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 대통령 순방중 애국가 나와도 멀뚱멀뚱? 경례할 국기가 없었다

  • 기자명 김성수 기자
  • 기사승인 2019.04.3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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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북방경제권과의 연결 강화라는 신북방정책의 이행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7박 8일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애국가가 연주되는데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고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관련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뉴데일리 '애국가 나와도 '멀뚱멀뚱'…文 국기에 대하여 무례!' 기사.

 

보수 성향 인터넷언론 <뉴데일리>는 4월 25일 오후 6시쯤 애국가 나와도 '멀뚱멀뚱'文 국기에 대하여 무례!’라는 기사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가슴에 손을 얹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멀뚱히 서 있다’고 비판했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우즈벡에서 세계적으로 망신을 줬다"는 네티즌 발언을 소개했다. 기사 댓글은 30일 현재 230여개가 달렸으며 '북조선 인민가 나와야 경례 하는거 아닌가?' 등 원색적인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뉴스톱이 확인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우즈벡 순방 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번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때에 모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순방(왼쪽)과 투르크메니스탄 순방 중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은 것일까? 뉴데일리의 기사대로 ‘매국심’에 비롯한 것인가? 그래서 뉴스톱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다른 국가의 순방 당시의 자료를 찾아보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로마 방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 캄보디아 방문, 아랍에미리트 방문. 로마 방문시 국가 연주때 차렷 자세로 있었으나 다른 곳에서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위 사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애국가 연주 시 로마 순방 때에는 경례를 하지 않았고 나머지 트럼프 방한, 아랍에미레이트 순방, 캄보디아 순방 때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였다. 왜 문재인 대통령은 각각의 장소에서 다른 모습을 보일까? 뉴스톱은 해당 영상들을 관찰한 결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각 국가의 환영식에서 한 가지 차이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로마 순방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보는 정면으로 태극기가 없었고 다른 트럼프 방한, 아랍에미레이트 순방, 캄보디아 순방 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보는 정면으로 태극기가 게양되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순방시 국가 연주때 정면에 태극기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순방한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에도 태극기가 게양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애국가 연주 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데일리’의 기사에서 문제 삼은 우즈베키스탄 때에도 마찬가지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았다. 앞에 국기가 없기 때문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은 것이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국기가 있을 때만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주의자 면모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데일리가 기사를 쓴 우즈베키스탄 순방 때 국가연주에도 문재인 대통령 앞에 태극기가 없었고 따라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

뉴데일리의 기사에는 해당 언론사의 정치적인 견해가 확연히 드러난다. 기사 메인 사진 좌상단에는 “대통령의 매국심?”이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독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게 하는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다. 또한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 ‘네티즌들은’을 이용하여 기사 내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 작성자도 기사의 내용이 우스운 줄 아는 것이다. 기사의 댓글을 확인해 보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독자들이 이러한 수법에 현혹되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이러한 기사는 해당 세력의 지지를 받아 조회수를 늘리기 쉽지만 한국 저널리즘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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