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하이퍼루프로 '의정부-인천 30분 시대' 연다?
상태바
[분석] 하이퍼루프로 '의정부-인천 30분 시대' 연다?
  • 이채리 팩트체커
  • 승인 2022.05.18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하이퍼루프 공약 실현 가능성 따져보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의 하이퍼루프(Hyperloop) 공약이 화제가 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정부에서 고양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까지 30분 내로 이동하는 차세대 운송수단 하이퍼루프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공약 이행 가능성에 의문을 보였다. 과연 '하이퍼루프 도입을 통해 경기북부-인천국제공항 30분 시대를 만든다'는 공약은 실현 가능할까?

 

출처: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페이스북
출처: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페이스북

하이퍼루프는 2013년 8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구상해 발표한 개념으로 공기압의 압력 차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튜브형 초고속열차이다. 승객이 탄 캡슐은 진공 터널을 통해 이동한다. 최고 주행속도는 시속 1,280km까지 가능하다. 부산과 서울을 2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한국 고속철도 속도의 4배 수준이다.

2020년 4월 3일 국토교통부는 2019년 1년간 수집된 수도권 교통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통카드 데이터 기반 대중교통 이용실태 분석>을 발표했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경우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는 평균 1시간 27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서울 1시간 30분, 경기→서울 1시간 24분이 걸린다. 한 달 20일만 출근한다고 해도 1년에 720시간, 한 달을 길 위에서 보내는 셈이다. 경기도지사 후보자들은 경기도 유권자들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김은혜 후보의 하이퍼루프가 임기내에 실현 혹은 적어도 착공만 된다고 해도 경기도민의 삶은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뉴스톱은 구체적인 공약 실행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일부터 김 후보자 측에 총 12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후보자 SNS 계정, 메일 등을 통해서도 취재 요청을 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대신 실현가능성을 분석했다. 

 

■ 처음 고안한 미국에서도 빠르면 2040년 상용화 기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테슬라 모터스는 2013년 <hyperloop-alpha>라는 제목의 논문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하이퍼루프 운송시스템의 초기경로, 예비설계 및 물류 관련 내용을 기술했다. 하이퍼루프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3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도록 제안된 운송 수단이다. 하이퍼루프 운송 시스템은 캡슐, 튜브, 추진력, 경로 4가지 고유의 구성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아래 그림처럼 길게 늘어진 튜브를 따라 각각 28명의 승객을 실은 밀봉 캡슐이 로스앤젤레스 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평균 2분마다 출발한다. 튜브는 강철로 만들어졌으며 캡슐이 양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두 개의 튜브가 함께 용접 처리된다. 추진력은 선형 가속기, 로터(Rotor: 회전 기계에서 회전하는 부분을 통틀어 이르는 말) 등을 통해 발생된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향하는 경로 사이에 튜브를 분할해 여러 정거장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저압 상태의 튜브 안에 들어 있는 열차는 가압과 공기역학적 양력이 작용하는 공기쿠션으로 움직이게 된다.

출처: 테슬라 모터스
출처: 테슬라 모터스 
출처: 테슬라 모터스
출처: 테슬라 모터스

하지만 현재 하이퍼루프는 상용화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상용화 예측 시기는 제각각이다. 하이퍼루프 첫 유인 운행에 성공한 바 있는 버진하이퍼루프는 사용화 시기를 2030년으로 내다봤다. 2025년까지 안정 인증을 받고 2030년부터 상업 운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최신기술 전문리서치 업체 럭스리서치는 정부 지원 등이 이뤄져야만 이르면 2040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국내에서도 2009년부터 개발 시작했지만 2036년 상용화 예상

일론머스크가 2013년에 먼저 하이퍼루프를 제안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국도 4년 전부터 하이퍼루프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이미 2009년부터 하이퍼루프와 유사한 개념의 하이퍼튜브(HTX)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철도연은 아진공 상태(0.001기압 이하)의 튜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축소형 튜브 공력 시험 장치를 통해 속도 시험을 진행했고 0.001기압 수준에서 시속 1019km의 속도를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하이퍼루프와 하이퍼튜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철도연 관계자는 하이퍼루프라는 개념은 예전부터 있어 왔던 개념이며 우리나라에서 기술 개발을 2009년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차이점을 이야기할 정도로 기술 개발이 완성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유튜브
출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유튜브

미국에서는 2020년 하이퍼루프 첫 유인 주행을 통해 개념을 구체화했다. 하지만 최대 시속 172km에 그쳤다. 한국은 냉동기 없이 운행 가능한 초전도자석(하이퍼튜브 차량의 엔진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자기부상철도의 초고속 주행에 필요한 자기장을 만드는 핵심 장치)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하이퍼루프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하이퍼루프 개념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아직까지 기술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다. 작년 보도에 따르면 철도연 관계자는 당시 하이퍼튜브 상용화시기를 2036년으로 예상했다. 뉴스톱은 5월 10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의 통화에서 하이퍼튜브의 상용화 시기를 문의했다. 관계자는 하이퍼튜브 R&D를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하이퍼튜브의 개발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고 답했다. 

현재 테슬라 모터스의 하이퍼루프 사업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월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향후 몇 년간 보링컴퍼니(지하터널 굴착 회사)가 하이퍼루프 구축을 시도할 것(In the coming years, Boring Co will attempt to build a working Hyperloop.)"이라고 밝혔다. 보링컴퍼니도 다음 날 본격적인 하이퍼루프 테스트를 올해 말 시작하겠다(Hyperloop testing at full-scale begins later this year)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렸다. 하이퍼루프 사업은 구축 및 시험 단계에 있다. 

출처: Elon Musk 트위터
출처: Elon Musk 트위터
출처: The Boring Company 트위터
출처: The Boring Company 트위터

또한, 하이퍼루프는 노선 설정을 위해 몇 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튜브의 위치, 캡슐의 최대 속도, 승객의 가속도, 직선 모터 튜브 섹션의 위치, 지역적·지리적 제약 등이다. 특히 경로는 도시 지역, 산맥, 저수지, 국립 공원, 도로, 철도, 공항 등 기존의 구조를 존중해야 한다.

출처: 테슬라 모터스(경로 설정 고려 사항)
출처: 테슬라 모터스(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경로 설정 고려 사항)

의정부와 인천공항을 연결할 하이퍼루프도 지역적·지리적 제약 등을 고려해 노선 설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알려지거나 공개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없기에 기자 임의로 의정부시, 고양시, 인천공항을 최단 거리로 연결해 인근 지형을 파악했다. 위성 영상 지도 서비스 Google 어스를 통해 지도, 지형 및 3D 건물 정보를 확인했다. 하이퍼루프 경로 일대에는 잔구성 산지와 도로, 공항, 주거지 등 다양한 고려 요소들이 존재했다. 지하화를 하더라도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혹은 설계 비용, 세부적인 계획 등이 철도사업 추진절차에서 설명돼야 한다. 

출처: Google earth
출처: Google 어스

정리하면 김은혜 후보가 공약한 하이퍼루프는, 개념을 제안한 일론 머스크 조차도 올해 5월부터 구축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용화는 최소 10년에서 20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지사 임기 4년 안에 경기북부-인천국제공항 30분 시대 개막은 물론 착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