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톱 창간기획> 대마초는 입문마약?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7.06.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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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룹 빅뱅의 리더 탑(최승현)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 가수 가인은 SNS를 통해 지인이 자신에게 대마초를 권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이어 중견배우인 기주봉과 연극계 중진의 대마초 연루설까지 나와 연예계의 대마초 파동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반해,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대마에 대해 제대로 알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에서 대마초와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 팩트체킹해보았다. 2부에서는 대마초의 성능과 산업적 전망에 대해 점검했다.

 

 

1. 대마초는 약한 마약에서 강한 마약으로 가게 해 주는 입문마약(gateway drug)이다.

대체로 거짓이다. 대마 규제를 찬성하는 측에서 그 근거의 하나로 약한 마약에서 시작해 강한 마약으로 옮겨간다는 입문마약(gateway drug)론을 주장한다. ‘소프트 드럭’인 대마초를 접하고 나서 코카인, 헤로인 등 더 강한 마약으로 가는 문턱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연방 정부의 마리화나(대마초) 금지법을 폐지하자며 공론화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기사에서 마리화나의 중독성은 술이나 담배와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라며 마리화나가 더 위험한 마약으로 가는 관문이 될 거라는 지적도 지나친 우려라고 일축했다.

뉴욕타임스는 마리화나 금지법을 술 밀수·밀매 확산, 무허가 술집 속출, 범죄조직 창궐 등의 부작용을 낳은 끝에 13년 만에 폐지된 1920년대의 '금주법'과 비교했다. 마리화나는 술보다 훨씬 덜 위험한 물질인데도 40여 년 전에 제정된 마리화나 금지법이 사회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문마약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미국 과학아카데미 산하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는 199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마초가 다른 마약의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관계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또 미국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마초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 대부분은 코카인이나 헤로인에 손을 댄 적이 없었다. 오히려 입문효과가 아닌, 대마초의 허용이 다른 불법 마약에 대해 방어막 효과를 한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대마초가 ‘입문용 마약’으로 인식되는 것은 대마초의 성분 때문이 아니라 대마초를 판매하는 마약 딜러들이 대마초와 함께 다른 마약을 권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인정받는 것을 감안해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했다.

 

2. 대마는 술/담배보다 중독성이 약하다?

진실이다. 합법적인 술이나 담배보다 마약으로 취급되는 대마가 술이나 담배보다 중독성이 약하다는 논란이다.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가 15~64세 대상자 8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대마초 이용자 중 오직 9%만이 의존증 현상을 보였다. 이는 술(15%), 코카인(17%), 헤로인(23%), 담배(3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마초는 니코틴이나 알콜, 심지어 카페인보다도 중독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대마초보다는 술과 담배가 건강에 더 해로우며, 의존성이 더 높아, 대마초를 마약이라고 한다면 술-담배 또한 마약이라고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

 

3. 현대의학에서 대마초가 의료용으로 쓰이고 있다.

진실이다. 대마가 의약품으로 사용된 최초의 예는 기원전 27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전설상의 제왕인 신농씨가 알려준 여러 처방들이 구전되어 오다 200년 경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라는 책으로 엮어졌는데, 여기에 대마가 나온다. 이 무렵 ‘신의(神醫)’로 불렸던 화타(華佗)는 전신마취법을 창안하여 외과적 수술을 한 것으로 유명한데, 대마 추출물로 환자를 마취한 뒤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학의 대마 연구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진통효과다. (동아사이언스)

이처럼 오래 전부터 대마 추출물은 의약품으로 쓰여 왔는데 20세기 들어 마약으로서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재배와 사용이 불법화됐다. 그 결과 관련 연구가 부진해 불과 50여 년 전까지도 대마에서 어떤 성분이 향정신성 작용을 일으키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2006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스크립스 연구소는 대마에 들어 있는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성분이 뇌에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음을 발견했다. 게다가 일반 치매 치료제보다 효능이 뛰어남을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2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퍼시픽의료센터 숀 매컬리스터-피에르 데스프레 박사팀은 대마초 성분인 칸나비디올이 유방암 세포를 전이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ID-1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백혈병과 폐암, 난소암, 뇌종양도 ID-1 유전자가 과발현되어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다른 암에도 칸나비디올이 같은 억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의 한 연구팀은 대마 추출물이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뇌전증 어린이들에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9일 뉴욕대학 연구팀이 밝힌 새로운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마 추출물인 카나비디올(Cannabidiol)이 간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마의 주 성분인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s)가 건선과 심한 가려움, 아토피피부염, 접촉성피부염 같은 광범위한 피부질환 치료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은 '미피부과학회저널'에 밝힌 이전 진행된 연구들을 분석한 새로운 연구결과, 일부 피부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경우 국소 카나비노이드 사용으로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마초가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완화해 화학 치료를 받는 환자의 식욕을 살려주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현재 미국 내 28개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고 있다. 카나비노이드를 구토, 통증, 염증 등의 치료 목적에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의사 처방 하에 파킨슨병을 비롯해 암, 녹내장, 에이즈, 다발성 경화증, 간질, 크론병 등에 쓸 수 있다. (헬스조선)

또, 특허청 또한 최근 씨앗 푸드들과 씨앗 추출물들이 약리효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연구논문들을 토대로 관절염, 동맥경화, 발모 관련 의약 용도로 대마씨를 특허 출원했다.

대마씨에서 추출된 오일의 25%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피부 보습에도 효과가 있어 특정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나비디올의 항치매 효과가 밝혀지며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신경세포의 아밀로이드 침착을 역전시켜준다고 하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의료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아밀로이드 침착을 역전시키는 약물은 현재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의약품안전청(MHRA)도 대마초가 갖고 있는 의학적 효과를 인정했다. MHRA는 “과학적인 자문과 사례들을 고려해서 검토한 결과, 대마초에 들어 있는 카나비디올(CBD) 성분이 신체복원, 치료, 수정 등 의학적 역할을 하며 신진대사의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이로써 대마초 합법화 캠페인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발표했다.

 

4. 대마는 한의학에서 약으로 쓰였다?

대체로 거짓이다. 배우 김부선은 2009년 6월 19일 방송된 MBC ‘세상의 좋은 아침’에서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 엄밀히 우리 민족이 5000년 동안 애용해 왔던 한약이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대한본초학회 김인락 회장(동의대 한의과대학 교수)은 "대마초는 한약이 아니며, 대마에서도 씨만 '마인'이라고 해 한약에 사용할 뿐"이라고 밝혔고, 대한한의사협회 최방섭 부회장도 "대마초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한의사는 단 한 명도 없으며, 마인의 경우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극히 제한적으로 처방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대마초를 한약재로 오인하는 일이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씨앗만 약으로 쓴다. 마자인(麻子仁)이라고 하며 씨앗도 관리법이 엄격해서 씨앗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것만 유통된다. (연합뉴스)

 

5. 대마초 산업이 뜨고 있다.

대체로 진실이다. 대마초는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중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라고 불리는 성분은 수 백여 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BI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카나비노이드는 약 90가지 정도다. 이 중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와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를 이용한 의료 목적 연구가 많다. 치매, 간질, 뇌암 분야에서 활발하다. (이코노믹 리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타트업과 손잡고 대마초 합법 유통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키로 했다. 이는 미국에서 대마초(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주(州)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최대 산업은 대마초가 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시장 리서치업체인 코웬 그룹(Cowen Grou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서 2018년 허가가 시작될 때 합법적 대마초 시장의 규모는 3배로 예상된다.

미국 합법 시장은 2026년까지 레크리에이션과 의료 대마초에 500억 달러 지출이 예상돼 향후 10년간 9배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제약산업분야에서 대마에 대한 연구와 계획들을 볼때 대체로 진실로 판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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