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마스크, 정말 효과 없고 건강에 해롭나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9.01.2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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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국의 초미세먼지농도가 2015년 첫 관측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도 최악이다. 언론 등을 통해 국내 미세먼지의 원인과 현황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세먼지 대비 필수품처럼 되어버린 마스크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미세먼지 마스크가 효과가 없고 일부에게는 오히려 건강에 유해할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주대 장재연 교수 "미세먼지 마스크 효과 의문"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기도 한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재연 교수는 지난 12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세먼지 마스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마스크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얘기합니다. 마스크를 ‘제대로’ 쓰면 숨쉬기가 불편합니다. 초미세먼지까지 걸러주는 마스크라면 더욱 그렇겠죠. 이런 점 때문에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하는 게 어떤 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어 오마이뉴스의 ‘미세먼지 마스크의 불편한 진실’ 기사를 통해서도 미세먼지 마스크의 ‘효용성’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1988년 박사학위 논문 <대기 중 부유 분진의 돌연변이원성 및 미량 유기오염 성분에 관한 분석적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기 중 먼지에 발암물질 48종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확인한 바 있다.

장 교수의 주장은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의 게시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강요되는 마스크는 미세먼지 제거율이 높을수록 건강에 해롭다. 환경부는 국제 학계와 다른 나라 정부와는 달리 마스크 효용에 대해 확신하고 언론 역시 아무런 의심 없이 마스크 착용을 강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호흡기질환자ㆍ노약자는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 주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황사, 미세먼지 등에 대한 방지책으로 보건 마스크를 인증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배포한 ‘보건용 마스크 구입요령’자료를 통해, “허가된 ‘보건용 마스크’ 포장에는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80’, ‘KF94’, ‘KF99’가 표시되어 있는데, ‘KF((Korea Filter)’ 문자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더 크지만, 숨쉬기가 어렵거나 불편할 수 있으므로 황사‧미세먼지 발생 수준, 개인별 호흡량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장 교수의 “미세먼지 제거율이 높을수록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이상 걸러낼 수 있으며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걸러낼 수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크고 얼굴에 밀착률이 높은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높은 차단효과로 마스크 안쪽에 습기나 물기가 맺히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세먼지 제거율이 높다는 건 흡입 공기에 대한 저항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품의 성능이 좋을수록 사람에 따라 숨쉬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미국 흉부학회(American Thoracic Society)는 1996년 배포한 보호용 마스크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호용 마스크 착용이 숨쉬기를 힘들게 만들어 폐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2008년 제작 배포한 환자용 교육자료를 통해, “폐 및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마스크 착용시 호흡 곤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미 흉부학회(ATS) 홈페이지 갈무리

미 식품의약국(FDA)도 “만성적인 호흡기, 심장 질환 또는 다른 의학적 문제가 있는 경우 N95 마스크를 사용하기 전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N95 마스크가 착용자의 호흡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장 교수의 “마스크의 미세먼지 제거율이 높을수록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특히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거나 호흡기가 약한 노약자들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성인도 개인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하지만 호흡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성인의 경우는 어떨까?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차단효과가 높은 마스크를 오래 착용할 경우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지만,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 사용이 미세먼지를 바로 흡입하는 것보다 나쁘다는 근거는 없다.

미세먼지방지 인증을 받은 마스크의 효과에 대한 검증은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4월 10일자 ‘미세먼지 유일한 ‘방패’ 마스크, 효과 직접 시험해보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공식 시험검사기관을 찾아 확인한 결과 ①마스크와 얼굴 틈으로 미세먼지가 새는 비율인 ‘누설률’ ②마스크가 먼지를 걸러내는 비율인 ‘분집포집효율’ ③숨쉬기 어려운 정도인 ‘흡기저항’ 등을 시험해 합격한 제품에만 미세먼지용 마스크 마크(KF)를 붙여준다고 보도했다.

장 교수는 “마스크를 피부에 완전히 밀착시켜야 효과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마스크 틈새로 다 들어오게 된다”고 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식약처는 ‘안면부 누설률’을 감안해 허가를 하고 있다. 

결국 호흡기관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성인의 경우 미세먼지방지 마스크의 효용성은 개인에 따라 또 사용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밀착률이나 장기간 사용 등의 이유로 호흡에 곤란을 느낄 정도라면 착용을 안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장 교수도 “마스크는 개인의 선택에 의해 쓰는 개인보호구다. 미세먼지 오염으로 몸에 불편함을 느끼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런 불편함이 사라지는 사람, 또는 심리적으로라도 안정되는 사람은 자기 책임과 판단에 의해 마스크 착용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장 교수는 “미세먼지 오염과 관련해서 마스크 착용에 관한 권고를 명시적으로 하고 있는 국가로 우리나라 말고는 싱가포르가 있다”고 했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상당수 선진국은 미세먼지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한국의 미세먼지가 OECD 국가 중 최악의 수준이고, 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앞선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출처 : e-나라지표>

 

미세먼지 마스크 효과 논란은 진행중

장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최근 연구도 있다. 지난 21일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식품환경위생노동청(ANSES)의 전문가위원회가 실시한 ‘대기 환경과 관련된 위험성 평가’ 연구결과, 마스크의 오염물질 차단율이 실험실에서는 매우 효과적이라도 실제 사용 조건에서는 그 효과를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에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의 차단률이 95~99%에 이르러도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효과는 60%대로 감소되거나 심지어 0%로 전혀 반영하지 않기도 해 실생활에서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마스크 대부분이 안면 윤곽에 따라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강한 신체 활동을 하는 즉시 마스크의 오염물질 차단율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내용은 현재까지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검증한 임상 연구는 거의 없으며,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 연구도 매우 적은 인원이 참가해 단기간으로 측정된 실험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도 ‘미세먼지 마스크 건강피해 저감효과 분석 및 향후 추진계획’을 주제로 최근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전문가와 언론에서 다른 의견이 나왔고,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 보완을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지의 논란을 통해 확인된 팩트는 다음과 같다. ①미세먼지방지 마스크는 실험실 등의 제한된 환경에서는 성능을 보였지만 실생활에서는 효과가 감소되었다. ②호흡기 유질환자나 노약자의 경우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③건강한 일반인의 경우도 개인별 판단에 따른다.

결국 미세먼지방지 마스크의 효용성은 여전히 확인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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