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도작왕' 손창현에게 당하지 않는 법
상태바
[분석] '도작왕' 손창현에게 당하지 않는 법
  • 선정수, 김정은 팩트체커
  • 승인 2022.10.13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② 활동재개한 손창현 공모전 주의보

손창현은 마구잡이로 공모전에 응모하고 있었습니다. 거주지와 관한 응모 제한이 있으면 주소지를 속였고, '청년'을 선발하기 위해 나이를 제한하면 나이를 속였습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토씨 하나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베껴서 제출했습니다. 손창현은 이미 남의 소설을 통째로 도용해 문학상에 출품해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취지로 진행한 각종 공모전이 손창현 같은 저작권 도둑 때문에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뉴스톱은 손창현의 문제적 행위를 분석하고 도작, 도용, 경력사칭 행위를 근절시킬 방법을 제시합니다. 

 

출처: 뉴스톱
출처: 뉴스톱

◈ 뉴스톱이 밝혀낸 손창현의 도용만 24건

뉴스톱은 2021년 1월 손창현이 타인의 작품을 도용해 다수의 문학상에서 수상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손창현의 각종 도작, 도용, 경력사칭 등을 추적해왔습니다. 2022년 10월 13일 현재 뉴스톱은 손창현의 도작, 도용, 경력사칭 행위를 모두 24건 밝혀냈습니다. 보도한 기사만 12건에 이릅니다.

국토교통부, 특허청 등 정부부처와 인천광역시, 서울특별시 등 광역자치단체, 한국도로공사, 건강가정진흥원 등 공공기관까지 손창현에게 당하지 않은 곳을 찾는 게 빠를 정도로 손창현의 사기 행각은 광범위하게 자행됐습니다.

손창현이 주로 노린 것은 문학, 사진, 아이디어, 정책 제안 등 공모전과 정책 기자단, 청년네트워크 위원, 서포터즈 등 대외활동 선정이었습니다. 손창현은 본인의 도작이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블로그와 SNS를 통해 각종 수상 및 선정 소식을 과시했습니다.

출처: 표어 공모전을 진행했던 A시민단체 홈페이지
출처: 표어 공모전을 진행했던 A시민단체 홈페이지

◈ 검색으로 타인 저작물 찾아서 제출...신분 세탁도 자행

손창현의 수법은 단순합니다. 공모전이 공고되면 관련 주제와 형식에 맞는 공개된 게시물을 검색한 뒤 이를 통째로 베껴서 출품합니다. 손창현의 과거 도작 사례를 살펴보면 주로 수상 경력이 있는 글이나 사진 등을 훔쳐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공모전의 경우에는 지역 신문사의 사진 공모전 출품작을 가져다가 이름만 바꿔서 출품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공모전은 '해피 캠퍼스'에서 내려받거나, 국민생각함 등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곳에서 내려받아 출품했습니다. 암 투병 수기 공모전, 백일장 등 글짓기의 경우에는 기존 작품들을 베껴서 출품했습니다.

공모전 가운데는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행사들이 종종 있습니다. 광역자치단체 주최 행사에서 참가 대상을 '도민'으로 한정하거나, 청년 대상 공모전에서 나이를 40세 이하로 제한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손창현은 이런 지원 자격 제한을 간단히 무시합니다. 나이를 40세 이하로 제한하면 39세로 적어서 지원하고, 거주지를 해당 지역으로 한정하면 거짓으로 주소를 적습니다. 청소년 대상 공모전에 응모하면서는 청소년으로 나이를 속여 응모하기도 했습니다. 

 

◈'무력함인가, 무능인가' 검증없는 공공기관들

뉴스톱이 먼저 발견해 주최측에 알려준 도작, 도용, 사칭 사례들의 경우, 주최측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뉴스톱이 '수상자' 손창현이 '도작왕' 손창현임을 입증하는 몇 가지 증거를 제시하면 그제서야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공모전 주최측 관계자들은 대부분 왜 자신들이 주최하는 공모전에 도작을 출품하고 프로필을 조작해 응모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상자라는 명예가 걸려있고, 일부는 상금이라는 물질적 보상도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손창현은 출품한 작품 대부분을 그대로 가져와 원작자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출품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부 출품에선 약간 수정한 흔적이 보이기는 하지만 구글링을 통해 쉽게 원작 검색이 가능했습니다. 사진의 경우도 이미지 검색 툴을 이용하면 손창현의 도작과 100% 같은 원작이 어렵지 않게 발견됐습니다. 

공모전 주최측은 "최선을 다해 검증했다" 또는 "작심하고 속이려 드는 사람을 어떻게 막냐"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관 이름을 밝히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속은 것이 부끄러운 것인지, 검증 책임을 다하지 못해 부끄러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창현에게 속아 상을 안겨준 것이 부끄러운 줄은 아는 모양입니다.

제작: 뉴스톱
제작: 뉴스톱

◈'증빙서류 제출'과 '구글링'으로 손창현 방지 가능

지원 자격이 정해져 있는 공모전이라면 지원 자격에 해당하는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면 됩니다. 개인정보 활용동의서를 받으면 증빙서류가 위조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나이 또는 거주지를 속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활용동의서에 서류 발급기관에 대한 제출 서류 진위 확인 요청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넣으면 허위조작 서류 제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제출 서류의 위·변조 여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학력 나이 등을 조작하거나 도용·표절한 작품을 출품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하거나 동의서를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뉴스톱이 취재한 피해 기관 대부분은 기초적인 증빙 자료조차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나친 개인정보 요구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관행상 거주지, 나이 등 신상을 묻지는 않는다"는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원자격에 관한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창현 같은 지원자격을 속이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정당한 장치입니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에 정보 수집 범위와 이용 목적을 정확히 알려주고 보유기간이 지나는 시점에서 완벽히 파기하면 될 일입니다. 

지원 자격이 거주지+나이라면 주민등록등본을, 학력 관련 사항이라면 재학(졸업)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합니다. 응모자격을 확인했으면 다음은 출품작을 심사하기 전에 도용, 도작, 표절 등을 걸러낼 순서입니다. 손창현은 대부분 남의 작품을 그대로 베껴서 제출합니다. 따라서 출품작의 첫줄을 그대로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면 도작 대상 원본이 검색됩니다. 해피 캠퍼스 등 과제물 거래 사이트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사진전의 경우에는 구글 이미지 검색 등 잘 알려진 몇가지 이미지 검색 툴을 사용해 도작 여부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입상 후보자들을 추려낸 뒤에 제출된 서류의 위조여부를 걸러냅니다. 서류 발급기관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활용동의서를 제시하면서 협조를 요청하면 됩니다. 

 

◈왜 자꾸 이런 짓 할까?

왜 손창현은 끊임없이 남의 작품과 아이디어를 도용하고, 허위 경력을 내세워 각종 공모전에 응모할까요? 개인의 정신 건강에 대해 논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손창현의 이런 행위는 현행법 위반이고 사회 신뢰를 저해한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공모전에 표절 또는 도작한 내용을 제출하면 ‘업무방해’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공모전에 허위사실로 응모했다면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합니다. 각종 증빙 서류를 위조하면 사문서 위조죄에 해당됩니다.

손창현은 이미 적발된 수십 차례의 도작, 도용, 허위경력 사용 사례에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톱이 손창현에게 피해를 당한 기관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수사의뢰, 고발 등 사법조치를 취한 사례는 소수에 그칩니다. 대부분은 수상을 취소하고 상금을 회수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손창현으로서는 걸리면 상금을 토해내면 그만이니 계속적으로 도작, 도용, 표절, 허위자격 사칭 등을 되풀이 하는 겁니다. 걸리면 큰일 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공모전 주최기관들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뉴스톱은 각종 공모전의 허술한 운영 실태와 착취적인 구조를 다룬 기획 시리즈를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