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손솔 "기득권 균열을 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 기자명 이채리 기자
  • 기사승인 2022.05.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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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총 7천 561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가운데 청년층에 해당하는 만 39세 이하 후보자는 총 729명(29세 이하 175명 포함)으로 10%에 미치지 못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연령 기준이 기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하향되면서 지난 지방 선거에 비하면 청년 후보자의 비율이 높아진건 사실이지만 인구비례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여야에서도 젊은 정치인 영입에 신경을 쓰는 듯 보였다. 기성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뉴스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만 30세 미만의 젊은 후보자들을 차례로 인터뷰했다. (기사 순서는 인터뷰 진행순)

※ 기초의회의원 출마자 가운데 주요 공약을 제시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요청을 했고 요청에 응한 주요 정당 후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인터뷰 후 선관위가 운영하는 '후보자 정보공개'에 공개된 이력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사 발행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뉴스톱은 논의끝에 이 후보에 대해선 기사 출고를 하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① 진보당 손솔 "기득권 균열을 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② 더불어민주당 신정태 "현장에서 제일 많이 뛰어보고 싶다"

③ 정의당 김지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직접 현장에 나서겠다"

지방선거 사전 투표 첫날 5월 27일 오전, 서대문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보당 손솔 후보(27)를 만났다. 현재 서대문 일상회복지원금 운동본부 멘토단 대표로 있다. 대학 시절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지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민중당(현 진보당) 비례후보로 출마했다. 손솔 후보는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반짝 이벤트성으로 끝나기보다는 지역에서 꾸준히 좋은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 어떤 계기로 다시 지방선거에 출마했나

그때는 국회의원 비례였고 지금은 기초의원인데 입법을 하는 일이나 행정이 하는 일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원래는 법을 바꾸는 일에 관심이 더 있었는데 지역에 와서 보면 법이 만들어진 틀을 실행하는 곳이 지역이고,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실행해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동네를 많이 바꾸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정치에서 예산 같은 거는 크게 정해지잖아요. 이게 실제로는 구에 들어와서 예산이 배정되는 것이거든요. 여성가족부 예산에서도 아이 돌봄에 관련된 예산이 배정이 돼서 건강가정 지원센터라는 곳에서 노동자들을 위해 운영하고 학부모와 매칭하고 이런 일들이 동네에서 진행이 되는 거예요. 예산이나 법이 정한 게 행정에서 지역으로 집행되는 데 있어서 실제로 그래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중요하구나 생각을 하면서 기초의원에 제 역할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일을 어디서든 잘하고 싶었어요.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할 때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은 학교가 강하게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했어요. 이화여대는 등록금 자체가 비싼 학교이기 때문에 동결하거나 일부 인하를 하는 방향이었는데 학교에서 강하게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들고 왔었어요. 예술 단대의 경우 등록금이 500만 원이 넘어간단 말이에요. 그런데 인상을 하겠다고 하니깐 학생들의 반발이 컸고 그것에 대해서 항의를 강하게 했었는데 학교에서는 꿈쩍도 안 하고 대화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때 당시 총리가 한번 학교를 방문하고 나서 그 얘기가 쏙 들어간 거예요.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정치적 개입력을 갖지 않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구나 이런 걸 그때 많이 느꼈고, 정치가 정당활동이라기보다는 대학생의 삶에도 정치가 들어가 있구나, 우리의 삶에 정치라는 게 이렇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정치 활동이라는 것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우울하고 경쟁에 지쳐있고 이런 게 안타깝고 기여를 하고 싶어서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어서 심리학과에 갔었어요. 친구가 울어요. 옆에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기분이 좋아졌데요. 그런데 3일있다가 또 울어요. 그러니깐 이 문제가 결국 해결되지 않으면 잠깐 회복해도 또다시 그 상태로 힘들어지니깐. 애초에 존재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에 개입을 하다 보니깐 총학생회장도 하게 됐고 정책 공부도 하게 되고 그랬습니다. 

손솔 후보자가 뉴스텁과 인터뷰 하고 있다.
뉴스톱과 인터뷰하는 손솔 후보

- 젊은 정치인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고충

이거는 다른 분들과 인터뷰를 해도 비슷할 것 같은데 돈이 제일 크고요. 선거에는 돈이 들기 때문에 그래도 이번에 정치 개혁을 해서 청년 후보자에 대한 기탁금이나 선거금 반환 기준이 바뀌기는 했지만 나가는 모든 게 선거 활동을 하려면 재정적인 걸 어떻게 해결할지가 모든 후보자들의 고민일거고 후원을 받기는 하는데 사실 후원 같은 경우도 인적 네트워크가 많이 있지는 않잖아요. 살아왔던 경험이 다르니깐. 그게 제일 기본적으로 쉽지 않아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구의회나 지역에서는 저 빼고 다 전현직 의원님들이세요. 저의 같은 구의원 후보에 있는 분들도, 이 동네가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데 타지에서 서울로 전입한 비율이 되게 높고 대학가이기 때문에 1인 가구도 많고, 사실 그런 사람들은 지역에서 많이 활동을 하지 않거든요. 이런 케이스가 되면 동네에서 아는 사람은 아닌 거예요. 이런 면에서 인지도가 뒤쳐지기 시작하는 거죠. 그 지점은 저의 약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가 선거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 한국 지방의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권한과 자원이 너무 분배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게 있고 그래서 다들 구의원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해요. 구의원한테 얘기를 해서 민원을 해결하는 게 제일 빠르고 쉬운 방식이니깐요.

실제로 조례를 발의해도 상정이 안되거나 통과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구의회나 구의 예산에 주민들이 개입해서 바꾸기에는 너무 어려운 방식으로 되어 있어요. 그냥 지역 사회가 주민들에게서 멀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고, 특히 여기 동네에 사는 잠시 머무르는 청년들로 취급되는 사람들, 대학교 떠나겠지 결혼하면 떠나겠지, 이런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동네 상권도 그런 식으로 형성돼있고, 집도 그런 식이에요. 원룸으로. 그래서 여기에 있는 청년들이 많기는 하지만 청년들이 오래 머무르는 곳이 아니고 인프라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아요.

그런 사람들일수록 더 서대문구에 지원이 멀어지는 거죠 도움을 못 받는거죠. 이런 게 좀 사는 사람들에게 좀 적고 야박하다. 잘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그런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장벽이 크다고 생각해요. 

손솔 선거 캠프 제공
진보당 손솔 후보

- 당선된다면 가장 중점을 두고 할 일은

지역에서 많이 느끼는 건데 지역 서대문구청이 하는 일을 보면 아주 많아요. 지원 사업도 생각보다 많고 찔끔찔끔인 경우가 많지만 그런 권한과 정부에 접근하는 대상이 한정적이고 매번 하던 사람들이 하게끔 되어있거든요. 지역에 있는 자원들이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 거예요. 

제가 지금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여성 친화 도시 주민 참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평일 낮 두시에 회의를 해요. 그리고 그 시간에 참여가 가능한 동네에 있는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고 그런데 거기에서 정보가 공유되고 그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이미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정보를 받기가 너무 어렵고 위원 하시는 분들도 이 시간에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은 아주머니밖에 없어 이런 식으로 말하세요.

그 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제한된 거죠. 이제 행정의 자원이 너무 한정적인 사람들에게만 쏠려있는 거죠. 사회 전반에서도 너무 일부에게만 권한이 독점되어 있는 문제 그런 게 해결돼야 하는데 새로운 '뉴비'들에게 권한을 먼저 내어주는 세상이 아니잖아요(웃음). 권한을 스스로 갖기 위해서 개입하고 활동하는 게 필요하겠다 그런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계속 정치를 할 생각인가? 계속 정치를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네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그냥 반짝 이벤트성으로 쓰이기 보다는 지역에서 꾸준히 제 할 일 잘하고 정치가 이런 역할 해야지. 네가 좋은 정치를 하고 있다 이런 소리를 오래 들으면서 보여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손솔 후보자가 뉴스톱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솔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하고 있다.

(※ 여기까지는 사전에 예고한 질문이다. 아래는 현장에서 나온 질문이다.)

- 취업 준비생,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는지. 경험의 부재를 어떻게 극복을 할 것인가? 

저는 경험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에요. 저는 안정적인 큰 정당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저의 생계와 생활을 스스로 잘 책임져야 됩니다(웃음).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일을 병행하면서 하고 있어요. 알바도 하고 강의도 뛰고 저를 써달라고 설명하는 상황이 언제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저희 당에서 국회의원 선거 때 전국민고용보험 관련 법안, 전국민고용보험 틀을 만들 때 이직을 준비한다는 청년들이나 저처럼 시간을 쪼개서 파트타임 업무를 해야 된다거나 하는 사람들을 고용보험 체계 안에 같이 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을 넣기도 했어요. 이런 경험을 했던 것이 전국민 고용보험, 사회 안전망이 어떻게 더 필요한지에 대해서 반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투표조차 거부하겠다는 정치혐오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정치 혐오가 맥락이 많다고 생각을 해서 포괄적으로 드릴 수 있는 말은 그럼에도 정치가 희망이 되어야 하고 정치라는 게 어떤 배지 달고 있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정치이니깐 정치가 우리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 요즘 정치는 커뮤니티 여론에 많이 휘둘리고 있다. 젊은 정치인들도 커뮤니티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갈등을 키우는 커뮤니티 여론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할 것인가? 

커뮤니티에 말들이 있을 수는 있는데, 만나보면 많이 해결이 돼요.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고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전제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얘기를 할 수 있어요.

얘기 하다 보면 바뀔 수도 있고 그래서 많이 만나려고 하는 편인데 실재를 만나야 무언가 해결이 된다. 다 대화가 돼요. 어떤 맥락에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 알 수도 있고 나는 생각이 이렇다 그럼 너의 맥락은 뭐냐 이렇게 대화가 될 수 있거든요. 실제로 만나면 말이죠. 제가 직접 만나고 직접 대화해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아무래도 특히 온라인의 익명성이 있는 공간에서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해결점으로 만들어가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것을 할만한 자리도 부족했고 관계도 부족했다고 보고 그런 관계를 만들면서 같은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 역할이 아니지 않나 싶어요. 

손솔 후보자가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손솔 후보자가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저도 선거를 하기 전에 제가 주민들한테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혼자 많이 고민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어요. 그러다 다 됐고 빨리 만나러 가자해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을 때 오히려 해결된 문제들이 많아요. 

동네에서 저를 막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제가 이런 정치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면 끝까지 다 들어주시고 본인 이야기를 해주시는 주민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동네에서 더 재밌는 것들을 해볼 수 있겠다고 선거를 하면서 더 많이 느꼈고 앞으로 더 뭘 해볼 수 있을까 기대하게 하는 후보 활동을 했던 것 같아서 감사해요.

저는 기성 정치에 많이 실망하신 분들께도 새롭게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고 그런 모델을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나가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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