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추락' 보잉 737맥스 설계결함 가능성 제기돼

  • 기자명 강왕구
  • 기사승인 2019.03.19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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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0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해 케냐의 나이로비로 향하던 ET302편이 추락했습니다. 추락한 항공기는 보잉사에서 개발해 2017년 5월부터 새롭게 취항시킨 737MAX(맥스)입니다. 180여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고, 최대 6,570km를 비행할 수 있는 최신기종입니다. 737MAX는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610이 추락한 이후, 4개월이 조금 지난 후에 다시 추락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항공기는 크게 조종사 과실 등의 휴먼에러, 정비불량, 부품고장 그리고 설계결함 등에 의해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번 보잉737MAX는 설계결함 가능성이 조금씩 거론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과 라이온에어 610편이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조종사 과실이나 정비불량 등은 유사한 방식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적절하게 설계된 부품이라면 동일한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설계결함이 있는 경우에는 동일한 패턴의 사고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두번의 사고를 거치며 B737MAX에 중대한 설계결함(design failure)이 의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사고의 발생

→플랩 접고 난 뒤 상승속도 변화 후 추락

민항기의 비행 프로파일은 아래 그림과 같이 이륙(take-off)-초기상승(initial climb)-상승(climb)-순항(cruise)-하강(descent)-접근(approach)-착륙(landing) 순으로 구성됩니다.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는 치명사고의 경우에는 착륙시기가 가장 많고, 이륙과 초도상승, 순항 순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비행 단계별 2008~2017년 민항기 사고 통계, Boeing사 2017

 

이번 두대의 B737MAX는 공교롭게도 초기상승이 종료된 직후에 추락했습니다. 라이온에어는 이륙한 후 13분만에, 에티오피아항공은 6분만에 추락한 것입니다. 라이온에어는 대략 1.5km 상승후에, 에디오피아 항공은 2.4km의 고도를 상승한 이후 추락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비행 단계로 보면 초도상승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추락한 것입니다. 위 그림에 추락지점을 표시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두 비행기가 추락한 시점이 위의 그림과 같이 일치합니다. 항공기는 활주로를 이륙하게 되면 착륙장치(landing gear)를 접고 이후에 초도상승이 종료되면 플랩을 올립니다(flap-up). 예민한 분들은 항공기가 이륙하고 나서 두번의 기계음을 듣게 됩니다. 먼저가 항공기의 바퀴인 착륙장치를 접는 소리이고, 두번째가 플랩을 올리는 소리입니다. 플랩은 항공기의 날개의 뒷부분에 있는 확장날개입니다. 이륙과 착륙시에 펼쳐 낮은 속도로도 비행이 가능하게 해 주는 장치입니다. 새들이 땅에 앉을 때 날개를 활짝 펴는 것과 동일한 물리법칙이 작동합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두 비행기가 추락하게된 시점에서 일치합니다. 두 비행기 모두, 플랩을 날개의 밑으로 접어 넣고 난 이후에 상승속도가 급격하게 변화했고, 이후 추락했습니다. 즉 동일한 이유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정하는 이유는 flight24의 블로그에서 확인한 항적 데이터 덕분입니다. Flight24는 민항기에서 송출하는 ADS-B(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데이터를 수신 받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과 민항기들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ADS-B데이터는 항공기의 고유 식별부호, 위치, 속도, 방향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Flight24 웹이나 앱에서 실시간으로 민항기들의 항적과 위치 확인이 가능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항공인들은 민항기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Flight24 사이트를 방문해 해당 데이터를 찾아보곤 합니다.

라이언에어 610 항적데이터(왼쪽)와 에티오피아 302편 항적데이터. 출처:Flight24 블로그

2. 사고의 원인

→플랩 자동조절장치(MCAS) 오작동 가능성

위의 항적 데이터를 보시면 수직속도가 불규칙적으로 양과 음의 값을 나타냅니다. 플랩을 올리고 나서 위 아래로 불규칙하게 움직이며 비행하다 마지막에 변화폭이 커지고 추락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두 비행기 모두 플랩을 올리고 난 이후에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보잉사는 플랩을 올리고(flap-up) 난 이후에 받음각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라는 장치를 737max에 설치했습니다. 이 장치는 이전 버전에서는 없던 시스템입니다. MCAS는 flap-up이후에 받음각이 커지면 조종컴퓨터가 자동으로 꼬리날개를 움직여서 받음각을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두 비행기 모두 이 장치에서 오작동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MCAS의 원리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B737 MAX의 MCAS 작동원리, 출처: 더에어커런트 웹사이트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이륙이 완료되면 서서히 속도를 증가시킵니다. 상승 중에 비행기의 속도가 충분히 증가하면 플랩이 필요 없어집니다. 플랩이 펼쳐져 있으면 저항이 더 커져서 속도를 높이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정정도의 속도가 붙으면 플랩을 날개 밑으로 접어서 넣습니다. 이를 flap-up이라고 합니다. 보잉737max는 flap-up이 되면 받음각, 즉 비행기 날개와 공기의 흐름이 이루는 각이 점점 커진다고 합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하시려면 비행기의 앞쪽이 점점 들려 올려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행기에서 스톨(stall)의 발생

일반적으로 비행기의 날개와 바람이 이루는 각도를 받음각(angle of attack, AOA)이라고 합니다. AOA는 비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물리량입니다. 받음각이 커지면, 어느 정도까지는 비행기를 띠우는 양력이 커져서 비행기를 빠른 속도로 상승시킵니다. 하지만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특정각도를 넘어서면 공기의 흐름이 날개에서 떨어져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스톨(stall)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날개가 양력을 순식간에 잃고 추락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비행기는 받음각이 특정값을 넘으면 조종사에게 경고를 하거나, 자동으로 뒷쪽의 꼬리날개를 움직여 받음각을 낮추어 줍니다. 처음 라이온에어가 추락했을 당시에는 받음각을 측정하는 센서 고장으로 결론이 나는 듯 했습니다. 이번 에티오피아 항공의 경우에도 이 센서가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네요.

 

3. 문제점들

→보잉사, MCAS기능 조종사에게 충분히 설명 안해

두번째 737MAX가 추락하자 유사한 결함을 경험한 조종사들과 비행기록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조종사들이 유사한 경험을 보고하기 시작했습니다. 항공기 자체에 설계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보잉사의 부적절한 대응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보잉사가 MCAS에 대해 조종사들에게 충분하게 인지시키지 않은 것이 드러났습니다.  MCAS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밝히지 않았고, 또 그 내용을 조종 매뉴얼에 매우 간략하게만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flap-up을 시키고 난 이후에 조종컴퓨터가 조종사도 모르게 조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는 정작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왜 갑자기 받음각이 커지다가 다시 기수가 급속하게 낮아지는지를 조종사가 추측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잉사 고위급에 따르면, 보잉사는 평균적인 조종사들에게 너무 기술적인 정보를 많이 줄 경우에 부작용을 우려해 MCAS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조종사들이 엄청나게 분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때문에 동일한 상황을 겪은 조종사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MCAS를 해제하고서야 제대로 된 조종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보잉사는 MCAS에 대한 충분한 훈련에도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부분의 737MAX 조종사들은 이전 기종인 737NG 기종의 조종사들입니다. 이들은 신기종에 대한 비행훈련을 컴퓨터 시뮬레이터로 받았다고 합니다. 이 시뮬레이터에는 MCAS의 고장상황이 반영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MCAS가 고장시에 대한 대응을 적절하게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조종사들은 보잉사가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위급상황시 충분한 situational awareness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Situational awareness는 항공기 제어에서 늘 강조되는 단어입니다. 조종사가 항공기와 주변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해야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B737NG의 비행센서 구성도와 알파베인

 

아주 중요한 문제로 MCAS에 받음각을 측정하는 센서를 하나밖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민항기에서 받음각은 대부분 알파 베인(alpha vane)이란 센서로 측정을 합니다. 이 센서는 대부분 비행기 동체의 양측에 달려있습니다. 라이언에어 610편의 비행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이륙 등의 단계에서 양측의 데이터가 분명이 다르게 측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고나 이상상황에 대한 알림이 조종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민항기들은 안전 때문에 조종과 관련된 장치들은 이중화 삼중화를 하게 됩니다. 조종 컴퓨터를 개발해도 서로 다른 OS와 프로그램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야 동일한 문제를 겪지 않기 때문입니다. 핵심센서들은 삼중화가 기본입니다. 동일한 물리량을 측정하는 센서값이 서로 다른 경우에, 두개의 센서로 측정하면 참값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세개의 센서값을 사용하면 일치하는 두개의 값을 참값으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조종에 필요한 물리량을 아주 정확하게 측정합니다. 그런데 MCAS에는 가장 중요한 받음각 센서를 하나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4. 보잉737 MAX

→구형 모델에 커다란 신형 엔진 장착하다 문제

 B737은 현존하는 민항기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기종입니다. 1967년 처음 운항을 시작한 이후, 1984년에 B737-classic, 1996년에 B737NG를 거쳐, 2017년 B737MAX로 이어졌습니다. 20여년마다 개량된 신모델을 출시하는 민항기의 개발 사이클을 매우 충실하게 지켜온 기종입니다.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A320이 1984년부터 운항을 개시한 것을 생각하면 아주 오래되었으며, 그간 신뢰성을 인정 받아온 비행기입니다. 보잉사는 B737MAX를 도입하며, 기존 기종인 NG(Next-Generation)과 비교시 달라진 점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몇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중량이 증가했습니다. MAX기종은 NG에 비해 대략 3,000kg 정도 더 무겁습니다. 이 때문에 더 출력이 높은 엔진이 장착되었습니다. NG에 비해 11~12%의 연비가 좋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 엔진보다 직경이 더 커진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엔진은 앞쪽에서 바라 볼 때 직경이 큰 엔진이 효율이 좋습니다. 이 밖에도 날개 위에 장착되어 속도를 늦추거나 양쪽 날개의 양력을 조절하는 스포일러에 Fly-by-wire를 도입했고, 날개의 끝 부분에 상하로 나뉘어진 복합재료 윙렛을 장착해 비행효율을 높였습니다. 전방의 착륙장치(nose-landing gear)의 높이를 15~20cm 가량 높였습니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서 약 7%의 운용비용 절감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B737-NG(위 왼쪽), B737MAX(위 오른쪽), A320NEO(아래) 엔진 나셀

 

문제는 엔진입니다. 항공기는 연비가 좋기 위해서는 직경이 커져야 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bypass-ratio라고 합니다. 이 값은 엔진에서 연소되는 공기의 양과 주위의 터빈을 통과하는 공기의 양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기존 B737NG와 비교해서 5.1:1의 바이패스 비율이 9:1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기존에 61인치(155cm)인 직경이 69인치(175cm)로 약 20cm가량 커져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B737시리즈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납니다. 위 사진 중 위 왼쪽 그림은 B737NG의 엔진입니다. 아래 부분이 납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착륙시 엔진이 지면에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기 설계 규정으로 엔진의 가장 밑단과 지면의 거리가 규정됩니다. 이 규정을 맞추기 위해 위와 같은 이상한 모양이 되어 버렸습니다. 원 기종도 이렇게 찌그러진 모양인데 여기에 20cm가 더 커진 엔진을 달아야 합니다. B737의 엔진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은 에어버스사의 A320NEO와 비교해 보면 명확합니다. 아주 둥근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B737MAX 엔진 나셀 장착 모습, 출처: Leehamnews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잉사의 엔지니어들은 엔진을 조금 앞쪽으로 옮기고, 위 쪽으로 올려 달기로 결정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시면 B737MAX는 날개와 엔진을 연결하는 파일론이 매우 짧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엔진(항공용어로는 엔진을 감싸고 있는 구조물을 나셀이라고 합니다)과 지면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엔진 나셀의 모양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구현하고, 20cm나 더 커진 엔진을 장착하는 유일한 방법일 듯 합니다. 물론 그림의 왼쪽에 보이는 주 착륙장치(main landing gear)를 더 높이면 문제가 쉽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날개를 새로 설계해야 되고, 날개를 새로 설계하면 동체를 바꿔야 하고, 동체를 바꾸면 꼬리날개를 바꾸어야 합니다. 기존의 737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비행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그만큼 더 많은 개발비가 소요됩니다.

 B737이 이러한 난관에 빠지게 된 이유는 최초 모델이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1967년 최초의 모델이 출시되고 난 이후에 보잉사는 세번의 업그레이드 모델 개발시에 개조개발을 선택했습니다. 날개와 동체 등의 주요 구조물들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며 조금씩만 형상을 변경했습니다. 문제는 원형 모델이 너무 낮게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1967년에는 대기실에서 직접 항공기로 탈 수 있는 제트웨이(jetway)도 없었고, 또 짐을 공항 운용요원들이 직접 실어야 했기 때문에 비행기의 출입구와 화물도어를 높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착륙장치를 짧게 설계해야 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며 점점 더 고효율의 엔진이 개발되었습니다. 고효율 엔진은 뚱뚱한 엔진을 의미합니다. 짧은 주 착륙장치를 건드리지 않고, 뚱뚱한 엔진을 끼워 넣어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이전 기종인 B737NG와는 비행특성이 매우 다른 B737MAX가 탄생했습니다. 변화된 비행특성으로 인해 초도상승이 끝나고 플랩을 올리면 받음각이 커지는, 즉 동체의 앞부분이 들리는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려고 MCAS를 도입했는데, 이게 센서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보잉사가 변화된 비행특성과 MCAS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비행훈련을 위한 시뮬레이터에도 부실하게 반영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가로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610과 에티오피아302편이 추락했습니다.

 

5. 마치며

아시는 바와 같이 많은 나라들이 보잉737MAX를 Ground시켰습니다. 비행을 금지시킨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동참했네요. 국토부는 보잉737max에 대해 국내 공항에 이착륙은 물론이고 영공통과도 불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착륙이야 이해가 되지만, 영공통과는 좀 심하네요. 순항시에는 별 문제 없을 텐데요.

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737의 개발과정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737은 더 이상 개조개발이 불가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날개, 동체, 꼬리날개 등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클린시트(Cleansheet)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보잉은 기존형을 개조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클린시트로 개발하면 기존 기종과는 전혀 다른 비행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면 기존의 B737 조종사들을 완전히 새롭게 훈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정비 방식도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커진 엔진을 장착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행특성이 나타났고, 이를 MCAS 장비로 해결하고자 했습니다만, 원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어떤 조종사분께서 구형 모델에 신기술을 억지로 끼워 넣다가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을 하신 바 있습니다. 많은 오해를 줄 수 있는 말씀이긴 했지만, 꼭 틀렸다고 할 수도 없는 말입니다.

B737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렸고, 가장 많이 운행되고 있는 비행기입니다. MAX이전의 기종들은 충분히 그 안전성과 신뢰성이 입증된 기종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기존의 737비행기를 이용하실 분들은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 MCAS 장비를 개선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도 현재의 기술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보잉사 엔지니어들의 건투를 빕니다.

강왕구 팩트체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 사업단장이다. 드론을 포함한 다양한 이동체에 관심이 많다.

*후기: 이 글은 충남대의 김승균 교수님의 페이스북 포스팅의 글이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제가 몇가지 자료를 찾아 읽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바 있습니다. 제 글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구삼옥 박사님, 인하대학교의 최기영 교수님, 김승규 기장님, 카이스트의 탁민재 교수님이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네분의 댓글과, 김승균 교수님의 추가 포스팅 등을 바탕으로 본 기사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또 페북 친구이신 Jean K. Min님의 LAtimes지 기사에 대한 포스팅도 아주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고자료

  1. Statistical Summary of Commercial Jet Airplane Accidents: Worldwide Operations, 1957- 2017, Boeing 
  2. Flightradar24 Data Regarding Lion Air Flight JT610, Flightradar24
  3. Flightradar24 data regarding the crash of Ethiopian Airlines flight 302, Flightradar24
  4. What is the Boeing 737Max 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 The Air Current
  5. Boeing 737 MAX, Wikipedia
  6. Boeing’s automatic trim for the 737 MAX was not disclosed to the Pilots, Leehamnews
  7. How a 50-year-old design came back to haunt Boeing with its troubled 737 Max jet, LA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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