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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가자, ‘헬조선’이나 ‘SNS 댓글’과 관계없이[이광수의 인도 칼럼] 인도는 왜 전도유망한가

1월 28일 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 강연에서 한 인도-아세안 진출에 대한 강연을 두고 페이스북 등 일부 SNS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발언이 어느 부분에서 비판을 받을 만한 소지가 있는지, 어떤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전달되었는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진심은 무엇인지에 대해 몇 가지 짚어보기로 하자. 김위원장은 인도와 아세안에 대해 강연을 했으나 이 두 지역 가운데 필자는 인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인도에 대한 사항만을 중심으로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그의 강연을 전하는 언론 셋의 헤드라인과 기사 초두를 살펴보자.

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장이 2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 대한상의

김현철 위원장 발언 논란은 언론이 예시를 부풀려 발생

중앙일보는 김현철 위원장 "文정부의 신남방은 친기업 정책…아세안이 블루오션"(현재는 "취직 안 된다 헬조선 말라, 아세안 가면 해피조선 돼"로 제목이 바뀌었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렇게 전한다.

김현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신남방정책은 우리 기업들이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친기업적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신남방정책에 대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인도가 그동안 한국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미국·일본·중국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연평균 성장률이 6%대이지만, 인도는 7∼8%대라며 인도는 전 세계에서 G2(주요 2개국)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이라면, 특별히 비판받을 만한 사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뉴스1은 '靑 경제보좌관 "젊은이들, '헬조선' 외치지 말고 아세안 가라”'(현재는 靑 경제보좌관 "젊은이들, 헬조선 외치지 마라…아세안 가면 해피조선"으로 제목이 바뀌었다)는 기사에서 이렇게 전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고 말하지 말고 아세안(ASEAN) 국가를 가보면 '해피 조선'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 50~60대 세대를 향해서는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했다.

내용이 이렇게 전달이 된다면, 읽는 사람의 반발은 불을 보듯 훤하다. 한편 조선일보사 계열사 조선비즈는 '김현철 위원장 “할일 없는 50·60대, 댓글 대신 신남방 국가 가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렇게 전했다.

"지금 50~60대는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크)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ASEAN), 인도로 가셔야 돼요. 박항서 감독도 (한국에서) 구조조정 되고 베트남으로 건너가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리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머리말 또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청와대 보좌관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래 두 기사는 강연자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전하지 않고, 강연 도중 나오는 예화를 자극적으로 다뤄 독자들로 하여금 정부 정책에 분노하게 하는 글이다. 소위 기레기 혹은 걸레기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김현철 청와대 보좌관 겸 위원장의 발언을 뉴스1이나 조선비즈를 통해 접한 사람의 반응은 박근혜의 ‘중동으로 가라’는 발언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현재 중동은 한국의 개인이나 기업이 진출할만한 블루오션으로 보기는 어렵다. 과거 한국이 경제 개발 도약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인력 수출과 건설업 진출을 주로 하여 외화 벌이에 성공하였던 때를 엄밀하게 분석하지 않고, 그 상황이 사뭇 달라진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던진 무책임한 발언이었기 때문에 당시에 심한 비판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2015년 3월 1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젊은이들에게 중동에 취업하라고 권유한 바 있다.

다음으로 SNS 상에서 시민들이 비판을 하는 지점은 아세안-인도로 진출하는 것이 ‘헬조선’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점이다. 특히 김위원장이 제시한 국문과 졸업생이 아세안의 여러 나라에 진출해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하는 지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의 현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다가 그 수요와 규모가 장기 지속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점에서 비판받을 만하다. 또 아세안 청년들의 입장에서 한국은 ‘해피 조선’이라고 한 부분은 가장 어이가 없다. 강연자의 본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를 바랄 뿐, 도저히 언급할 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뜬금없는 소리일 뿐이다. 그들에게 해피 조선이라는 게 ‘헬조선’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상황과 무슨 논리적 연계성이 있다는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가 그들 수준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이런 말이 나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박항서 감독같이 인생 이모작의 성공을 노리라는 말은 젊은이들 혹은 퇴직한 사람들에게 주는 덕담 내지는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Boys, be ambitious!'로 이해하는 게 속이 편할 뿐, 특별히 언급할 필요는 없다.

김위원장은 ‘아’ 다르고 ‘어’ 다른 상황에서 – 보통 강연을 하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고 한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 말을 오해할 만 하게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지금 시점에서 인도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인지를 새겨봐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중앙일보의 기사 전체를 읽어보면 그리 민감하게 비판받을 만한 부분이 많지 않는데, 그의 발언을 뒤틀어 보도하는 바람에 기사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체 내용을 제대로 숙고해보지 않게 해버렸다. 여기에서는 그렇게 뒤튼 일부 신문의 태도를 놔두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진의는 무엇인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인도 비즈니스 전문가 거의 없어 수요 증가 예상

인도는 오로지 비즈니스 차원에서만 접근해야 할 시장으로서의 나라는 아니고, 정치외교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나라이지만, 그가 말하는 내용이 시장 진출 차원에서 하는 부분에 있으니 그 부분에서만 살펴보기로 하겠다. 한국인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인도에 진출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크게 세 가지 지점이 있을 수 있다. 개인 차원, 기업 차원 그리고 정부 차원이다. 김위원장의 강연은 세 지점이 모두 섞여버린 바람에 혼선을 빚어버렸다. 이 글에서는 세 부분을 나눠 생각해보기로 하고, 우선 공통분모로서 인도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인도는 그 나라가 아무리 성장한다고 해도 중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규모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포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다음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이 큰 곳이 인도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2015년 이후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중국을 앞질렀다거나 하는 등 인도에 대해 쏟아지는 수많은 경제 지표는 굳이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본다.

개인이 인도에 진출하고자 하면, 인도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가가 되도록 훈련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길일 것으로 본다. 한국의 기업 치고 가까운 장래에 인도 시장에 진출할 것을 대비하고 있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엄청난 시장 잠재력과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인도지만, 한국인이 그 나라의 관련된 법이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기업이야 전문 인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기업이 그런 인력을 충당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인도는 학문 언어가 영어라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동남아의 여러 나라에서와 같이 현지 언어를 따로 익혀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상법, 회사법, 조세법 등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추는 것은 특히 수요가 많은 부분이다. MBA 코스 또한 마찬가지다. 인도의 기업 문화와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전문 지식을 쌓는 것은 한국의 중소기업에게 매우 큰 쓰임새가 될 것이다. 인도의 대학(원)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공부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인정받으면 쓰임새가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것은 감히 장담할 만하다. 다만, 그 나라에서 공부하는 수준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반드시 알고 들어가야 한다.

공부가 아닌 분야에 개인이 진출할 만한 분야로는 창업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분야는 이 자리와 같이 짧은 지면에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고,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제대로 받은 후 진출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개인이 운영하는 학원, 요식업, 병원 등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도의 비즈니스 환경은 우리에게 생소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를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고, 잘못 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니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것일 뿐, 달리 말할 것이 없다.

디지털 인디아 로고. 출처: isrgrajan.com

인도, 대규모 국가사업 추진 중...한국정부의 제도적 지원 절실

기업의 차원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자. 대기업은 이미 이런 정도의 정보는 다 가지고 있고, 그들은 그들 나름의 전술로 이미 오래 전부터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여기에서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인도 정부의 최대 화두는 ‘메이크 인 인디아 Make in India’에 있다. 즉 제조업 육성과 그에 따르는 인프라 건설이다. 인도는 중국이나 아세안 여러 나라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 나라다. 이를 확충하지 않고서는 추후 G3나 G2로 자리 잡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 모토 아래 현 정부는 ‘디지털 인디아 Digital India’, ‘스타트업 인디아 Start-up India’ 와 같은 세부 캠페인을 통해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인프라 개발은 산업 회랑Industrial Corridor 라는 개념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뉴델리와 뭄바이 사이의 1500㎞ 거리를 고속도로와 고속화물철도로 잇고 주변 도시를 산업단지로 개발한다는 방향이다. 또 한 가지 언급할 만 한 것은 스마트시티 Smart City 조성에 있다. 스마트시티란 상하수도, 전기, 인터넷 등의 현대적 인프라가 완비된 도시를 100개를 지정해 새로 건설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이미 진척 중이다. 이러한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거대 규모의 사업에 한국의 중소기업이 진출할 공간이 얼마나 많이 있겠는가는 각 기업이 알아서 판단해 보면 알 일이다. 추후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러한 규모의 전천후 사업이 진행될 만한 곳은 단언컨대 많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인도는 그 경제적 필요성에 비해 한국 사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니 거의 잘못 알려진 게 태반인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 차원에서 그 나라에 들어가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중소기업 차원도 마찬가지다. 이는 아세안 여러 나라와 다르다. 아세안 여러 나라는 역사적으로 많은 교류가 있어 왔고, 현재 진출해 있는 기업 수도 매우 많으며, 교민 또한 인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아세안 여러 나라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반면에 그 나라의 법이나 제도 혹은 여러 환경이 인도 같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인도는 다르다.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아, 개인이나 기업이 섣불리 도전하기가 어렵다. 워낙에 과거에 실패 사례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

진심으로 정부가 인도라는 거대 시장을 놓치지 않고자 한다면, 정부에서 개인과 기업 진출을 돕고 함께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플랫폼을 만들어 그 나라의 법, 제도, 비즈니스 환경, 행정 체계, 정치 체계, 주요 인맥 등을 교육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필요한 지원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가 이러한 지원 없이 인도로 진출하라고 외치기만 하면 그것은 허공에 대고 소리 지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헬조선 탈출’과 같은 그런 레토릭과 관련 짓지 말고, ‘SNS 댓글’ 그런 불만 여기에 결부시키지 말고 오로지 한국의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성과만을 위해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가르치고 지원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인도에 실패하면 더 이상 갈 데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정부 관계자는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정부가 더욱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하여 개인과 기업을 견인하여 모두 윈윈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광수 팩트체커    최근글보기
부산외국어대 교수(인도사 전공)다. 델리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락국 허왕후 渡來 說話의 재검토-부산-경남 지역 佛敎 寺刹 說話를 중심으로- 〉 등 논문 다수와 《인도에서 온 허왕후, 그 만들어진 신화》 등 저서가 있다.

이광수 팩트체커  gangesh@b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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