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인터넷 방송 등에는 산불이 번져가는데, 김정숙 여사가 봄꽃놀이를 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꽃놀이 인스타 게시물은 산불이 한참이던 어제 저녁 11시경에 게시되었다 는 등의 이야기가 번져가고 있다. 무슨 말이, 어떤 일이 회자되고 있는 것일까?
이 이야기를 짚어보기 위하여 두 개의 기본 정보를 정리했다. 하나는 산불 발생 시각과 김정숙 여사의 식목일 행사 참여 시각이다. 연합뉴스와 뉴시스 기사를 인용한다. 다른 하나는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글이 게시된 시점 검토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김정숙 여사의 우리꽃 나무 심기 행사는 4일 오전 11시 25분에서 오후 1시 15분 사이이다. 산불 발생 시각은 4일 오후 7시 17분경이다. 그러나 서두에 올린 비난 이미지처럼 산불 상황에 꽃놀이나 즐겼다는 비난이 번져갔다. 누가, 언제, 어떤 근거로 이같은 주장을 늘어놓고 있는 것일까?
청와대의 SNS 계정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김정숙 여사의 식목일 행사 관련 포스팅은 아래와 같이 이뤄졌다. 페이스북은 4일 오후 4시 34분쯤에, 트위터에는 이보다 늦은 4일 오후 4시 54분 쯤에 관련 글이 올라왔다.
문제는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글과 사진이다.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은 인스타그램에 관련 글과 이미지가 올라온 시각이 4일 오후 10시 50분이고, 5일 새벽 5시 이전에 삭제되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주장을 담은 글은 5일 새벽에 올라왔고 급속하게 온라인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최초 게시물은 5일 새벽 2시 12분에 '더쿠'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다른 글에도 이 게시물 링크가 달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에는 "한참 화재 진행중이던 3시간 전 밤 11시 쯤 올라 옴"이라고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을 갈무리한 시점을 추정할 때 늦어도 오후 11시쯤에 포스팅이 올라왔다고 추정을 할 수 있다. 다만 갈무리를 일찍 했다면 포스팅이 더 이른 시간에 올라왔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 매체의 청와대 인스타그램 관련 기사는 위에서 언급한 게시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2차 기사로 보인다.
정리하면, 김정숙 여사의 초등학교 방문 행사는 4일 오전에 있었고 이 행사에 대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게시는 오후 4시대에 이뤄졌다. 고성 화재는 오후 7시대 시작됐고, 인스타그램 게시는 오후 11시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왜 인스타그램 사진만 이렇게 늦게 게시가 됐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한참 화재가 진행중이던 시점에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처음 본 사람 입장에서는 한가하게 꽃놀이나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다만 인스타그램을 제외한 SNS 행사 게시는 화재 훨씬 전에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화재가 발생한 당시에 김정숙 여사가 꽃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다. 유튜브방송 신의한수는 '김정숙 이 와중에 꽃놀이? 정신나간 청와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화재가 난 상황에서 꽃놀이를 간 것처럼 보이게 제목을 달았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루머도 퍼지고 있다. 화재 당시 문 대통령이 언론사 사장들과 술을 먹느라 초동대응이 늦어졌다는 식의 루머가 확산됐다. 진성호방송, 신의한수 등 보수성향 유튜버가 '문재인 5시간 의혹'을 사실마냥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신문의 날 축하행사는 화재발생보다 30분 가량 앞선 오후 6시 40분쯤 끝났고 문 대통령도 그 시간 행사장을 떠났다.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하는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은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재 당시 꽃놀이를 했다', '술을 마셨다'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누군가 정치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고의로 조작한 내용이다.
*이 기사는 필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드림투게더에도 올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