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수정 “강력범죄 피해자의 80%가 여성이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12.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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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검증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수정(경기대 교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의 “강력범죄 피해자의 80%가 여성이다”라는 발언에 대한 검증 요청입니다. 이 위원장은 12월 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강력범죄 (피해자)의 80%가 우연히도 성별이 여성이다 보니까 그런 안전 정책, 피해자 보호정책은 사실은 남성 위주가 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통계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YTN 유튜브 영상 갈무리
YTN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수정 교수를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교수가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주장한 반면, 이준석 대표는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범죄 항목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강력범죄 ▲절도범죄 ▲폭력범죄 ▲지능범죄 ▲풍속범죄 ▲특별경제범죄 ▲마약범죄 ▲보건범죄 ▲환경범죄 ▲교통범죄 ▲노동범죄 ▲안보범죄 ▲선거범죄 ▲병역범죄 ▲기타범죄

이 가운데 강력범죄(強力犯罪)는 사전적으로는 ‘살인, 강도, 강간 등 그 죄의 정도가 중하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강한 범죄’, ‘폭력이나 무기를 사용하여 저지르는 범죄’를 의미하며, 관련된 법으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인용하는 경찰청 범죄통계에서는 ‘살인, 강도, 성폭력, 방화’를 강력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통계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의 원 출처는 「경찰청범죄통계」입니다.

이미지 출처: 국가통계포털
이미지 출처: 국가통계포털

2020년 전체 강력범죄 피해자는 2만4332명입니다. 남성은 2821명, 여성은 2만1006명, 성별불상이 505명이었습니다. 성별불상을 제외하고 피해자를 남녀성별로 구분하면 남성이 11.8%, 여성이 88.2%였습니다. (성별불상을 포함시, 남성 11.6%, 여성 86.3%, 성별불상 0.21%)

2011년까지 최근 10년간의 통계(성별불상 제외)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2011년~2020년까지 10년간 강력범죄 피해자의 남녀비율은 남성이 13.3%, 여성이 86.7%였습니다.

강력범죄 피해자 성별 수치 (단위: 명, 성별 불상 제외)
강력범죄 피해자 성별 수치 (단위: 명, 성별 불상 제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범죄동향 이슈통계에서도 “2014년을 기준으로 할 때, 강력범죄의 피해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8배가량 많습니다. 2005년 이후 10년간 강력범죄 피해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80% 안팎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는데요, 2010년 이후 전체 강력범죄 건수의 증가와 함께 여성 피해자의 비율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연령대별 비교를 통해 “20세 이하와 30세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여성피해자의 비율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여성 피해자 비율이 훨씬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낮은 연령층일수록 여성들이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자료를 종합하면, 이수정위원장의 “강력범죄 피해자의 80%가 여성”이라는 발언은 사실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견도 있습니다. 전체 범죄피해자를 따져보면 남성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해당 주장도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홈페이지 경찰청범죄통계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2020년)기준으로 전체 범죄 피해자는 158만7866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남성이 73만9995명, 여성이 45만8318명, 성별 불상이 38만9553명이었습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전체로 보면, 남성피해자가 815만6028명, 여성피해자는 440만5627명으로 남성피해자가 여성피해자의 거의 두 배에 육박했습니다.

범죄 피해자 성별 분류 (단위: 명)
범죄 피해자 성별 분류 (단위: 명)

공교롭게도 이수정 위원장도 12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약자동행 범죄피해자보호 1호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실제 통계를 보면 범죄 피해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강력 범죄 피해자 중에 중상해를 입은 남성이 꽤 많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성별 구분만으로는 특정 성별에 대한 편견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전체 범죄 피해자 통계에서 남성의 비율이 높아서 남성이 더 위험하다는 주장이 유효하다면 반대로 가해자 통계를 통해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찰청 범죄자 통계에 따르면,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압도적입니다. 전체범죄 가해자의 80%를 넘고, 강력범죄 가해자로는 9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경찰청 범죄통계
자료 출처: 경찰청 범죄통계

강력범죄 피해자 통계에서 유의미하게 볼 부분이 있습니다. 성폭행과 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의 비중이 크다는 것입니다. 남녀를 포함한 전체 강력범죄 피해자의 82%, 여성피해자의 95%가 여성 성범죄 피해자였습니다. 전체 범죄통계에서 성매매 범죄가 많은 풍속범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일정한 성비 비율을 보이는데 비해 성범죄는 횟수와 성비에서 크게 두드러집니다.

이미지출처: 국가통계포털
이미지출처: 국가통계포털

성범죄 피해자의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강력범죄피해자의 여성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합니다. 앞서 '20세 이하와 30세 이하의 연령층에서 여성피해자의 비율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동향 통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수정 위원장의 '강력범죄 피해자의 80%는 여성이다'는 발언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성범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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