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대규모 수소 공급...액화수소가 효율적이다

[수소경제 진단] ⑨ 액화수소와 압축수소 장단점 비교

  • 기사입력 2019.05.08 10:23
  • 최종수정 2019.12.09 15:15
  • 기자명 뉴스톱
뉴스톱의 <수소경제 진단> 시리즈

 

수소는 어떻게 저장, 운송 보관되어야 하나

수소는 단위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은 반면, 상온의 기체상태에서는 가볍고 부피가 매우 커서 생산 이후 저장과 운송에 많은 공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수소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한 수소를 사용처까지 효과적으로 저장하여 운송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현재 수소를 운송하는 방식은 크게 파이프라인 운송, 고압가스운송, 액화수소운송, 기타 액상운송 등이 있다.

전술한 수소의 특성 때문에 대규모 수소산업은 울산이나 여수처럼 수소가 생산되는 정유사, 석유화학단지의 공장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는 형태를 취한다. 그 외의 지역은 기체 상태의 가스를 고압으로 압축하여 운송하거나 수소의 원료인 도시가스를 공급받아 현장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을 택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액화 수소를 본격적으로 생산하지 않아 액화수소 방식의 운송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 글에서 산업용 수소의 생산이나 쓰임이 아닌 최근 이슈가 되는 수소차 충전 등 수소 모빌리티 (mobility) 부문 위주로 어떠한 방식으로 저장, 운송, 보관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행 방식으로 수소 수송시 울산 3천원 → 서울 7천원 '급등'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개의 Type 1 원통형 저장탱크로 구성된 대형 튜브트레일러에 200기압의 고압으로 수소가스를 압축, 저장하여 운송, 공급하고 있다. Type 1 저장탱크는 주철로 제작된 고압용기로서 중량대비 수소 저장량이 매우 작은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25톤급의 튜브트레일러 1대에 총 중량의 1.2%인 약 300kg 정도만의 수소를 운송할 수 있다. 따라서 적은 수소 운송량에 의해 수소 kg당 운송 비용이 과다한 이유가 된다. 울산, 여수의 수소생산지역에서 생산원가가 수소 kg당 2~3천원 정도인데 비해 서울, 경기 수도권지역으로 수소를 튜브트레일러로 운송하면 원가 7천원 수준으로 상승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충전소에서 고압의 가스를 보관, 주입하는 데는 높은 시설비용과 넓은 부지 면적을 필요로 한다. 기본적으로 고압가스를 충전하는데 12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이를 위해 트레일러를 상주시킬 100평방미터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는 대도시 지역의 충전소 확장을 결정적으로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된다. 이는 기존의 주유소나 LPG충전소를 손쉽게 수소충전이 가능한 형태의 주유소나 충전소로 전환하기 어려운 원인이기도 하다.

 

수소 파이프라인 전국 설치는 천문학적 비용...액화방식이 대안

전세계적으로 수소의 사용량이 많지 않은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소를 압축하여 고압가스의 형태로 운송하는 방식이 휠씬 간편하고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도 수도권지역에서의 수소사용량이 작아서 고압가스 운송방식만이 사용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의 반도체 공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용 수소의 공급과 수요는 수소의 산지인 석유화학단지에 한정되어 있어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형태로만 공급하다 보니, 이를 단순 확대한 것이 현재의 우리나라 고압가스 운송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차량 등 모빌리티 수소의 사용량은 비록 산업용 수소에 비하면 현저히 적지만 이제 급증하는 상황이고, 기존의 산지에서 떨어져 산재해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소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도 수소가 대량으로 소비되는 수소경제에서는 중요한 수소운송방식이다. 이 또한 수도권지역에 수소생산지가 새롭게 구축되면 수소운송의 좋은 인프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파이프라인의 구축이 1km에 10억원 정도로 고비용 투자가 필요하고, 도심지역에서는 파이프라인의 구축이 여러 조례 및 법규에 의해 금지되기도 하고, 토지보상비 등으로 공사비용이 과다하여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빈틈없고, 효과적인 수소운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액화수소 탱크로리를 통한 운송과 파이프라인를 통한 대규모 수소운송이 결합된 방식이 최선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다시 다루기로 한다.

 

액화방식 기존 10배 운송 가능...액화 비용이 걸림돌

이제 수소전기차, 수소발전소 등을 위해 수소의 대량 운송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특히 모빌리티용 수소의 사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지역에 수소를 경제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방안이 다시 검토되어야 하는 측면에서 액화수소에 의한 운송방식이 논의되기 시작하고 있다. 1기압의 액화수소는 가스수소에 비해 부피가 1/848에 불과하여 저장 에너지밀도가 매우 높고, 고압가스처럼 고압으로 압축 저장하여 운송할 필요가 없어서 매우 안전한 저장, 운송방식이다. 25톤급의 액화수소 탱크로리를 이용하면 200기압의 고압가스 튜브트레일러에 비해 1회에 약 10배이상인 4톤의 운송이 가능해져 운송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일본 이와타니 액화수소 탱크로리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액화수소는 안전한 저압으로 대량의 수소를 저장하여 운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수소가 대량으로 사용되는 수소경제에 있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할 국가적 인프라로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 물론 수소를 액화하기 위해서는 수소kg당 500~1,000원 정도의 액화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액화비용은 수소의 운송 및 저장 비용의 획기적 절감을 통해서 충분히 보상된다.

이는 우리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시가스가 산지에서 생산될 때 가스의 형태로 추출되지만, 비용을 들여 극저온 액화를 하여 LNG를 만들고, 이를 LNG선박으로 운송하며, 국내 LNG인수기지에서 이를 다시 기화하여 공급하는 현재의 도시가스 체계를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다. 즉, 액화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가스공급의 전 주기를 고려하면 액화하여 운송하는 체계가 휠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수소액화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LNG를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LNG에서 도시가스를 추출하는 LNG 상온화 과정에서 바다로 버려지고 있는 -162C 극저온의 냉열에너지를 수소액화공정에 활용한다면 생태계 보호와 에너지 재활용의 일석이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우주개발을 위해 대량의 액화수소 생산이 가능한 플랜트를 구축하여 왔으며, 현재 전세계 액화수소 생산량의 80% 정도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액화수소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등에서 우주선 발사체 연료로서 지금까지 활용되어 왔으며,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의 수소차 확대보급과 함께 캘리포니아 지역에 2기의 신규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즉, 수소의 대량운송과 사용이 전제되는 수소경제에서는 액화수소기반의 저장과 운송체계가 필수적인 것이다.

린데 액화수소플랜트

 

경기·강원 LNG기지서 버려지는 냉열로 수소액화해 수도권에 공급 필요

현재 우리나라는 울산, 여수의 수소생산지로부터 고압가스 형태로 수소를 공급하는 체계를 고수하다 보니 수소의 공급이 수소차 보급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향후 수소의 주요 소비처가 수도권이 될 것임을 감안하면 울산, 여수에서 생산한 수소를 수도권까지 가스로 운송하는 것이 경제성과 충전소 확장성에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따라서 경기, 강원권의 LNG인수기지를 새로운 수소생산기지화 하여 LNG로부터 수소를 추출, 생산하고, 이를 LNG의 버려지는 냉열을 이용하여 액화수소를 생산한다면 향후 수도권의 수소공급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이는 경기, 강원권의 청정 신산업으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상용차용 액화수소 채택의 장점에서 공해상 오염을 방지하려는 수소선박과 우주산업까지 미래산업에서 액화수소의 활용의 필요성은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필자 김서영은 수소액화에서 국내 최고 기술력을 갖춘 하이리움산업 대표다. 카이스트에서 대류열전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대한기계학회 남헌학술상, 2007년 과학기술우수논문상, 2012년 과학기술유공자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2007년부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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