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탈원전 정책 때문에 미세먼지 악화?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9.01.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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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에 수십만 명이 동의한 국민청원

최근 미세먼지로 대기환경이 악화된 것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짜뉴스가 종종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탈원전 정책 때문에 미세먼지 악화?

SBS 방송화면 캡처

미세먼지가 늘어난 이유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권은희 최고의원의 발언에 대해 SBS와 JTBC에서 팩트체킹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 가운데 “화력발전소 7기를 새로 짓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폐쇄하는 화력발전소도 있다. 현 정부에서 10기를 폐쇄할 계획인데 지금까지 서천 1, 2호기, 영동 1, 2호기 이렇게 4기가 폐쇄됐다.

석탄 발전 비중도 줄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해 1월~11월, 42.4%였는데 2017년 같은 기간엔 43.7%였다. 이 시기 원자력 비중도 27.5%에서 23.4%로 내려갔다.

석탄 발전으로 생긴 미세먼지도 주는 추세다. 2016년 1분기 7951톤이었는데, 2017년 같은 기간 7746톤으로 줄었고, 2018년 1분기엔 6521톤이었다.

하지만 최대 발전량을 보면 폐쇄하는 10기를 합친 것보다 새로 짓는 7기가 2배 이상 크다. 그래서 나 원내대표 말처럼 발전소를 다 짓고 가동을 시작하면 화력 발전 비중이 실제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발언은 성급한 면이 있다. ‘탈원전’은 장기적으로 2031년까지 원전 비중은 줄이고 그 빈자리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것이지, 석탄으로 채운다는 게 아니다. 2017년 31.6%를 차지했던 석탄 발전의 비중을 2031년에는 20% 초반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으로 미세먼지가 느는 방향으로 간다”라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2. ‘13월의 월급’은 줄고 세금은 늘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지난 15일 연말정산이 시작된 뒤 “13월의 월급은 옛말이다. 오히려 세금 폭탄이 늘었다”는 반응이 일부에서 나왔다. JTBC에서 확인했다.

지난해 결산 자료를 확인해 봤더니 환급액은 사상 최대였다. 1200만 명이 6조 6000억 원을 돌려받았다. 1명당 55만 원 꼴이다. 반대로 322만 명은 2조 7000억 원을 추가로 냈다. 1인 평균 85만 원 정도다. 연말정산 대상자 중에서 각각 66%, 17%가량이었다.

세금을 돌려받는 사람의 비율도 매년 일정했다. 2014년 귀속분부터 매년 66% 안팎으로 환급을 받아오고 있다. 추가 납부자도 16~17%선이었다. 세법이 바뀐 뒤에 제도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월의 폭탄은 언론이 만든 프레임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부양가족이 늘거나 소비가 달라졌다면 액수도 바뀔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환급 비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 가짜뉴스에 수십만 명이 동의한 국민청원

MBC 방송화면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짜뉴스와 확인되지 않는 주장이 올라와 사회 갈등만 부추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MBC가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개 도살을 멈춰 달라”며 개가 피를 흘리며 젖을 주는 사진을 첨부한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람은 동물보호 활동가의 목격담이라며 “경기도 군포의 개 농장에서 망치로 개의 머리를 내리쳤고, 머리를 다친 개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며 죽었다”고 전했다.

곧 인터넷 뉴스와 SNS를 통해 퍼졌고, 20만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동물권 단체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청와대가 빨리 입장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개의 사연이다. 2016년 10월, 태국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미 개는 차 사고로 눈이 튀어나오고 아프지만 자기 강아지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는 내용으로 방송했다. 태국에서 교통사고 당한 개가 한국에서 망치로 맞아 죽은 개로 둔갑한 것이다.

청원 동의가 20만 건을 넘은 “중국 알루미늄 공장을 막아주세요”라는 게시물은 “중국 기업이 환경 규제 때문에 자기 나라엔 알루미늄 공장을 못 짓고, 전남 광양에 세우려고 한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숨이라도 쉬면서 살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모두 사실과 다르다. 중국 정부 규제 때문에 공장이 한국으로 오는 것도 아니며, 광양 공장은 알루미늄 제련이 아닌 가공만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 걸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올라 온 국민청원은 약 38만 건으로 이 가운데 가짜뉴스였거나 명예훼손 등에 해당해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삭제한 글은 7만 건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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