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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선거구제는 보수우파정당에 '매우' 이득이 되는 제도다[최광웅의 정치 팩트체크] 프랑스 사례로 본 소선거구제 득실

2차 대전 이후 프랑스는 비례대표선거제도를 바탕으로 하는 의원내각제정부(제4공화국)를 출범시켰다. 12년 동안 계속된 제4공화국은 무려 25차례나 내각교체가 이루어지며 내각 당 평균 재임기간은 5개월 23일에 불과했다. 군소정당 난립과 잦은 내각교체 이외에도 만성적인 인플레이션, 알제리 독립운동 등으로 혼란을 거듭하던 제4공화국은 결국 의원내각제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1958년 9월 국민투표를 통해 이원집정부제로 변경시킨다. 하원 선거제도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이 결선투표를 통해 의회 과반수를 무조건 보장하도록 하는 일종의 합법적인 과다(過多) 대표시스템이었다.

<표 1> 1958년 11월 프랑스 하원선거 결과

정당명

1차 투표

결선투표

의석비중

초과의석

신공화국연맹

17.59%

28.16%

35.76%

105석

소상공인·농민·국민중심

13.74%

15.39%

22.92%

43석

대중공화운동

9.07%

7.35%

9.90%

5석

우파 합계

40.40%

50.90%

68.58%

153석

공산당

18.95%

20.56%

1.74%

-99석

사회당

15.46%

13.81%

6.94%

-49석

급진당

8.30%

5.68%

6.08%

-13석

기타좌파

1.69%

0.78%

0.35%

-8석

좌파 합계

44.40%

40.83%

15.11%

-169석

※ 초과의석은 1차 투표 득표율 기준임

두 달 후 실시된 제5공화국 첫 총선에서 드골을 지지하는 정치그룹이 신당(신공화국연맹)을 창당하고 나섰지만 1차 투표에서는 공산당에 밀려 득표율 2위에 머물고 말았다. 기존 소상공인·농민·국민중심과 대중공화운동을 포함한 3개 우파정당의 합계 득표율(40.4%)도 좌파정당 합계(44.4%)보다 4%P나 낮았다. 하지만 우파는 결선투표에서 일치단결해 무려 10%P 이상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의석비중은 신공화국연맹만 35% 이상, 우파정당 합계로는 3분 2 이상을 훌쩍 넘어섰다. 또한 초과의석도 의원정수 576석 가운데 +153석을 기록, 사상 최대의 대승을 거두었다.

프랑스 제5공화국 대통령을 역임한 샤를 드골

이에 반해 좌파는 새로운 선거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분열상을 보이며 2차 투표 득표율이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1차 투표 득표율 1위를 차지한 공산당은 결선투표 연합에 불참함으로써 득표율 증가는 겨우 1.6%에 머물러 신공화국연맹과 큰 대조를 보였다. 그리고 순위는 직전 총선 제1당에서 7당으로, 의석도 150석에서 10석으로 추락하며 단일정당 최대인 140석이나 잃었다. 손실의석은 또한 좌파 전체로 공산당 99석을 포함해 총 169석이나 발생해 우파정당 등에게 헌납하는 바보짓을 했다. 이렇게 성립된 제5공화국은 샤를 드골을 여유 있게 초대 대통령으로 하원에서 간접·선출하며 출범하는데, 드골은 사실상 엉터리 선거제도가 만든 대통령이다. 프랑스 제5공화국은 이 같이 「1차 투표→ 결선투표」 방식으로 하원의원을 선출해왔다. 예외는 사회당 출신 미테랑 대통령 시절, 하원을 장악한 좌파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1986년 총선 단 한 차례뿐이다.

「1차 투표→ 결선투표」 방식으로 실시된 제5공화국 하원선거는 총 14차례이다. 이 가운데 9차례는 우파가 승리했고 4차례는 좌파가,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17년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연합이 승리했다. 그런데 우파는 미테랑이 집권한 직후 한 달 만에 실시된 1981년 총선에서 52석의 의석 손실을 입었을 뿐 나머지 13차례는 전부 다 초과의석으로 이득을 보았다. 특히 1968년 총선 때는 58%대의 득표율로 81%대 의석비중을 점유하며 +113석의 이득을 보았고, 1993년에는 43% 득표율로 84%대의 의석비중을 점유하며 초과의석 +235석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우파의 초과의석은 매번 총선 때마다 계산하면 평균 +71석, 의원정수의 13.1%이다. 이와 반면에 좌파는 평균 손실의석이 –18석, 의원정수의 3.4%이다.

<표 2> 프랑스 제5공화국 하원선거 결과

연도

우파

좌파

과반수

정당·연합

득표율

의석비중

초과의석

득표율

의석비중

초과의석

1958년

40.40%

68.58%

153석

44.40%

15.11%

-169석

우파

1962년

54.62%

68.07%

64석

44.50%

31.93%

-60석

우파

1967년

55.47%

60.16%

23석

43.68%

39.84%

-19석

우파

1968년

58.13%

81.31%

113석

41.23%

18.69%

-110석

우파

1973년

53.34%

64.34%

54석

46.66%

36.07%

-52석

우파

1978년

46.46%

58.81%

60석

45.24%

40.98%

-21석

우파

1981년

42.81%

32.18%

-52석

54.42%

67.82%

66석

좌파

1988년

40.54%

46.97%

37석

48.85%

52.51%

21석

좌파

1993년

43.25%

84.06%

235석

29.68%

15.77%

-80석

우파

1997년

36.50%

43.85%

42석

45.61%

55.46%

57석

좌파

2002년

43.39%

69.15%

139석

36.07%

30.85%

-30석

우파

2007년

49.65%

59.79%

82석

49.10%

39.34%

22석

우파

2012년

44.12%

39.69%

29석

49.93%

57.37%

131석

좌파

2017년

21.57%

23.57%

12석

9.51%

7.80%

-10석

중도

※ 득표율 및 초과의석은 1차 투표 기준임 ※ 1986년 비례대표제도로 실시한 총선은 제외함

우리 대한민국 정치체제는 현재 프랑스와 가장 비슷하다. 대통령을 직선으로 선출하면서도 별도로 총리를 두고 있는 점이 같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의회 다수파 가운데 총리를 지명하지만,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동의절차를 거치는 점이 다르다. 선거제도 역시 소선거구제는 동일하지만 프랑스는 결선투표가 있고 우리나라는 단순다수제라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프랑스가 결선투표 방식을 통해 대통령 정당·연합에게 절대 안정 의석을 몰아주는 반면에 우리 한국은 단순 다수득표 방식만으로도 보수정당에게 엄청난 초과의석을 안겨주고 있다.

13대 이후 8차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계열 정당은 매번 총선 때마다 최고 +34석, 평균 +16석씩 초과이득을 보았다. 매번 총선 때마다 의석의 6.5%나 덤을 얻은 셈이다. 이와 반면에 민주당 및 진보정당계열 정당은 두 차례(15대, 18대)나 의석손실을 입었으며 평균 초과의석은 채 +2석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17대 총선 당시 초과의석은 겨우 +4석이었고, 민주당이 1위를 차지한 20대 총선 때도 새누리당과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표 3> 대한민국 13대 이후 지역구 초과의석 발생현황 (단위 : %)

대수

보수 합계

진보 합계

의원정수

득표율

의석비중

초과의석

득표율

의석비중

초과의석

13대

49.55%

50.89%

3석

44.37%

45.09%

2석

224석

14대

38.49%

48.95%

25석

30.96%

32.07%

3석

237석

15대

50.69%

64.03%

34석

36.53%

29.64%

-17석

253석

16대

52.88%

55.51%

11석

35.87%

42.29%

15석

227석

17대

40.86%

43.21%

6석

54.27%

55.97%

4석

243석

18대

52.90%

61.63%

21석

32.75%

28.16%

-11석

245석

19대

45.48%

52.85%

18석

43.85%

45.93%

5석

246석

20대

38.33%

41.50%

8석

38.65%

44.27%

14석

253석

※ 의석을 획득한 정당을 기준으로 계산함

프랑스와 우리 대한민국 사례에서 보듯 소선거구제는 우파(보수) 정당에게 최적화된 투표방식이다. 따라서 정치학자들의 주장처럼 대통령제나 양당제에 적합하다고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조건 선(善)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최악인 소선거구제만큼은 피하고 볼 일이다.

*2019년 2월 1일 오전 10시 30분 1차수정: 필자의 요청에 따라 제목에 '매우'라는 강조어가 들어갔습니다.

최광웅   contact@newstof.com    최근글보기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 원장. 데이터로 정치현상을 풀어내는 분석가이자 정치인이다. 1990년 중앙당사무처 부장으로 정치에 첫 발을 담갔다. 국회의원 비서관, 서울시의원, 청와대 행정관 및 인사제도비서관, 항공우주연구원 상임감사 등으로 일했다. 저서로 <바보선거> <노무현이 선택한 사람들> 등이 있다.

최광웅  contact@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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