 범위가 서울 같은 도심으로까지 자연스럽게 넓어진 것으로 관련 당국은 보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서대문구 안산에서 산양을 목격했다는 시민 제보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섭식 흔적과 뿔질 흔적 및 털을 발견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시는 이곳에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지속해서 살피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뉴스톱과 통화에서 "2013년부터 경기도 포천, 파주 일대에서 산양 서식이 파악되고 있다"며 "이번 안산에서 발견된 개체는 포천, 파주 등지에서 서식하다가 북한산을 통해 서울 지역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수컷으로 확인됐고 아직 암컷과 새끼가 발견되지 않아 무리를 이뤄 살고 있는지 여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생태원 측은 서식 여건이 유지되면 무리를 이룬 산양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②수달-청계천과 중랑천 등 합류 지점에 서식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본류와 지류 일대의 생태조사 결과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고덕천을지키는사람들, 중랑천환경센터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내천, 중랑천, 고덕천 등 한강 지류 3곳에서 수달 여러 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수달의 흔적을 찾기 위한 현장 답사를 한 뒤 주요 서식처로 보이는 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활동을 살피는 방식으로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성내천, 고덕천, 중랑천과 청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수달의 활동이 확인됐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종이다. 수달은 과거 우리나라 강과 하천에서 흔히 발견됐지만, 남획되고 서식지가 축소되면서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이에 수달은 지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매우 기쁜 일이긴 하나, 수달의 상태는 상처가 나고 배설물에는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발견되어 열악한 서식 환경을 드러냈다"며 "발견된 수달들의 활동 공간은 매우 협소하고 외부 간섭들도 많아 서식처로서 열악했다. 보호를 위한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③삵-암사생태공원에서 발견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 9월 24일 "암사생태공원에서 삵 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삵은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1998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및 보호야생동·식물로 처음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한강사업본부는 "암사생태공원에서 이번에 확인된 개체는 어미로부터 독립한 새끼 삵으로 물웅덩이 주변에서 사냥하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암사생태공원에서 삵이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6월로, 한강변 목재 데크길에서 배설물이 관찰되었고, 이후 탐방로와 관리사무소 주변에서도 종종 배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강사업본부는 생태공원에서 서식 생물종이 다양해지고 멸종위기종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것을 자연성 회복에 중심을 둔 공원관리와 지속적인 생태계 모니터링의 성과로 보고 있다.

 

구조된 참매.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구조된 참매.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④멸종위기 조류-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발견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야생동물(무척추 동물 제외)은 '새'다. 서울시에는 포유류 30종, 조류 235종, 양서류 16종, 파충류2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새호리기(새홀리기), 큰기러기, 참매 등이 발견됐고, 천연기념물로는 황조롱이, 솔부엉이, 소쩍새 등이 발견됐다.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⑤이렇게 많은 야생동물, 실화?

뉴스톱은 지난 9일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설치된 서울시 야생동물센터를 방문했다. 서울에 이렇게 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면 구조되는 동물도 많을 것이라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센터로 들어서자 구조된 야생동물이 머물고 있는 계류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금속성의 맹금류 울음소리도 들렸다.

서울시야생동물센터 김태훈 재활관리사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구조돼 센터로 이송된 야생동물은 1382마리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에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구조된 야생동물만 들어온다. 김 재활관리사는 이어 "센터로 들어온 동물 가운데 멸종위기종은 36마리, 천연기념물은 118마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출처: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홈페이지
구조된 참매 성체. 출처: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홈페이지

 

멸종위기종은 새호리기(새홀리기)가 18마리로 가장 많았고, 큰기러기와 참매가 각각 4마리 구조돼 다음으로 많았다. 천연기념물은 황조롱이가 53마리로 가장 많았고 솔부엉이(36마리), 소쩍새(15마리) 순으로 많았다.

취재진이 센터를 방문했을 때 날개 뼈(척골)가 부러져 구조된 새호리기의 재활치료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다. 센터 한장희 수의사는 새호리기를 마취한 뒤 핫팩을 이용해 부러졌다가 뼈가 붙은 부위에 핫팩을 대고 날개를 쭉 펴서 늘리는 물리치료를 실시했다. 한장희 수의사는 "뼈가 잘 붙어가고 있는데 비행을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관절의 활동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며 "물리치료를 통해 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와 재활을 마치면 센터 안에 있는 '비행 계류장'으로 이동해 비행을 시작한다. 비행 능력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새호리기는 여름 철새라 당장 야생에 풀어놓으면 먹이 활동을 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내년 여름이 올 때까지는 센터에서 지내며 자연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려야 한다.

출처: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출처: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⑥야생동물을 구조하는 방법

인구 천만 대도시 서울에도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흔히 북한산, 관악산 등 큰 산에만 야생동물이 살겠거니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도 야생동물은 발견된다. 실제로 영등포구 주택 방충망에 붙어있던 박쥐가 구조된 사례가 있었다.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고라니가 발견돼 구조되기도 했다. 우리 곁에 언제든 야생동물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당신 주위에서 야생동물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구조가 필요해 보이는 녀석이라면? 김태훈 재활관리사는 "섣부른 구조는 야생동물을 납치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이유는 뭘까? 어미를 잃은 것처럼 보이는 새끼 동물, 특히 고라니의 경우엔 어미를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풀숲에 숨어있는 고라니 새끼를 만났다면 주변 어딘가에 어미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걸 지켜주겠다고 주변을 떠나지 않고 찰싹 붙어있는 행동은 어미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김태훈 재활관리사는 "이런 경우 최대한 멀리 떨어져 최소 3~4시간 정도 어미가 데리러 오는지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다릴 자신이 없으면 지자체(자치구) 야생동물 담당 부서에 연락하면 된다. 함부로 집으로 데려가면 안 된다. 센터는 "야생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을 집에서 키우면 부적절한 사육환경으로 대부분 죽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에 각인된 야생동물은 사람을 겁내지 않게 되어 사람에 지나치게 친근하거나 반대로 매우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 방생이 어렵게 된다"고 설명한다. 허가 받지 않은 자가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것은 불법 행위로 처벌될 수도 있다. 야생동식물보호법 및 문화재보호법에 따라서 야생동물은 반드시 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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