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준석, 장애인 시위 관련 ‘인질’이라고 한 적 없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2.04.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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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과 시위방식을 놓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1대1 생방송 토론이 13일 진행됐습니다. 1시간 20분간 방송시간이 모자라 1시간여 유튜브 중계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박경석 대표가 이준석 대표의 '볼모'와 '인질'이라는 단어 사용으로 인해 장애인들에게 어마어마한 욕설이 들어온다고 말하자 이준석 대표는 "투쟁은 항상 세게 하시는데 어휘에는 되게 민감하신가 보네요. 볼모라는 단어에 그렇게 마음이 상하셨으면"이라고 받아쳤습니다. 이어서 "저는 인질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 주장의 사실 여부가 논란이 되어, 뉴스톱이 '인질'이란 단어 사용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앞서 여러 언론은 이준석 대표가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해 '볼모'와 '인질'이라는 표현을 쓰며 시위방식을 문제삼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만약 이준석 대표가 '인질'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다면 이들 언론은 오보를 낸 것입니다. 

확인 결과 이대표는 페이스북에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20여개의 장애인 시위관련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여러 게시물에서 '볼모'라는 표현을 쓴 바 있습니다. 그런데 3월 25일 게시물에는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하여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한 번이기는 하지만 인질이라는 표현은 분명히 썼습니다.

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대표는 볼모와 인질의 뜻이 다른 것처럼 생각해 인질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두 단어의 부정적 정도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볼모’는 약속 이행의 담보로 상대편에 잡혀 두는 사람이나 물건, ‘인질’은 약속 이행의 담보로 잡아 두는 사람을 뜻합니다.

분명한 것은 박경석 대표가 말했듯이 이 대표의 언급 이후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지만 혐오표현도 늘어났다는 겁니다. (토론회 실시간 영상 댓글창에서도 혐오표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하루에 몇차례식 전장연 사무실로 협박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습니다. 'X신 단체 맞냐. 언제까지 시위할 거냐' 등의 위협적 발언이 이어진다는 겁니다. 12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분석결과 이 대표의 언급 이후 악플과 장애 혐오 댓글의 비율이 급증하였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딥러닝 기반 혐오탐지 모델인 ‘HateScore’를 사용해 분석한 해당 게시글은 13일 토론에서 박경석 공동대표가 인용하기도 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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