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정부 들어 산불 늘었다" 야당 주장은 거짓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9.04.08 00: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일 저녁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까지 번지면서 국가재난사태로까지 번졌지만 정부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으로 6일 정오 진화를 완료했다. 정부의 대처에 ‘역대급’이라는 등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국가재난상황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야당 소속의 몇몇 정치인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일방적인 주장을 SNS에 공유해 비난을 받았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는 글을 올렸다가 항의 댓글이 이어지자 해당 글을 삭제하기도 했고, 자유한국당 소속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산불이 끊이지 않는데 이 부분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했다. 정말 다른 정부 때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 때 산불이 더 많이 발생했는지 뉴스톱이 확인했다.

올해 누적 산불현황 (출처 : 산림청)

 

산불발생횟수와 정권과의 연관성 없어

산림청의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한 최근 십년간의 산불발생현황은 다음과 같다.

출처 : 산림청 산불통계연보

2010년대만 보면 2013년을 기점으로 이전까지 연간 300건 이하였던 것이 2014년부터는 적게는 391건 많게는 692건을 기록하며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산불발생횟수와 정권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게다가 기간을 최근 20년으로 확대하면 발생횟수와 정권과의 연관성은 발언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출처 : 산림청 산불통계연보

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산불 발생건수는 2017년 692건, 2018년 496건으로 발생횟수 상위권에 속하지만, 2017년 전체 692건의 산불 중 문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 이전에 일어 난 산불이 450건, 그 이후가 242건이다.

 

산불은 강수량, 날씨 등 기상상황과 관련

산림청의 산불통계를 통해 몇 가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먼저 계절별 연관성이다. 최근 십년간 봄(3~5월)에 발생한 산불은 평균 253건으로 나머지 기간(6~2월)을 합친 179건보다 훨씬 더 많다.

출처 : 산림청 산불통계연보

 

또 연간대비 월별로 따져보면 3월에 26%, 4월에 22%의 산불이 발생해 두 달 동안에 연간 발생산불의 절반가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산림청 산불통계연보

 

그리고 이 원인은 산불통계연보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강수량, 건조일수 등의 기상상황과 가장 관련이 크다. 이번 강원도 산불이 커진 이유 가운데 하나도 최근 산림을 바짝 말려버릴 만큼 극심했던 봄가뭄이다.

출처 : 산림청 산불통계연보

정리하면 산불발생빈도와 정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산불 발생빈도와 정부가 관계있다"는 주장은 수백 년 전 근대화 이전에 “왕이 무능해서 가뭄이 지속된다” 같은 발언과 다르지 않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