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수소차는 수소경제의 필요조건이 아니다

  • 기자명 류연화
  • 기사승인 2019.03.13 09: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톱의 <수소경제 진단> 시리즈

 

수소연료전기차(이하 수소차)에 대한 오해들이 시장에 퍼져 있다. 수소차와 전기차의 기술 트렌드를 주제로 투자자들을 만나 보면 수소차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분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수소차를 내연기관으로 알고 있거나 수소 연료가 공기 중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천연가스처럼 채굴하면 나오는 값싼 에너지원으로 알고 있기도 한다. 효율과 성능 문제, 수소 생산에서 운송, 저장, 충전하는 일련의 복잡한 과정은 말할 것도 없다. 깊이 들여다봐야 하나 전문가가 아니면 너무 어렵기에 투자가나 개인들은 언론에 나오는 내용이 그대로 인식하고 시장에 정보를 유통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소차 정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연스러운 토론의 장을 만들어 제대로 정보가 정리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현대차와 정부가 수소차와 수소경제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수소차에 대한, 특히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은 뒤로 밀린 느낌이다. 금번 대규모 투자 발표는 수소차에 대한 모든 검증이 끝났다는 것을 전제하기에 더 그러하다. 본 기고는 아직 토론의 장으로 나오지 않은 몇 가지 수소차의 근원적인 약점에 대해 얘기하고 장밋빛 전망만 있는 수소차 보급 정책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는 개기가 됐었음을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아래 내용의 큰 줄기는 본인이 애널리스트 시절 작성해 배포된 <수소전기차 Stress Test> 리포트를 참조했으며 이 자료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하면서 느낀 후기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수소 저장과 분배에서 에너지 손실과 한계점

수소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것이다. 중량 대비 에너지 량이 배터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건 사실이다. 수소 에너지를 선호하는 투자가들은 수소의 이 물성치를 유독 강조한다. 그러나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는 0℃에서 수소 1㎏의 체적은 1만1000ℓ가 넘는다. 다 보관하려면 1리터 페트병이 무려 1만1000개가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자동차 연료로 활용되려면 한정된 공간에 저장량을 늘리기 위해 고압으로 압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이때 컴프레서를 작동시키는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한 수소 냉각을 위한 전기 에너지도 필요하다. 수소 기체는 압력이 높아질수록 분자들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해 수소의 유입을 방해하며 온도만 상승하게 된다. 고압에서 운동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수소를 저온으로 냉각시켜 수소차에 주입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20℃ 냉각 수소 스테이션이니 -40℃ 냉각 스테이션이니 하는 얘기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수소 압축기와 저온 저장 시스템을 작동하기 위해 수소 에너지에 10% 이상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수소차에 수소 연료를 주입할 때만 에너지가 소비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수소 생산지에서 저장할 때, 운송 시 트럭 탱크에 수소를 주입할 때 그리고 운송 탱크에서 스테이션으로 수소를 충전할 때 각 단계에서 압축을 위한 전기 에너지가 소비된다. 통상적으로 이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10% 이상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여기에 트럭의 연료 소모를 고려한다면 에너지 낭비는 더 증가한다.

더 큰 문제는 수소 저장 용량을 더 이상 늘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말은 수소차는 주행거리를 더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행거리가 600㎞ 이상인 내연기관에 필적하기 위해 최신 수소차는 수소 저장량을 6㎏이상까지 올렸지만, 경쟁자인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500㎞ 넘어 추격하고 있어 수소 저장량은 추가적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의 초기 수소차 모델은 200기압 수준이었으나 고압 저장탱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350기압, 최신 모델들은 700기압까지 압력을 높여 수소 저장량을 증가시켜 왔다. 초기 싼타페 모델은 한번 수소 충전으로 겨우 160㎞ 달릴 수 있었지만 초고압 저장탱크가 적용되면서 ‘투싼’ 수소차는 400㎞ 이상, 최신 ‘넥쏘’는 600㎞ 이상 달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수소차는 주행거리를 더 늘리는 데 한계에 와 있다. 앞에서 설명한 고압일수록 운동에너지가 증가하는 기체의 특성 때문이다. 저장 압력이 350 기압에서 현재 700 기압으로 2배 높아지면 저장량은 1.6배 정도만 증가한다. 수소의 양이 압력과 정비례하는 지점은 500기압 부근 까지며 그 이상에서는 수소 저장량이 체감하며 700~800 기압이 넘어서면 저장량은 실질적으로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기의 개수를 늘일 수밖에 없는데 실제 현대차의 초기 수소차들은 1개의 저장탱크를 사용했지만 최초 양산 모델인 ‘투싼’에는 2개, 최신 ‘넥쏘’는 3개를 사용하고 있다. 승용차의 한정된 공간에는 3개가 탑재할 수 있는 최대치라 보면 이것도 한계에 와 있다.

액화 수소를 이용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으로 말하는 투자가들도 있었다. 액체 수소차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주행거리가 길고 수소를 저장, 운송, 충전 과정에서 전기 에너지 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수소를 액화시키기 위해서 영하 253℃로 낮춰야 하며 이때 수소 에너지에 1/3 이상이 필요하다.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특수 보냉재에 보관하며 수소가 기화되면서 하루에 최대 1~3%의 수소를 강제 배출시켜야 된다. 전반적으로 효율과 비용을 고려하면 자동차 시스템에는 맞지 않는 기술이라 하겠다.

수소 압축 압력의 한계로 수소차가 궁극적인 친환경차라는 논리 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최대주행거리에서 우위가 전기차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더 퇴색될 것으로 본다. 게다가 압력의 한계는 수소의 운송, 저장 등 에너지 흐름에서도 효율을 개선하는 데 한계선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수소저장압력과 수소(연료) 질량의 상관관계: 700~800기압 이상에서는 충전 질량 변화 거의 없음

 

근원적으로 전기차의 열효율을 넘을 수 없는 한계

수소차가 전기차와 경쟁해 시장성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이유는 수소차는 태생적으로 열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상태에서 고분자형 연료전지(PEMFC)가 낼 수 있는 최대 효율은 이론적으로 83%이나 수소차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발생되는 유체들의 마찰저항과 열관리, 자체 방전과 스택을 구동에 필수적인 장치들의 에너지 손실까지 감안하면 스택 시스템 효율이 40%대까지 떨어진다. 전기차의 배터리의 열효율이 보통 90% 선 인 것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연료탱크, 연료전지, 복합한 열관리 장치 때문에 차량 중량도 전기차 보다 무거워 실 주행 연비는 더 악화된다.

투자자들과 얘기를 해 보면 스택을 구동하기 위해 많은 필수 장치들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택 시스템의 몇 가지 장치들만 예를 들어 보자. 전기를 생산하려면 연료전지에 다량의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내연기관은 피스톤이 움직이면서 자연 흡기가 가능하지만 수소전기차는 별개의 공기 압축기가 필요하다. 최대 수십만 rpm 으로 회전하며 연료전지가 생산하는 전력 중에 최대 10%가량을 소비한다. 스택의 내구성은 온도 관리와 잔여 가스 배출 능력에 크게 좌우한다. 부산물로 물이 생산되므로 겨울철에 얼어 버리면 시스템이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그래서 COD 히터라는 장치가 꼭 필요한데,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스택 온도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해 라디에이터에서 방열시켜야 한다. 전기차와 다르게 다량의 냉각수 순환이 요구돼 고전압 모터로 작동하는 워터 펌프가 필수적이다. 이 장치는 스택이 생산하는 전력의 1~2%가량을 소비한다. 이 외에 가습기, 냉각팬, 전열판, 보조 이차전지 등 열효율을 낮추는 많은 장치들이 있다.

수소경제와 수소차의 비효율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수소경제는 에너지 생산, 저장, 이송 과정에서 CO2  배출이 궁극적으로 없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현재 수소의 생산은 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소전지차 시장이 커지면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발전에 의한 것이라야 한다. 화석연료 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한다면 지구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친환경차의 절대적인 대의명분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는 친환경 발전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비용이 싼 곳인 호주, 중동, 아프리카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압축, 액화시켜 수입 후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면 효율적이라는 것이 수소 경제의 주요 개념이다. 수소 저장 시설과 물류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충분히 실현이 가능하다. 현대차도 값싼 수소를 해외에서 수입하면 수소전기차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전지차의 에너지 효율이 전기차에 비해 Tank to Wheel에서 1/2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수소 생산, 운송, 저장 등(Well to Wheel)에서 불필요한 비용, 에너지 손실까지 고려하자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즉 비싸더라도 국내에서 태양광, 풍력을 통한 친환경 발전에서 나온 전기로 전기차를 운행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수소전기차는 배기 가스 대신 물이 배출될 뿐, 힘들게 생산한 수소를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운행 수단이다.

수소차 열효율 전망: 수소차의 한계 효율(미래 예상치)이 전기차의 현재 효율에도 못 미침. (Well to Wheel 효율이며 에너지 운송 손실은 제외)
전기차 열효율 전망: 한계 효율(미래 예상치)에서도 수소차 대비 우위 (Well to Wheel 효율이며 에너지 운송 손실은 제외)

 

이 같은 수소차의 비효율성에 대해 투자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부분 상식선에서 수긍하는 편이지만 수소차가 전기차 대비 오히려 효율이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예상외로 많았다. 예를 들면 Tank to Wheel 효율 비교는 전기차와 동일 기준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수소차는 발전할 연료를 차에 싣고 다는 것이고 전기차는 이미 밖에서 발전한 전기를 충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비교의 시작점이 달라 Well to Wheel로 비교해야 되며 그러면 수소차가 효율이 좋다는 논리를 증권사 리서치 센터의 전문가가 언론과 세미나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수소가 휘발유처럼 화학 공장에서 쉽게 만들어져서 연료 탱크까지 쉽게 흘러 들어간다면 이런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어떤 조건에서 시작하더라도 Well to Wheel 열효율은 전기차가 우위에 있다는 것은 현대차도 인정한 사항이다. 게다가 궁극적으로 수소차가 산업화가 되면 수소는 전기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해야 한다. 그 전기로 바로 전기차를 충전하면 몇 배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상식선의 문제이다.

 

열관리 문제로 성능 향상에 한계

수소차에서 태생적인 한계들은 모두 열관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수소의 저장, 이송, 충전뿐만 아니라 차 내부에서도 열관리는 수소차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인이다. 연료전지는 전기와 함께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 열손실로 고분자형 연료전지(PEMFC)의 이상적인 최대 효율은 83% 수준이다. 그러나 수소차에서 연료전지 스택은 저항 요소들 때문에 최대 효율은 60% 선이다. 거의 수소 에너지의 40% 이상이 폐열로 사라지는 셈이다. 내연기관의 경우는 연료가 연소된 후 발생된 열의 대부분이 배기가스와 함께 방출되지만 연료전지에서 발생된 열은 배출구가 없다. 통상 내연 기관의 2배 정도의 열이 쌓이고 있다고 보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냉각수를 이용, 열을 흡수하고 라디에이터를 통해 방출하는 강제 수냉 방식을 사용한다. 스택은 작동 온도가 65℃~80℃ 수준으로 낮아 외기와 열전달 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스택의 안정성과 효율을 위해 입구와 출구 사이 온도차도 내연기관에 비해 절반 이하로 관리돼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내연기관은 차가운 냉각수가 들어가서 고온의 냉각수가 나와도 작동에 문제가 없지만 스택은 70℃의 냉각수가 들어간다면 10℃ 이내에서 출구 냉각수의 온도 상승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다량의 냉각수 순환이 필요하며 이론적으로 내연기관에 비해 약 4배의 대용량의 방열 라디에이터가 적용돼야 한다. 실제 수소차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에 비해 4~5배 많은 냉각수를 싣고 다니고 여러 개의 라디에이터를 적용하며 고성능 냉각팬을 갖고 다닌다.

내연기관과 수소차 연료전지의 발열량 비교. 자료:KSAE
연료전지 시스템 효율. 자료: SA

 

그러나 라디에이터는 자동차의 공간적인 한계 때문에 충분한 용량을 가져갈 수 없다. 연료전지의 출력을 높일수록 방열 면적이 같이 증가해야 하나 자동차 구조상 거의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다. 현대차 ‘넥쏘’ 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양산차들은 출력이 150 마력 내외이고 가속성능(시속 0 to 100)은 9~10초 대이며 최대 속도는 180km/s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근본적으로 열 해소가 어려워 성능을 높일 수 없는 것이다. 전기차와 상품성에 경쟁, 특히 동력 성능에서 열위를 극복해야 하나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대비 차체는 무겁고 동력 성능은 나빠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다. 가격이 비싸고 효율이 나빠도 고성능으로 커버되면 차 시장은 열리지만 수소차는 열관리의 한계로 성능에서 전기차에 한참 뒤져 있고 방열 면적의 근원적인 한계로 그 차이도 줄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친환경차 출력, 가속력(0 =>100km/h) 비교: 열관리 한계로 수소전기차 근원적 열위 (차종별 최고 사양 기준)

이런 측면에서 보면 대형 트럭과 기차에 수소 연료전지가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방열 면적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으며 고성능이 필요 없고 단지 많이 싣고 안전하게 멀리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중국에서는 승용 보다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를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소연료전기 트럭 개발에서 선두에 있는 ‘Nikola’라는 기업이 고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연료 전지와 하이브리드화를 구현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 트럭까지 개발한다고 선언을 한 상황이다. 트럭 분야도 배터리 전기차가 서서히 잠식해 나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 중 최첨단 방열 기술이 개발되면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방열 면적은 열역학에 의해 필연적으로 확보돼야 하며 이는 먼 미래에도 변화지 않는 부분이다. 실제로 가정용 에어컨에서 방열 역할을 하는 실외기의 무게와 사이즈가 지난 수 십 년간 줄지 않은 것을 봐도 방열 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될 여지가 없다. 부피가 큰 라디에이터 외에 앞으로도 대안이 없다고 본다. 그리고 스택의 발열량과 스택 반응 온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스택의 반응 온도가 최대 80도 수준이니 발열량도 작을 것을 보는 것이다. 스택은 수 백 장의 연료전지 셀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 표면적을 더하면 토요타 ‘미라이’의 경우 20m2 나 된다. 보통 아파트 거실 면적에서 80℃ 온도로 발열이 된다고 생각하면 스택의 발열량이 어느 정도 큰 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열을 효과적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스택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됨은 자명하다.

토요타 ‘미라이’ 수소차의 스택 Operating Condition 자료: SA
토요타 ‘미라이’ 스택의 연료전지 셀 자료:SA

 

전기차 대비 수소차의 가장 주요한 근원적인 한계는 스택 에너지의 거의 40%에 해당하는 발열 에너지를 버려야 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이 열을 잘 해소하기 위해 다시 에너지가 소모된다. 발열량이 적은 배터리 전기차가 열효율이 더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테슬라가 나오면서 그 격차는 더 벌어졌고 지금은 전기차가 수소차 대비 2배 정도 열효율이 높다고 통상적으로 보고 있다.  

 

난제를 해쳐 나가는 험난한 여정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것은 전기차 보다 긴 항속거리와 충전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어 전기차와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결과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는 현대차가 전기차를 바라봤던 과거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과거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려도 차 무게가 동시에 증가해 항속 거리를 증가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배터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충전 시간도 길어져 중장거리용 차종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테슬라를 기점으로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경량화, 열관리 최적화를 통해 주행 거리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충전 시간도 한 번에 갈수 있는 최대 주행 거리가 길어지면서 노력 부담이 크게 줄었다. 항속 거리가 이미 내연기관 수준에 올라와 있고 충전 시간도 고속 충전 시 최소 15분이면 된다. 수소차가 이같이 빠르게 발전하는 전기차와 경쟁이 되려면 앞에 설명한 열관리, 성능, 수소 저장 등에서 한계점 외에도 품질 문제에 취약한 스텍의 구조, 교체 부품들 과다와 비싼 연료비로 인한 높은 유지 비용 등 하나하나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해 있다. 현재 수소차는 볼륨 측면에서나 기술 측면에서 전기차의 15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15년 뒤 전기차와 같이 트렌드가 될지는 회의적이다. 그 때의 전기차 대비 약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론

‘수소전기차 Stress Test’ 보고서를 주제로 많은 투자자 미팅과 세미나를 가졌다. 수소차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을 했다. 본인도 토론을 하면서 부족한 지식을 메우는 좋은 계기가 됐다. 결론적으로 수소차는 수소경제의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점, 최소 승용에서 수소차와 전기차는 상호 보완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게 알게 됐다.

수소차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진 투자자들은 복잡한 논리로 논점을 헛갈리게 한다. 그때는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부생 수소든 예비전력을 만든 수소든 열을 다 버리는 수소차에서 발전할 필요가 없다. 그 수소로 연료전지 발전을 하면 폐열을 사용할 수 있어 효율이 매우 좋아지고 전기는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전기차에 충전하면 더 효과적이다. 값비싼 수소를 굳이 집 앞 충전소까지 가져와 재미없고 효율이 나쁜 차에 사용할 이유는 전혀 없다.” 수소 경제는 발전까지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류연화 팩트체커는 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다. 자동차산업 분석과 전망을 주로 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