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공무원 육아휴직자 비율 20%,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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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공무원 육아휴직자 비율 20%, 진실은?
  • 이고은 팩트체커
  • 승인 2017.07.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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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중 육아휴직 남성 공무원 2.1% 불과

지난 25일 육아휴직한 남성 공무원이 전체 육아휴직 공무원 중 20%을 차지해 고무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인사혁신처는 2016년 3분기까지 43개 중앙부처의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자가 1215명으로, 전체 육아휴직계 제출자 6075명 가운데 20%에 달해 지난해(15.8%)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공무원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자는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9일 고용노동부도 2017년 1분기까지 민간 기업에서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2129명으로, 민간 기업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10.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은 분명한 흐름인 듯 보인다. 

출처 : https://pixabay.com

남자가 육아휴직하면 기사가 되는 나라

하지만 이것이 실제 육아휴직 활용 현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수치일까?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10~20%라는 통계치는 남녀 통틀어 육아휴직을 하는 10명 가운데 남성이 2명 혹은 1명이라는 뜻이다. 이 수치는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전체 육아휴직 대상자 가운데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과는 다른 의미다.

육아휴직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실제 사용률은 뚝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톱>이 인사혁신처에 요청한 '2015년 행정부 국가공무원 육아휴직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행정부의 육아휴직 대상 남성 공무원 6만782명 가운데 육아휴직을 활용한 경우는 1269명으로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실제 사용률은 2.1%에 그쳤다. 같은해 전체 육아휴직자 대비 남성 비율은 15.8%였다.  

육아휴직 자격 공무원 10명 중 1명만 사용

뿐만 아니라 남녀를 모두 합친 전체 육아휴직 대상 공무원(8만2084명) 가운데 육아휴직을 실제로 활용한 공무원의 비율은 9.7%에 그쳤다. 여성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 활용률은 31.6%였다.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의 육아휴직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실은 세간의 인식과 달랐다. 교육 공무원, 즉 여성 비율이 높은 교사직군이 통계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의 인사통계담당자는 위 자료에 대해 “교육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전체 경향성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교육공무원 통계 수치를 제외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포럼에 게재된 '취업여성의 일·가정양립 실태와 정책적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첫째 아이를 출산한 여성 공무원과 여성 국공립 교사 육아휴직 사용률이 75% (p.29)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해당 보고서가 8세 이하 자녀를 둔 육아휴직 대상자 전체를 모수로 하지 않고 있어 인사혁신처의 통계와 직접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일반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세간의 인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은 추론해볼 수 있다.

이 통계 수치를 종합해 보면 공무원 사회 역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 1월 세 아이를 둔 보건복지부의 '워킹맘'이 주당 70시간 일을 하다 과로사한 사건이 우연한 사고가 아님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노동부 전체 육아휴직 대상자 규모 파악 못해

<뉴스톱>은 민간 기업의 경우에도 육아휴직 실제 사용률을 살펴보면 더 열악한 현황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고용노동부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담당자는 “전체 국내 노동자 가운데 만 8세 이하 자녀를 두고 있는 육아휴직 대상자가 어느 정도인지를 집계한 통계치가 없다”고 밝혔다.

출처 : 통계청

남성의 육아휴직률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

복지 제도가 발달되어 있는 유럽의 경우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통계청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노르웨이 21.2%, 아이슬란드 28.5%, 덴마크 10.2% 등이다. 한국은 4.45%를 기록했다. 조사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프랑스는 남성의 62%가 육아휴직을 사용했으며 오스트리아는 남성의 18%가 육아휴직을 신청한 바 있다. 게다가 유럽국가 여성 대부분이 육아 휴직을 사용했지만 한국 여성은 62.3%만 육아휴직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유럽 남성의 실제 육아휴직 사용률은 한국에 비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육아휴직자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육아휴직을 필요로 하는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의 전체 규모와 이에 따른 실제 육아휴직 활용률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는 전체 모집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비교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 난다. 한국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실제 활용률은 2%대로 턱없이 낮다. 그럼에도 크게 증가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마련보다는 홍보에 치중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부터 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해 모성보호 위반 사업장을 수시로 점검하는 '스마트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공식 블로그) 필요한 제도이지만 현재 저출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에는 부족하다. 출산휴가를 쓰면 동료와 회사에 폐를 끼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경력단절의 위험을 무릅쓰고 육아휴직에 나설 노동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데는 이유가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노동자들이 가정에서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2017년 7월 2일 오후 1시 1차수정: 인사혁신처와 보건복지포럼의 육아휴직 사용률 산출법이 달라 비교가 어렵다는 장하나 독자의 지적에 따라 관련 내용을 추가해 수정했습니다.

 

이고은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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