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부엉이'라는 새는 없다
상태바
[팩트체크] '부엉이'라는 새는 없다
  • 뉴스톱
  • 승인 2021.12.08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엉이는 올빼미목의 일부 종들을 통칭해 부르는 말

흔히 부엉이는 귀깃이 있고 올빼미는 귀깃이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런 기준으로 올빼미와 부엉이를 나누고 있죠. 학교 생명과학(구 생물) 시간에도 이렇게 배운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부엉이'라는 새가 있을까요? 이번 팩트체크 주제는 생물학의 세부 과목인 분류학과 연관돼 있습니다.

ㅂ 과 ㅇ 으로 간단하게 구분하는 방법. 그림 : 정다빈 제공
ㅂ 과 ㅇ 으로 간단하게 구분하는 방법.
그림 : 정다빈 (김태훈 관리사 제공)

 

◈밤을 지배하는 야행성 맹금류

모든 생물들은 저마다의 특성과 기질을 가지고 여러 환경적 인자와 어우러져 건강한 생태적 순환에 기여합니다. 생물 각각의 삶 속에는 생태적 연결고리가 있죠. 우리나라의 조류는 잠시 들렀다가 떠나는 나그네새, 사시사철 머무르며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텃새,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이동하는 여름과 겨울철새, 그리고 길잃은새(미조)를 포함하여 약 550여종이 관찰됩니다. 그 중 텃새와 철새로 이동하고 또 머무르며 살아가는 야행성 맹금류들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올빼미목에 속하는 조류는 총 12종입니다.

 

흔치 않은 텃새지만 대부분 겨울에 찾아오는 큰소쩍새
흔치 않은 텃새지만 대부분 겨울에 찾아오는 큰소쩍새.
사진: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부엉이와 올빼미?

우리나라의 야행성 맹금류하면 대부분 부엉이 또는 올빼미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합니다. 국내에선 주먹만 한 크기의 새부터 성인남자의 몸통만한 크기의 새까지 다양한 종류의 올빼미과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보통 “모두 올빼미들이다.” 라고 말합니다. 모두 밤에 많은 활동을 하는 새들로 저마다의 생태적 특성에 따라 작은 설치류, 조류, 양서∙파충류, 곤충 등을 잡아먹으며 살아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엉이와 올빼미를 구분 지으려고 합니다. 대부분 뿔 모양으로 솟은 깃털인 귀깃[귀뿔깃; 우각(羽角)]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나누고 있습니다. 형태적으로나마 동물을 구분하기 위한 재미있는 가설인 것 같습니다.

 

◈"부엉이란 새는 없다"… 올빼미목 조류

각 지역에서는 방언으로 부르던 동물들이 많습니다. 매사냥에 대표적으로 활용된 참매라는 새는 수지니, 보라매 등으로, 매 역시 송골매, 해동청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작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지역적 특색이 다소 구분된 우리나라에서는 분류학적 기준이 확립되기 이전에 불리던 이름들이 전해 내려오면서 하나의 고유 이름처럼 지정된 경우이거나 방언(=사투리)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올빼미목 조류들은 모두 올빼미목에 속하는 친척관계입니다. 굳이 올빼미와 부엉이를 나눠 부를 필요가 없는 것이죠. 분류학적으로 이 동물들의 고유이름에 초점을 맞춰 불러주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부엉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귀깃이 없는 종이 있고, 부엉이라는 이름을 가지지 않았지만 귀깃이 있는 종이 있어 되레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태적인 특징 중 하나인 귀깃은 이 동물들을 나누는데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아닌 것이죠. 영어로는 모두 owl 이라는 한 단어로 통합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큰소쩍새(좌)와 솔부엉이는 이름에 부엉이의 유무가 확실하지만 귀깃의 유무는 오히려 상반된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큰소쩍새(좌)와 솔부엉이는 이름에 부엉이의 유무가 확실하지만 귀깃의 유무는 오히려 상반된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그렇다면 귀깃은 왜 있는 것일까?…귀깃의 역할

귀깃은 영어로 ear tuft 라고 합니다. 3~4개의 깃털이 다발로 삐쭉 솟은 형태로 포유류의 귀와 비슷하지만 조류의 청력 기관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조류의 귀는 오히려 눈 옆쪽에 구멍처럼 형성되어 있죠.

 

큰소쩍새의 귀는 구멍의 형태이다.
큰소쩍새의 귀는 구멍의 형태이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귀깃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위장입니다. 피식자 입장의 올빼미목 조류는 천적에게 들키지 않고 잠을 자거나 사냥하기 위해 귀깃을 세워 나뭇가지나 나무의 몸통과 비슷하게 보이게 하려는 것이죠. 실제로 나무 옆에서 귀깃을 세우고 게슴츠레 눈을 뜨고 있는 큰소쩍새를 만나면 주변 색과 어우러지는 모습에 감탄하게 됩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서도 눈 색으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서도 눈 색으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두 번째로는 치장입니다. 좋은 짝을 찾아 번식하기 위해 자신을 꾸미는데 활용하며 귀깃이 크게 치켜세워 풍채가 위풍당당해 보이도록 하는 것이죠. 하지만 가설의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귀깃을 사용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관찰,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사나운 생김새를 연출하여 포식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올빼미목 조류들 대부분은 포식자에게 자신을 들켜 위험에 처했을 때 어깨를 들어 올리고 날개를 활짝 펴 자신의 몸을 크게 보이게 합니다. 이 때 뾰족 솟은 귀깃으로 자신을 좀 더 강해보이게끔 합니다. 하지만 모두 가설일 뿐 귀깃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해주는지는 연구가 더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경계행동을 하는 수리부엉이는 눈 위쪽 귀깃을 꼿꼿이 세운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경계행동을 하는 수리부엉이는 눈 위쪽 귀깃을 꼿꼿이 세운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국내 서식하는 올빼미목 조류 12종
국내 서식하는 올빼미목 조류 12종

 

◈그렇다고 다 같은 올빼미가 아니다…분류학적 해석

올빼미목 조류는 총 12종이 우리나라에서 살아갑니다. 부엉이와 올빼미를 구분하더라도 부엉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종은 솔부엉이,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4종이나 있죠. 그냥 ‘부엉이’라고 할 수 없는 개체들입니다. 때문에 12종의 이름을 다 외울 순 없지만 숲의 가장자리나 도심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새는 알아두면 좋은 상식이 될 겁니다. 개활지를 선호하는 종이 있고, 우거진 침엽수나 활엽수림을 좋아하는 종도 있습니다. 산 가장자리에서 민가 근처 사람들과 가까이 서식하는 종도 있죠. 큰소쩍새를 큰소쩍새라 부르지 못하고, 솔부엉이를 솔부엉이라고 해주지 못한다면 이 새들이 섭섭해 할지도 모릅니다. 주변에 살아가는 새들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는 순간 하나하나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생동물은 우리 주변에 언제나 있으니까요.

 

올빼미목에서 올빼미를 담당하고 있는 올빼미입니다.
올빼미목에서 올빼미를 담당하고 있는 올빼미입니다. 사진: 서울야생동물센터 제공

참나무를 아시나요? 우리나라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죠. 신갈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부엉이'라는 새는 없습니다. 올빼미목에 속하는 조류 12종이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을 뿐이죠. 엄밀히 따지자면 '부엉이류'가 있을 뿐입니다. 일부에선 귀깃의 유무로 부엉이와 올빼미를 나누기도 하는데요. 솔부엉이는 귀깃이 없습니다. 소쩍새는 귀깃이 있지요.

부엉이는 올빼미목의 일부 종들을 통칭해 부르는 말입니다. '부엉이류'에 속하는 조류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종은 솔부엉이,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4종입니다. '부엉이 팩트체크' 끝!

글: 김태훈 서울야생동물센터 재활관리사

뉴스톱   contact@newstof.com  구독하기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