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대통령 “부패인식지수 역대 최고” 발언은 사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9.02.2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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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결과와 대책에 대한 보고를 받고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 청렴도에서 우리나라가 역대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적폐청산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언론마다 달랐다. 특히 세계 순위를 보면 오히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보다 못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얼마나 진실에 부합하는지 뉴스톱이 팩트체킹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KBS연합뉴스중앙일보 등 대부분의 언론들도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고, 순위도 180개국 가운데 45위로 전년보다 6계단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작년 한국의 부패인식지수 3점 상승에… 文대통령 “국제사회가 적폐청산 노력 평가”’라는 제목과 함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0년 2년간 한국의 CPI는 180개국 중 39위를 기록해 작년보다 순위가 더 높았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인용한 부패인식지수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청렴도 관련 지수다. 국제투명성기구는 국제 사회에서 국가 활동의 책임을 확대하고 국제적·국가적 부패를 억제하기 위하여 1933년 설립된 비정부 기구로, 각국의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얼마나 부패를 조장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CPI) 산출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부패인식지수는 부패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괴팅겐대학교의 요한 람스도르프 교수와 국제투명성기구가 공동 개발하여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실제 부패 자체를 지수화 한 '정량평가'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느끼는 부패 정도를 수치화 한 '정성평가'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국제투명성기구 홈페이지>

앞서 언론의 보도대로 한국은 2018년에 전년보다 3점이 오른 57점을 기록하며, 조사대상 180국 중 45위를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공공부문 부패와 금품수수ㆍ접대 등 기업 경영활동 과정에서 경험하는 부패가 상대적으로 점수가 양호한 반면 입법ㆍ사법ㆍ행정을 포함한 국가 전반의 부패와 정경유착 등 정치부문, 부패 예방ㆍ처벌은 점수가 낮았다.

세부지표별로 보면 ‘공직자의 사적이익을 목적으로 한 지위남용 가능성’과 ‘공직사회의 부패정도’가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기업 활동과 관련한 일선의 부패관행도 개선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반면 정치와 기업사이의 의심스러운 관계에 대한 평가는 점수가 낮은 상태에서 변화가 없고 전반적인 부패수준 대해서도 개선되는 추세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출처 : 한국투명성기구 설명자료>

한국은 1995년 첫 발표에서 42.9점을 기록한 후 1996년을 제외하고 40점대에 주로 머무르다가 2005년부터 50점을 넘어섰다. 2008년 56점까지 오른 이후 10년 동안 53~56점대를 기록하다가 지난 해 조사 후 처음으로 57점을 기록했다. 국가순위는 외환위기 시기를 거치며 27위에서 50위로 급락한 후 39~52위 사이를 오르내리다가 2016년 43위에서 52위로 다시 급락 이후 2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0점 만점에 180개국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감안하면 중상위권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36개 OECD 가입국 중에서 30위에 그쳤다. OECD평균인 68.1점과도 거리가 있다. 문 대통령도 이를 인식한 듯 “역대 최고 점수임에도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OECD 국가 평균 수준까지는 가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7월 발표한 국정과제 5개년 계획의 하나로 ‘부패인식지수(CPI) 20위권 도약’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한국투명성기구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반부패정책을 더욱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반부패정책의 영향으로 부패인식지수가 상당 폭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지만 부패인식지수 점수와 순위는 여전히 매우 낮다. 특히 하락추세에 있던 부패인식지수가 하락에서 벗어나고 있어 이러한 추세를 살려나가기 위해서 더욱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정리하면 문 대통령의 “부패인식지수 역대 최고 점수”발언은 사실이고 최근 상승세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순위는 2018년 현재 45위로 김영삼 정부(27위)나 노무현(40위)ㆍ이명박 정부(39위)때와 비교해 낮다. 또 한국의 반부패지수는 OECD 국가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해 절대적인 기준에서 아직 칭찬받을만한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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