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군 법무관 임관 '여성은 대위, 남성은 중위' 차별?

이수정 교수 라디오 방송 발언 확인해보니

  • 기사입력 2021.12.01 16:54
  • 최종수정 2021.12.01 16:59
  • 기자명 송영훈 기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군 법무관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 교수는 오늘(12월 1일)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자신의 아들과 관련해 발언하던 중 “똑같이 로스쿨을 나왔는데 여자 직업법무관은 대위로 뽑고, 왜 우리 아들은 중위 밖에 못 다는지, 젊은 남성들의 박탈감을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YTN기사 갈무리

해당 발언은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됐습니다. 주로 이 교수의 무지 혹은 착각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군법무관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단기 군법무관과 직업군인의 길을 가는 장기 군법무관으로 구분됩니다. 병역 미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단기군법무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중위로 임관해 3년간 복무 후 대위로 전역합니다. 이에 비해 직업군인으로 근무하는 장기군법무관은 대위로 임관하여 10년 간 복무한 후 계속 연장 복무할 수 있습니다.

군인사법 제12조(장교의 초임계급) ①항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장교의 초임계급은 소위로 하지만 일부의 경우 초임계급을 중위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 또는 군법무관임용시험에 합격한 자로서 법무장교로 임용되는 자와 사법연수원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자로서 군법무관에 임용되는 자’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국방부 홈페이지군법무관 소개 자료에 따르면, 장기 군법무관은 임관 후 10년간 의무복무를 하되, 5년차에 한하여 1회 전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10년 복무 이후에는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전역할 수 있습니다. 단기 군법무관은 임관 후 3년간 의무복무를 하게 됩니다. 특히 “장기 군법무관의 경우 대위로 임관하는 영예도 누리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도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같은 조건의 복무에서 성별에 따라 임관 계급이 다른 경우는 없다”며, 장기 군법무관과 단기 군법무관을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지 출처: 국방부 군법무관 소개 책자
이미지 출처: 국방부 군법무관 소개 책자

과거에는 사법시험 외에 군법무관 임용시험이 따로 있었는데,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점차 늘면서 2005년 합격한 제19회를 마지막으로 2007년에 폐지됐고,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만 군법무관에 지원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이후 2017년 사법시험의 폐지로 인해 신규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자(합격 예정자)만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단기 군법무관은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어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반면, 장기 군법무관은 수행하는 법률 사무가 한정적이라는 이유로 전역 후 개업이 쉽지 않아 지원자 모집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국방부가 임관 2년 만에 소령으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와 의무복무 연한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특히 여성과 지방대 로스쿨 출신들의 관심이 높아 첫 로스쿨 출신 군법무관을 선발했던 2012년에는 7.9: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후 7년 동안 평균 4.5: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정리하면, 군법무관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중위로 임관해 3년을 의무 복무하는 단기 군법무관과 대위로 임관해 직업군인의 길을 가는 장기 군법무관으로 구분됩니다. 이수정 교수의 ‘똑같이 로스쿨 나왔는데 성별로 계급을 다르게 선발한다’는 내용의 발언은 사실이 아닙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안내서>, <올바른 저널리즘 실천을 위한 언론인 안내서> 등의 공동필자였고, <고교독서평설>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KBS라디오, CBS라디오, TBS라디오 등의 팩트체크 코너에 출연했으며, 현재는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비평 코너에 정기적으로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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