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 통계보다 훨씬 심할 가능성 있다

  • 기자명 최광웅
  • 기사승인 2019.04.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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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합법적으로 보장된 사기다. 표본조사에서 흔히 인용되는 95% 신뢰수준이라는 말은 100번 조사했을 때 5번은 전혀 엉뚱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오차범위 ±2.5%는 조사결과 값을 기준으로 위(+) 2.5%와 아래(-) 2.5%까지 오차를 허용한다는 의미이다. 즉 이론적으로는 +2.5%와 –2.5%가 같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통계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저 너머에는 숨겨진 진실이 너무나도 많다. 양극화(소득, 일자리, 자산)는 우리나라가 한참 몸살을 앓고 있는 핵심적인 이슈임에 틀림없으나 그 정확한 통계 숫자를 알지 못한다면 대안 마련은커녕 원인 진단조차 엉터리일 수밖에 없다.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생산인구가 감소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됐고 그 때문에 크나 큰 시련을 겪었다. 우리나라도 이를 적절하게 준비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정말 큰 곤욕을 치르게 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주민등록 노인 인구는 약 765만명이며 비율은 14.76%이다. 노인 인구는 이미 14% 이상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노인 가구(통계청 추계)도 무려 21.14%이다. 불과 4년 후인 2023년이면 25.85%, 즉 네 집 건너 한 집은 노인이 가구주가 되는 끔찍한 세상이 된다. 그것도 노인 빈곤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초고속 고령화 현상이다.

 

<표 1> 인구고령화와 관련한 각종 지표

구분

2010년 인구총조사

2015년 인구총조사

노인(65세 이상) 인구

5,424,667 (11.30%)

6,617,378 (13.26%)

일반가구 중 노인 가구주

3,111,011 (17.94%)

3,719,624 (19.46%)

일반가구 중 1인 가구주

4,142,165 (23.89%)

5,203,440 (27.23%)

일반가구 중 1인 노인가구주

1,066,365 (34.28%)

1,223,169 (32.88%)

※ 단위 : 명, 가구

 

<표 2> 노인가구의 가계소득동향 표본조사 대상가구 모집단 및 반영률 (단위 : 가구)

시점

구분

노인가구의 표본조사 대상가구 모집단 및 반영률

 

모집단

노인

일반가구

노인 농·림·어가

노인

1인 가구

노인 가구

모집단

모집단

반영률

노인가구비율

2017년

12,058,833

3,111,011

605,467

928,737

1,576,807

50.68%

13.08%

2018년

12,895,067

3,719,624

647,985

1,065,973

2,005,666

53.92%

15.55%

※ 모집단 : 일반가구 – 농·림·어가 – 1인 가구

※ 2017년은 2010년 인구총조사 기준이며 2018년은 2015년 인구총조사 기준임

 

건강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80세 안팎까지 한창 일할 수 있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여전히 15~64세 경제활동인구(이하 경활) 통계조사를 사용한다. 고령화 때문에 노동력이 부족한 유럽연합의 경우 벌써 오래 전부터 74세까지를 노동력 인구로 산정하고 있다. 통계청이 매월 조사해 분기별로 공개하는 가계소득동향은 경활 조사를 위해 선정된 다목적 표본 가운데 일부를 활용한다. 따라서 전용표본에 비해 그 정확도가 매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가구는 모집단 대비 표본 반영률이 절반 남짓(<표 2> 참고)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동향 표본에는 노인 가구 비율이 약 2.5% 증가하였다. 노인 수명이 점점 늘면서 1인 가구, 즉 독거노인 숫자도 함께 늘고 있지만 노인 가구주에서 차지하는 1인 가구주 비중은 오히려 약간(2%)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1인 가구는 20~30대에서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표 3> 참고) 이른바 N포세대가 결혼과 출산, 연애 등을 포기하면서 나 홀로 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5년 인구총조사 당시에는 20~30대 청년층 3분의 2 가까이가 결혼을 하고 60% 이상이 혼인생활을 유지했다. 10년이 지난 2015년에는 54% 남짓만이 결혼에 골인하고 안정적으로 가정을 유지하는 경우도 겨우 과반수를 넘기는 정도이다. 이것도 전체적으로 1인 노인 가구 비중을 줄이는 또 다른 원인이다.

 

<표 3> 20~30대 가구주의 혼인상태 (출처 : 통계청 자료 재구성)

 

2005년

2010년

2015년

배우자 있음

61.85%

55.05%

51.78%

미혼

34.00%

41.06%

45.16%

이혼 또는 사별

4.15%

3.89%

3.06%

※ 2005년과 2010년은 전수조사, 2015년은 20% 표본조사임

 

한편 지난 글 <통계청 표본, 39세이하 '과소대표' 60세이상 '과다대표'됐다>에서도 문제제기했지만 통계청이 가계소득동향조사를 위해 표본 추출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허술하다. 통계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성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표 4> 참고)에 따르면, 연령대별 표본은 수집단계에서 이미 목표 오차 2.5%를 크게 벗어나 있다. 2017년의 경우 60세 이상은 10%p 이상 과다 대표하고, 39세 이하도 6%p 과소 대표한다. 2018년의 경우에도 역시 60세 이상은 10%p 이상 과다 대표하고 있으며 39세 이하도 오차범위에서 4%p 가까이 과소 대표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조사신뢰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표 4> 2017년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소득동향 응답표본 및 모집단과 비교 (단위 : 가구)

시점

응답표본

가구주 연령대별 응답표본 <모집단 비율분포>

39세 이하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1/4분기

3,169

577

864

702

1,026

2/4분기

3,082

523

844

690

1,025

3/4분기

3,019

500

816

682

1,021

4/4분기

2,947

476

783

670

1,018

응답표본 4분기 평균 ①

16.99%

27.07%

22.46%

33.48%

모집단

25.71%

30.26%

23.83%

20.20%

(응답표본-모집단) 비율

-8.72%

-3.19%

-1.37%

+13.28%

※ 대상표본은 전국 2인 이상 분기별 5,500가구이며 모집단은 2010년 인구총조사 기준임

※ 출처 : 통계청이 유성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재가공함

※ 목표 오차 : 소득 RSE 기준 전국 2.5% 이내

 

2017년 조사대상 표본은 5,500가구이며 응답률은 평균 55.5%이다. 2018년에는 정확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표본수를 8,000가구로 늘렸다. 그래서 응답률도 약간 증가(60.5%)했으나 여전히 선정된 표본가구 가운데는 비 응답이 지나치게 많다. 최종 응답표본 가구를 모집단과 비교하여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1개 표본가구가 대표하는 모집단은 전체 응답표본 대비 3분의 2 이상 촘촘하다. (<표 6> 참고) 즉 응답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경상소득이 가장 높은 50대 (<표 7> 참고)와 40대의 경우 1개 표본이 대표하는 모집단 가구 숫자는 오히려 과다하다. 39세 이하 청년층은 가장 심하게 과다 대표되고 있다. 한편 2018년 4/4분기의 경우 60세 이상 모집단(24%)을 기준으로 하면 표본수는 1,920가구이다. 그런데 응답표본은 무려 1,904가구로 99.2%의 응답률을 자랑한다. 그러나 모집단 비율 27%(2,160가구)인 50대는 응답표본이 겨우 1,260가구, 58.3%에 그치고 있다. 30대는 더욱 더 심해서 모집단이 21%(1,680가구)이지만 응답표본은 그 절반도 못 미치는 728가구, 43.3%에 불과하다. 가장 못 사는 고령층은 과다 대표하고, 가장 잘 사는 50대는 과소 대표하는 가계소득동향조사, 이러니 이 통계 수치를 도대체 누가 믿겠는가? 가난뱅이는 성실하게 응답하지만 부자들은 될수록 피하는 표본조사, 국민 앞에 공개하는 수치보다 더욱 더 벌어지고 있는 소득양극화를 어쩌면 감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표 5> 2018년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소득동향 응답표본 및 모집단과 비교 (단위 : 가구)

시점

응답표본

가구주 연령대별 응답표본 <모집단 비율분포>

39세 이하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1/4분기

4,814

742

1,187

1,171

1,713

2/4분기

4,594

709

1,084

1,124

1,677

3/4분기

4,848

712

1,143

1,198

1,795

4/4분기

5,097

728

1,205

1,260

1,904

응답표본 4분기 평균 ①

14.94%

23.87%

24.56%

36.63%

모집단

21.07%

28.03%

26.92%

23.98%

(응답표본-모집단) 비율

-6.13%

-4.16%

-2.36%

+12.65%

※ 대상표본은 전국 2인 이상 분기별 8,000가구이며 모집단은 2015년 인구총조사 기준임

※ 출처 : 통계청이 유성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재가공함

※ 목표 오차 : 소득 RSE 기준 전국 2.5% 이내

 

<표 6> 2018년 가계소득동향조사에서 1개의 표본이 대표하는 가구 숫자 (단위 : 가구)

구분

연령대별 응답표본 및 1개 표본당 가구

전 연령

39세 이하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모집단

12,897,801

2,717,162

3,614,781

3,472,837

3,093,021

응답표본 4분기 평균

4,838

722.75

1,154.75

1,188.25

1,772.25

1개 표본당 가구 ①

2,665.9

3,759.5

3,130.4

2,922.6

1,745.3

(① 백분위 환산)

100

141.0

117.4

109.6

65.4

※ 전국 2인 이상 조사대상 표본은 분기별 8,000 가구임

 

<표 7> 2018년 1~4분기 연령대별 경상소득합계액 백분위 환산

전 연령

39세 이상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100

102.4

114.2

119.9

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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