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바이든이 치매? 전체 영상 확인해보니 '거짓'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2.04.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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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화제가 된 뉴스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연설 중 허공에 악수, 치매설 다시 불거져’라는 내용입니다. 국내 주요 언론은 거의 모두 해당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A&T 주립대학에서 약 40분 정도 연설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크고 역사적인 흑인 대학이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및 청정에너지 분야의 일자리를 위해 학생들을 준비시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린즈버러가 미래가 쓰여 지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논란이 커지게 된 건 ‘워싱턴 프리 비컨(The Washington Free Beacon)’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트위터 게시물때문이었습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미국의 보수적인 정치 저널리즘 사이트로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보수운동가인 폴 싱어(Paul Singer)가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유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몸을 돌려 허공으로 악수를 하려다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배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1,25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18일 저녁 6시 기준 2만8천회 리트윗(retweet), 2만1천회 인용, 11만5천회 좋아요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테드 크루즈(Ted Cruz) 텍사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해당 트윗(tweet)을 리트윗하면서 온라인에서 광범위한 조롱이 이어졌고, 미국 현지 일부 매체는 물론 영국의 인디펜던트데일리메일도 기사화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40분 연설 중 30초라는 극히 일부의 특정 장면이라는 것이 의심을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즈버러 지역 TV방송인 WFMY News2의 보도를 통해 전체 영상이 확인됐습니다. (1시간16분39초에 해당 장면)

미국의 온라인뉴스사이트인 ‘International Business Times’는 해당 영상을 통해 팩트체크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영상을 통해 확인한 결과 바이든은 연단 뒤 왼쪽에 있는 청중들을 향해 손짓을 한 것이었고, 이어 반대쪽에 있는 청중들을 향해서도 손짓을 했는데 이 부분은 마이크에 가려졌다. 바이든이 허공에 악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거짓(False)으로 판정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공공방송이자 케이블 텔레비전 네트워크인 C-SPAN은 측면에서 해당 장면을 찍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연설 후 바이든의 양쪽 청중을 향한 시선과 손동작을 좀 더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팩트체크 사이트인 스놉스(Snopes.com)도 해당 영상을 소개하며 '소셜미디어에서 동영상을 볼 때 (의도적일 수 있는) 캡션(caption: 제목·자막·설명)에 조심해야 하고 짧은 영상은 전체 영상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도했습니다.

1942년생으로 올해 79세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종종 공화당을 비롯한 반대세력으로부터 '치매설' 공격을 받았습니다. 몇 차례 이름이나 단어를 실수하는 등 일부 의심의 여지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허공 악수' 영상은 미국 현지에서도 '근거가 부정확하고 의도적인' 반대세력의 공격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치매설이 돌아서 김 후보가 1차 TV토론회 직전에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병원의 건강진단서 사본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2017년 대선때는 문재인 후보의 치매설을 유포한 20대가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바이든이 연설 후 허공에 악수를 청해 치매설이 불거졌다는 국내 보도는 '팩트체크 없는 외신 따라쓰기 보도'였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팩트체크 결과 거짓으로 판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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